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이방주 | 날짜 : 13-12-15 23:26 조회 : 1493 |
| | | 아직은
이른 새벽 체육공원에 갔다. 찬 바람에 눈이 날린다. 가을에 그렇게 불타던 산벚나무는 이미 잎을 다 떨구었다. 검푸른 소나무도 바늘잎에 서슬이 퍼렇다. 바람에 가랑눈이 풀풀 날리는데 연산홍 잎은 아직도 빨갛다. 아직 고운 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나는 한 무더기 연산홍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의 절규를 들었다.
아직은 고운 색깔 놓치고 싶지 않아요. 찬바람 억세게 불어도 견딜 수 있어요.
아직은 내 가슴 이토록 뜨거운 걸요.
새벽 공기가 찬데 아직 잎을 떨구지 못하는 연산홍을 보고 있으려니 시들어가는 가슴이 갑자기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내려오는 길에도 그 아이를 자꾸 돌아보았다. |
| 임재문 | 13-12-15 23:47 | | 삽화처럼 짧막한 글이 가슴을 울립니다. 더 이상 표현할 말이 없을정도로 가슴을 울립니다. 감사합니다. | |
| | 이방주 | 13-12-16 09:41 | | 임재문 선생님, 안녕하세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
| | 김권섭 | 13-12-16 05:36 | | 바람에 가랑눈이 풀풀 날리는데 연산홍 잎은 아직도 빨갛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연산홍 잎, 겨울의 찬란한 꽃 중의 꽃입니다. | |
| | 이방주 | 13-12-16 09:42 | | 김권섭 선생님 안녕하세요. 눈 속에서 보니 꽃보다 물든 잎이 더 아름답습니다 | |
| | 일만성철용 | 13-12-16 06:19 | | 긴 글을 읽을 결심을 하고 읽다 보니 시작이자 끝입니다. 시적 수필을 보며 이 아침을 엽니다. | |
| | 이방주 | 13-12-16 09:43 | | 일만 선생님 안녕하세요? 날씨가 춥습니다. 너무 이른 아침에 밖에 나가면 해롭다고 합니다. | |
| | 류인혜 | 13-12-16 06:41 | | 시댁 뒷산의 참나무도 새 잎이 돋아나는 봄까지 잎을 떨구지 않으며 스산한 바람소리를 내었지요. 함께 가기 싫어서 가는 세월을 붙잡고 아쉬워하는 제 노년의 모습입니다.^^ 가슴 뜨거운 청년의 기세는 영원한 로망이 됩니다. 짧은 글 쓰기는 어려운데 읽기는 재미있습니다. | |
| | 이방주 | 13-12-16 09:44 | | 류인혜 선생님 안녕하세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 | 임병식 | 13-12-16 12:39 | | 겨울이 종심에 들었는데 아직도 연상홍잎이 지지않고 있었군요. 겨울산은 갑자기 야위워진듯 합니다. 그 야위워진 모습이 바라보는 마음을 더욱 춥게 하는 요즘입니다. 짦은 글의 묘미를 잘 보여주셨습니다. | |
| | 이방주 | 13-12-16 22:29 | | 임병식 선생님, 저희 마을에는 도심 속의 산이 있습니다. 산 중턱에 체육공원이 있는데 아침 산책길로 아주 좋습니다. 추위 속에서도 연산홍의 빨갛게 물든 잎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정진철 | 13-12-19 21:08 | | 살다보면 허무라는것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허무도 마음먹기에 따라 감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자산이 될수 있을것 같습니다. 연산홍 쳐다보면서 아직 나는 늙지않고 뜨거운 열정이 남아 있다고 외치면서 말입니다. | |
| | 이방주 | 13-12-19 23:39 | | 부끄럽습니다. 추위 속에서도 연산홍의 뜨거운 빛이 부러웠을 뿐입니다. 그리고 저도 아직은 뜨거운 가슴이라는 것을 외치고 싶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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