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22-50)> 홍삼(紅蔘)
홍삼(Red Ginseng)은 한국인이 애용하는 건강기능식품이다. 필자는 지난 2020년 2월 전립선암(前立腺癌, Prostate Cancer) 토모테라피(Tomo Therapy) 방사선치료(28회)를 마친 후 면역력 강화를 위해 홍삼을 즐겨 먹고 있다. KGC 인삼공사의 홍삼 제품은 다양하며, 필자는 홍삼톤(500ml/포)과 홍삼정환(5환/포)을 복용하고 있다. 홍삼 제품의 효능은 면역력 증진, 피로개선, 기억력 개선, 혈소판 응집억제를 통한 혈액흐름, 항산화에 도움 등이다.
인삼은 대개 4년까지는 똑같이 자라지만 4년 이후부터는 토양, 환경, 재배자의 기술에 따라 질이 크게 달라진다. 인삼은 환경과 재배기술이 맞지 않으면 대부분 4년 이후부터 썩기 시작하며, 6년이 넘으면 나무처럼 딱딱해지는 목질화가 진행된다. 홍삼은 좋은 품질의 6년근 수삼(水蔘)을 엄선하여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장시간 증기로 쪄서 건조시킨 담황갈색 또는 담적갈색을 띠는 인삼이다.
홍삼은 제조 공정에서 우리 몸에 좋은 여러 가지 새로운 생리활성 성분들이 생성된다. 이들 성분들은 수삼이나 백삼(白蔘)에는 없는 홍삼 특유의 성분이다. 홍삼은 증기로 찌는 증포 과정에서 생삼의 독소들이 제거되고 몸에 유익한 새로운 생리활성 성분들이 생성된다. 많은 종류의 사포닌(saponin)이 들어 있으며, 신체에 유효한 성분의 함량이 높아 면역 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고, 정상 세포의 왕성한 활동을 도와준다. 10년 이상 장기 보관해도 성분의 변화가 없다.
홍삼 애호가들은 “홍삼을 먹으면 면역력이 강해져 잔병치레를 하지 않게 되고, 각종 성인병과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로 극찬한다. 한편 “홍삼은 비싸기만 하고 아무런 효과도 없거나 심지어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홍삼의 효능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한방에서는 체질(體質)의 문제로 본다. 홍삼은 열(熱)이 많은 약재여서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이 복용하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고려인삼이 유럽에 소개된 것은 17세기 초 동인도회사(East India Company)를 통해서다. 중국에서 활동한 예수회(Society of Jesus)가 ‘만병통치약 인삼’의 명성을 알린 것도 이 무렵부터다. 유럽에서 인삼은 귀중한 자원으로 주목받으며 영국 왕립학회와 프랑스 왕립과학원이 인삼에 관한 연구에 매진하기도 했다. 1843년 독일 식물학자 메이어(Carl Meyer)가 세계식물학회에 등재한 인삼의 학명은 ‘파낙스 진셍(Panax Ginseng)’이다.
그리스어인 ‘Panax’는 Pan(모든 것)과 Axos(의약)가 합쳐져 모든 병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을 의미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기록된 4000여 개 처방 중에서 인삼이 포함된 것만 무려 736개에 달한다. 조선시대 임금 중 장수(長壽)한 영조(英祖, 21대 국왕, 1694-1776)는 연간 20여 근(斤, 1근=0.6kg)의 인삼을 복용했다고 전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는 인삼이 가진 ▲면역력 강화 ▲피로 해소 ▲혈액순환 개선 ▲기억력 증진 ▲항산화(抗酸化) ▲여성 갱년기장애 개선 등의 효능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인삼은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지만, 우리나라 인삼은 대표 성분인 사포닌을 다양한 형태로 함유해 그 약효가 특히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인삼 수출액은 2억6700만달러(약 3430억원)이며 주요 수출국은 중국, 미국, 베트남 등이다.
6·25전쟁 전까지 재무부 산하 전매청(專賣廳)의 개성인삼전매지청에서 인삼 종자를 보관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쟁이 발발하고 북한군이 개성시를 점령하면서 개성지청은 충남 부여로 이전했지만 인삼 종자는 미처 가져오지 못했다. 그래서 이를 회수하기 위해 전매청 직원들로 ‘삼종(蔘種)회수특공대’를 조직하여 당시 종자를 보관했던 개풍군 망포로 침투해 종자를 회수하고 모두 무사히 귀환한 일화가 있다.
‘2022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Ginseng Expo)’가 대표 인삼 산지인 경북 영주에서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3일까지 개최된다. 인삼 관련 전시·이벤트·체험·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 인삼의 우수성을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생육 기간이 긴 인삼을 제대로 뿌리 내리려면 키우는 사람의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며,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사진> 정관장 ‘홍삼톤’과 ‘홍삼정환’.
靑松 朴明潤 (서울대 保健學博士會 고문, AsiaN 논설위원), Facebook, 11 August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