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보수는 기존의 것을 옹호하고 그 체제를 유지하려는 성향이고 진보는 기존의 것에서 벗어나 더 나은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참 분명한 개념인데 실제로는 단순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여러분 자신이나 주변의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이분법적으로 분명히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을 것입니다. 어떨 때는 보수적인 것 같다가 어떨 때는 진보적인것도 같고.
이것은 이런 성향이 상황에 따라 변하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통해 보면 알수 있듯이 대부분 보수파를 뒤집고 개혁파가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새로운 세력은 어느덧 자신들의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보수성향을 띄게 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왕조들을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예외도 있죠. 우리나라의 '김구'선생이나 쿠바혁명을 이끌었던 '체 게바라'같은 사람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은 실리를 취하지 못해 정적들에게 숙청당하거나 실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진보주의자나 혁명가는 혁명을 이루고는 사라지게 됩니다.
변심을 해서 보수주의자로 돌아서거나 숙청을 당하거나 실각하거나해서 대중은 진정한 진보주의자를 오래도록 볼 수 없게 됩니다.
최근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고 노무현대통령이 부실한 기반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잡은 것은 진보적이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고 봅니다.
기존의 성향이 아닌 새로움에서 가능성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권 1년을 남기고는 친노파중에서도 소수만 남고 거의 등을 돌렸습니다.
약속한 개혁은 거의 이뤄지지않고 오히려 FTA등의 문제에 있어 보수노선을 추진한다고 해서 진보쪽의 분위기는
"노무현은 진보가 아니다.“
였습니다. 그러나, 서거 후 이런 추세는 급반전되었습니다.
노무현은 진보였고, 진보를 배신한 진보는 대부분의 야권이 되었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진보라는 것이 이렇게 다변적이고 혼란스럽다는 것입니다.
동시대 내에서도 국가에 따라 진보란 개념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그 차이는 그 국가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부의 불평등과 사회 복지제도 등을 개혁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대표적인 진보주의자입니다만 미국엔 반공주의 사상으로 50년대 이후로 progressive란 단어대신 liberalism으로 진보주의를 표현합니다.
유럽의 노동당이나 사회당 당원이 보기엔 시시껄렁한 내용이 미국에선 위험수위에 다다르는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왜 보수는 한결 같아 보이는데 진보는 이렇게 다변적이고 복잡해 보일까요?
지키려는 자들은 기존의 것을 지키면 되는 비교적 단순함이 지니지만 진보는 공평한 부의 분배, 민주주의, 평등, 통일등 원하는 다양한 것을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우선순위와 비중으로 원하기 때문입니다.
유시민씨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보수는 '존재'를 추종하고 진보는 '당위'를 추구한다."
보수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유지하기 위해 질서를 수립하고 이를 합리화합니다. 진보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진 者나 강한 者가, 없는 자나 약한 자를 착취하거나 폭력을 가하는 것을 보고 적자생존의 법칙이고, 당하는 것보단 위에 서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보수적인 성향이 있고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고, 반대로 연민과 안타까움, 분노, 보호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진보적인 성향이고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꾸려는 의지가 바로 진보이고 이는 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추구해야만 정립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과 국힘은 진보 보수를 가르는 기준에서 이미 벗어났습니다.
정책으로 봐서는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북한과 미국을 대하는 외교로만 나눌 수 있습니다.
북을 적국으로 여기고, 오로지 親美만을 외치는 국힘은 보수이고, 북을 대화 상대로 여기고, 중국과 미국과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민주당이 진보입니다.
다시 섬세하게 이야기 한다면, 국힘은 보수가 아니라 극우입니다.
오로지 미국과 무조건 반공은 확실한 극우의 성향을 보여줍니다. 유럽의 극우 정치 세력들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