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한이랑 통화했다. 내년에 만나러 한국에 나올 것이며 70이 되는 몇년 후에 영구 귀국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나이는 먹는데 목소리는 그대로다. 만나도 외모를 볼 수 없을 테니 나는 세월을 못 느낄 것이다. 목감기 조짐이 있어 수건을 목에 두르고 패딩을 입고 하루종일 티비 보며 지냈다. 으슬거리는 것보다 더운 게 낫다. 게으름도 능력이다. 나는 뭉개지도 못한다. 보르헤스를 십분만 읽어도 글씨가 뭉개진다. 글을 맘껏 못 읽으니 우울하다. 한계에 다다른 듯해서다. 이 고통도 진통제를 먹으면 나아질까.
https://youtu.be/bqGd-JvIn0Q?si=mITHXoOJHLuLlm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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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깨 시조 임종을 썼다. 고구마 먹고 나가 주차봉사하는데 하샘이 전화했다. 반시간 넘게 통화했다. 같은 병을 앓아 통하는 맘이 있어선지 애뜻했다. 내 시조에 평글을 달았다. 그 담에 노샘이 디카시를 달았다. 공처럼 튄다. 공모에 2등했다고 말했다. 그 소식을 합평방에 올려 함께 칭찬 응원했다. 다들 응원했다. 분위기가 좋다. 큰애와 밥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내가 약해진 듯하다. 자꾸 감상적이 된다. MBTI 유형 중 나는 entj 같았다. 2%에 해당한단다. 오늘은 보르헤스 알레프 해설을 정리하고 들었다. 운동하면서는 작법을 내내 들었다. 귀에 안들어왔다. 이제 강남순을 보며 뭉개다가 잘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