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도우수 자전거 길: 태안 근흥면 해안<161009>
정산포-갈음이해변-안흥항-마도-연포-채석포
<마도에서 바라보는 안흥외항 0037>
코스:
태안btm-교통광장5거리/9시방향-장산교차로-근흥로-용요천/안기삼거리(7.5km)-근흥면사무소-연포삼거리-정산포선착장(18km)-태안비치CC입구(23.4km)-갈음이선착장(26km)/해변(28km)-태안비치CC방파제-안흥항등대(31.5km)-신진대교-마도(36.7km)-안흥외항-유턴-정산포입구(44.2km)-황골선착장(48km)-연포해변(51km)-채석포항(53km)-생금포고개-해변사장/밭길/대밭길-원안해변-근흥면해안도로-제방-용요천하구수문((62km)-해안라이딩중단-태안터미널로-안기리마을-용남로-안면대로-남면사거리--태안BTM (67km)
<태안 근흥해안 요도>
2016년10월9일 쉐도우수자전거길은 충남 태안반도의 남쪽지맥 근흥면 해안일주. 올해5월8일 홍토마와 태안반도의 학암포-만리포-통개항 구간의 해안을 돌다가 시간에 쫓겨 남겨두었던 구간이다. 원래 작정은 이 근흥면 해안구간은 생략한 채 몽산포 청포대를 거쳐, 나는 돌아보았지만, 홍토마는 안타본 안면도로 직행하려 했었지만, 갑자기 짬이 난 김에 혼자서 가게 됐다.
근흥면 해안을 일주하고, 태안에서 안면도에 이르는 구간 해변 몽산포-청포대-마검포-곰섬 해변과 “드르니”항까지 마쳐버리고, 안면대교 건너 남쪽의 안면도는 홍토마와 함께 다시 샅샅이 돌아볼 심산이었다.
그러나 이날 라이딩은 근흥면 해안 일주로 끝내고, 몽산포에서 드르니항까지 구간은 남기고 말았다. 가볍게 생각했던 근흥면 일대 해변이 만만치 않았다. 구석진 선착장해변을 일일이 들리며 고개를 넘나드는데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채석포항 이후의 해안 길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아 관목에 덮인 제방과 밭길, 대밭과 자갈해변을 헤매게 됐다. 그러나 홀로 가로림만 해안을 돌 때는 이보다 더 험악했어도 무난히 소화했던 걸 생각하면 다 핑계일 뿐이다. 피로가 일찌감치 밀려왔다. 이날 설사도 하며 컨디션이 나빴기도 했지만, 지난 2년 이상 집안사정으로 시간을 내지 못해, 라이딩과 등산은 물론, 평소 운동량이 부족했고, 70줄에 들어서는 나이에 근력이 떨어져가는 탓이기도 할 것이다.
시간의 제약도 문제였다. 저녁식사는 집에서 종일 기다리는 아내와 꼭 함께 해야 해 17시, 늦어도 19시까지는 귀가해야 한다. 일요일 오후 서울행 교통상황이 험악한 걸 생각하면, 15시 이전엔 태안에서 버스에 타야 하니, 다음 행선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들의 배려로 일요일 한 번은 라이딩에 나설 수 있다는 게 그나마 이만저만 다행이 아니다.
태안군 근흥면은 태안반도의 서남단에 위치해 동서로 길게 뻗은 또 하나의 반도이다. 반도의 끝 안흥항과 그 북쪽에 위치한 통개항이 서로 마주보는 가운데 동측 내륙으로 작지 않은 만(灣)을 형성하는데, 그 만의 모습은 날렵한 화살들창코와 주걱턱을 가진 사나이가 낮은 고깔모자를 쓰고 내륙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이다. 짧은 거리지만 참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정경을 보여준다. 차로(車路)는 물론 보행로도 발달돼지 않아, 밭둑과 갯벌과 잡초에 덮여 걷기도 힘든 제방들을 횡단해야 한다. 그렇지만 참 아름다웠다.
왜 이렇게 몇 년째 태안반도를 맴돌고 있을까? 그건 두말 할 것 없이. 이 일대를 나라에서도 국립해양공원이라고 지정했을 만큼 해안의 곳곳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결코 내 잘못이 아닐 것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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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터미널 06시40분 첫 버스에 올라, 당진-운산-서산을 거쳐 태안에 닿으니 예정시간 09시15분보다 24분이나 빠른 08시51분. 시간 절약에 쾌재 부르며 곧 바로 자전거에 오르니, 반바지 대신 긴 바지에 조끼와 바람막이를 덧입었는데도 사지가 떨린다. 새벽에 집을 나서면서부터 그랬는데 더 남쪽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라? 하며 스마폰에서 확인하니 영상7.5도. 최근 새벽기온이 17도였는데 무려 10도 이상 아래다. 라이딩으로 바람을 맞받으니 체감온도는 아슬아슬 영하의 날씨에 맞먹는다.
예정시간 09시15분보다 24분 일찍 태안터미널 도착-기온이 차다 0001
익숙한 태안읍내 교통광장5거리에서 9시 방향으로 틀어 직진, 근흥로를 탄다. 수룡저수지에서 흘러내리는 용요천을 만나는 지점에서 설사를 만난다. 급히 해결하고 근흥면사무소재지를 지나 연포3거리 다음의 정산포 이정표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들어서, 마주쳐오는 해풍에 밀리면서 10도와 15경사의 고개 2개를 넘으면 한적한 정산포 포구와 선착장에 이른다. 만(灣)건너로 5월8일 달렸던 통개항과 소원면 송현리 방파제 길 해안이 아스라니 한 눈에 들어온다.
처음부터 언덕과 고개- 익숙한 소망교회 언덕 0002
교통광장5거리 9시방향 좌회전- 직진 흰건물 태안여고방향은 이원반도 가는 길 0003
수룡저수지 발원 용요천을 만나는 안기3거리 0005
정산포 입구 0006
2개의 고개를 넘으며 골든베이CC입구에서 바라보는 정산포 0008
정산포 포구와 선착장-만 건너로 통개항 일대가 보여 0009
정산포에서 되나오는 골든베이CC입구 고개는 더 가파르다. 고개너머 납터골 지름길로 근흥로를 고개마루에서 다시 만나 정죽2구 안흥초교입구를 지나 만나는 태안비치CC이정표 갈림길에서 다시 오른편으로 접어들어 청정하고 적막한 갈음이 선착장과 해변을 만난다. 동해도 아닌 서해바다 물이 어떻게 이처럼 푸르고 맑을까? 해변의 모래사장이 어찌 이리도 희고 고우며 깨끗할까? 조그만 갈음이 해변이 상큼한 충격을 안겨준다.
태안비치CC입구 0012
갈음이 선착장 가는 고개와 선착장-여기서도 통개항 쪽이 전망돼 0014-15
고요히 은둔중인 갈음이 해변-사장과 물빛이 청결해 0018-20
되나오는 도중 태안비치CC 쪽으로 우회전해 해안으로 들어서지만, 해안 접근로가 막혀 골프장카트(cart) 길을 횡단해서 쭉 뻗은 방파제 둑에 올라서면 신진대교와 안흥항 풍경이 코앞이다. 신진대교로 올라서는 길이 골프장 팬스로 막혀 다리 아래 갯벌을 천신만고 횡단해 올라서니 안흥항이고 방파제 등대까지 점찍고 돌아선다. 여기서도 설사가 이어져 화장실을 들려야만 했다.
태안비치CC 필드와 클럽하우스 0023 24
골프장 해안의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안흥항과 신진대교 0026
방파제 등대에서 바라보는 안흥항 항만 0029
신진대교를 건너면 신진도. 고개 너머 비치콘도모텔을 끼고 우회전 해안의 아비숑모텔에서 좌회전 다시 우측 연육교를 건너 또 하나의 섬 마도 길을 달리면 좌측은 안흥 외항인데 그 작지 않은 규모에 새삼 놀란다, 고개 넘어 마도선착장까지가 오늘의 종단점, 안흥 외항과 항구 밖의 가의도와 태안해안국립공원이 펼쳐지는 시원한 서해를 멀리 멀리 감상한다.
신진대교 건너 들어선 신진도에서 다시 마도로 건너는 연육교 0031
오늘 종점 마도에서 보는 안흥외항 항만 모습들 0032-39 121031
수리중이거나 정박 중인 선박들 0041
마도선착장에서 유턴 안흥외항을 거쳐 신진대교를 되건넌다. 정산포 입구 갈림길에서 이번에는 반대편 동쪽 황골선착장으로 길을 잡는다. 정겨운 마을길과 고개 넘어 잔디양식장을 지나 닿은 황골선착장은 조용한 포구다. 낚시꾼들이 포진한 방조제너머 바다 저편은 안면도로 이어지는 몽산포 청포대의 해안이 가물가물하다.
되돌아 나오며 다시 지나는 정산포 입구 0044
황골 선착장 가는 길의 벼가 익어가는 벌판과 갈림길 0045 46
연포해변의 방갈로들이 예쁘다 0048
황골선착장 풍경 0051 52 57
황골선착장에서 유턴. 다음 행선은 연포선착장과 해변. 해변으로 들어서며 대하는 연포풍경이 멋져 달리며 한 컷 담다가 아뿔사! 자전거와 함께 뒹군다. 팔꿈치가 우지끈 하지만 카메라가 더 걱정이다. 튀어나온 파인더가 길바닥에 부딪치며 주둥이가 탈거되고 렌즈 조리개가 분해돼 버렸다. 이전 같았으면 동물적인 감각의 낙법 덕으로 몸도 카메라도 잘 보호했겠지만, 불어난 체중과 줄어든 근력이 이 지경을 만든다. 이젠 순발력도 많이 둔화돼 버린 모양이다.
내 카메라는 참 수난의 연속에 신음한다. 지난 5월8일 만리포 해안 라이딩을 마치고 서울행버스를 타련던 태안터미널에서 중학생들에게 촬영을 부탁하다 디카(캐논IXUS115HS)를 떨어트려 파인더가 작동불능돼 수리 맡겼지만. 구입가보다 더들어 6월3일 캐논IXUS285HS를 새로 구입했었다. 캐논 디카가 이번으로 4개째다. 그 디카도 라이딩하며 촬영하면 흔들림 때문인지 배터리가 고정되지 않아 수시로 전원이 끊겨 작동이 멈추는 바람에 역시 수리를 9월12일 맡겼지만 센터에서도 해결하지 못해 9월29일 신품으로 교체해 주었던 것인데, 열흘 만에 다시 박살낸 것이다. 신품으로 교환하면서 다시는 라이딩 중 촬영을 하지 않겠다던 다짐을 거품으로 만든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허허. 이 녀석은 10월12일 다시 캐논서포트 잠실점에 맡겨진 신세다. 에이 참! 주인을 잘 만나야지~! 할 것이다.
연포해수욕장으로 들어서-이 풍경 찍다가 뒹굴어 디카가 망가져 0059
디카가 무용지물이라 라이딩 의욕도 급격히 줄어든다. 이름난 연포해변이지만 기분이 김새니 더 머물고 싶지도 않아 폰카로 인증만 하고 바로 떠난다. 고개 너머 호젓한 소암해변도 소홀히 지나치고 채석포항도 짚어만 본다.
이어지는 짧지만 제법 빡센 생금포 고개를 넘으니 해안로는 바다에서 벌어진다. 그래도 해안선 라이딩을 고집해 길 없는 길도 만들어 가자니 고달픈 난관이 시작된다. 경작지를 타넘고 칡넝쿨이 뒤덮여 위험한 제방 길은 끌바로 통과하고, 물 빠진 해안의 모래자갈 갯벌도 마다하지 않고 횡단한다.
연포해변-이 사진부터는 폰카 131812
채석포항 132817
해안선 길이 없어져 앞의 논배미들을 가로질러 133951
제방 위로 길을 내고 있는 중의 원안해변 134941
근흥면사무소 해안의 쭉 뻗은 차도 풍경 140038
이후의 해안선-잡초에 묻힌 제방, 거친 해안, 숲길, 대나무밭, 갯벌 길들 140512 140904 141800 142112
길 없는 해안을 헤매다 보니, 15시 이전까지 태안터미널에 도착하긴 글렀다 싶다. 시간을 절약한다고 식당점심도 못하고 식빵과 우유와 곶감으로 때우는 행동식으로 해결했지만 불감당. 과감하게 오늘 행선을 줄이기로 마음 먹는다. 어디쯤이 좋을까? 다음날 이어지는 라이딩에서 역행군을 하지 않기 위해 적어도 근흥면 해안은 마치기로 하고 보니 안기리 마을 쏙 들어간 포구가 오늘의 해안선 이탈지점으로 상정된다.
갯벌 건너로 보이는 몽산포해변의 시작점 몽산리가 가물가물 143049
이렇게 멋진 제방 길도 조성중이지만 143637
수룡저수지에서 흘러내린 용유천이 바다로 흘러드는 지점 배수펌프갑문을 만난다. 이어지는 제방길이 다시 해안으로 휘어지는 지점이 오늘 라이딩을 접는 분기점이라 생각된다. 마침 제방 길에서 자전거 타러 나오신 마을 분을 만나게 되고, 자전거 이야기를 나누며 조언을 구하니, 바로 그 지점에서 말을로 들어서면 태안 터미널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 알려준다. 내 도상(圖上)연구가 참으로 정학함에 나 스스로도 놀라게 된다.
용요천 배수갑문을 지난 둑길에서 더 이상의 해안선 라이딩은 중단하고 태안터미널로 145808
안기리 마을길을 들어서 용남로를 만나 타고 달려. 태안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막 출발하는 15시20분 발 남부터미널행 버스는 놓쳐 15시30분발 센트럴시티행 우등고속을 타고 귀경길에 오른다. 17시 40분 도착예정이지만, 결국 30분 늦어 18시 10분에나 도착, 전철로 집에 도착하니 19시08분 간신히 일요일 저녁 가족식사를 함께 할 수 있었다.
태안터미널 복귀-15시16분42초 151642
다음 라이딩도 이번처럼 여의치 않을 것 같다. 안면도 이전의 몽산포 청포대 해안선 훑기 정도에서 그쳐야 할 모양이다. 더 이상 무리하지 말자. 여러 조건이 이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있게 된 모양이다. 허허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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