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안녕하세요. 하은이 고등학교 담임입니다.”
예상치 못한 전화였다.
개학을 앞두고 있긴 했지만, 직원에게 먼저 전화가 올거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은이 관련된 거 선생님께 전화로 알려 드리면 될까요?”
아마도 하은 군이 고등학교를 다니며 받을 가정 통신문과 안내문, 학교 일정과 소식,
하은 군 학업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전해 주신다는 이야기 같았다.
예상치 못한 전화에 대비하지 못한 질문이지만 어렵지 않다.
그동안 읽고 들으며 준비한 답을 꺼낸다.
“혹시 부모님과는 통화해보셨나요?”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긴 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원래 전화를 잘 안 받으시나요?”
“네. 두 분 다 직장을 다니셔서 바로 받기는 힘드시고 부재중이나 메세지 남겨놓으면 금방 전화를 주십니다.”
“아, 그렇군요. 아버지께 연락을 드렸는데 연락이 잘 안되더라고요.”
“어머니께 해 보셨나요?”
“어머니 연락처를 몰라서요.”
“어머니 연락처 알려 드릴까요?”
“네. 알려 주실래요?”
“문자로 보내겠습니다. 이번처럼 앞으로도 학교나 하은 군에 관련된 일은 부모님께 전해 주세요. 어떤 일이든 하은 군은 결국 부모님과 의논해야 하니 부모님께 먼저 연락해 주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조금 더 어떤 뜻에서 이런 부탁을 드리는지 잘 설명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부모님의 몫’ 전임자부터 지켜왔고 전임자만큼 잘 이어나가길 바랐던 것이라 그런지,
보다 명확하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담임 선생님께 직원의 말이 어떻게 들렸을지 모르겠다.
초면에 실례이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조만간 꼭 다시 찾아뵙고 어떤 뜻으로 그렇게 돕고 그런 부탁을 했는지 설명드려야겠다.
통화를 마치고 하은 군 집에 들렀다.
담임 선생님께 연락 받은 소식을 전한다.
하은 군도 예상치 못한 소식에 즐거운지 싱긋 웃는다.
2024년 2월 27일 화요일, 박효진
①‘예상치 못한 전화에 대비하지 못한 질문이지만 어렵지 않다.’ 이렇게 자기 말로 꺼내기까지 지난 기록을 읽고 머리와 마음에 담았을 박효진 선생님의 열심과 열정과 수고에 감사합니다. ②저의 사회사업에는 짐작과 고려, 준비가 있어서 좋고, 박효진 선생님의 사회사업에는 확신과 결단, 실행이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하은 군 일에 작용하여 일어날 변화를 기대합니다. 정진호
담임 선생님께서도 아차 했을 겁니다. 하은 군이 부모님이 계신데 지금 사는 곳이 다르다고 그 곳에 전화한 것에 ‘아차차’ 했을 겁니다. 신아름
‘어렵지 않다. 그동안 읽고 들으며 준비한 답을 꺼낸다.’ 이렇게 자신 있게 꺼내기까지 전임자의 기록을 읽고 머리와 마음에 담았을 박효진 선생님의 열심과 열정과 수고에 감사합니다. 담임 선생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그 마음까지!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