또 다른 풍경
채린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가는 길은
생애 첫걸음이라
마음이 숙연해지고 애연하다
애국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본인의 일을 열심히 성실히 하면
애국이 아닐까
고향 선산을 떠난 시어른의 넋은 어떨까
사연 많은 결코 가볍지 않을 어깨 위에
곧 다가올 추위에
목화씨 한 톨 놓는 기분으로
울긋불긋한 단풍잎 몇 장
인생 계급장에 덧붙인다
얼마전 황금빛으로 가슴을
물들이던 벼 이삭들은 자취를 감추고
또 다른 풍경이 똬리를 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