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올 상반기 공장 가동률이 50% 가까이 떨어졌던 이 회사는 8월부터 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 자동차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력 제품인 자동차 엠블럼(자동차에 붙는 제조사 상징물) 주문이 배 가까이 늘었다. 밀린 주문을 소화하려면 하루 12시간 가동하는 공장을 24시간 돌려야 한다.
하지만 이 회사의 공장 가동률은 70%에 불과하다. 주문을 다 소화하려면 15명인 도금 공정 직원을 배로 늘려야 하지만 화학약품을 다루고 야근·잔업이 많다 보니 직원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원을 구하려고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냈지만 한 달 가까이 전화가 단 한 통도 없습니다. 뉴스에서는 실업자들이 많다는데 다들 어디 있는 건지…."
현재 도금공장에서 근무하는 15명 가운데 10명은 외국인 직원이다. 백 전무는 지난 9월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정부에 외국인 근로자의 배정을 추가로 신청했지만 "올해 외국인 근로자 정원이 줄어서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 말까지 체류기간(3년)이 끝나는 외국인 직원이 5명 나가는데 내년 2월까지는 추가로 신청도 할 수 없어 답답합니다."
임금을 20% 더 주고 조선족을 소개해주는 용역업체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용역업체가 보내주는 조선족 근로자가 매번 바뀌기 때문에 생산성도 떨어지고 불법체류자도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달부터 시작된 정부의 불법체류 외국인 집중단속 때문에 용역 업체들도 자취를 감췄다. 이 회사 김건웅 대표이사는 "1년 매출이 100억원 내외인데 이번에 직원을 더 뽑아 추가 오더(주문)를 소화하지 못하면 30억원 정도의 매출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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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5일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신신화학공업 도금 작업장. 한 외국인 근로자가 외롭게 작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8월부터 일감이 몰려 일손이 지금보다 2배 더 필요한 상태. 하지만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줄이면서 이 회사는 추가로 외국인 직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일손 없어 받은 주문도 소화 못 해"
지난해 이후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던 중소제조업체들이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문이 늘고 있지만 이번에는 인력난으로 울고 있다. 특히 도금·플라스틱 사출·가구 제작 등 한국인 직원을 구하기 어려운 이른바 3D(더럽고 어렵고 위험한·dirty difficult dangerous) 업종의 상황이 심각하다. 늘어난 주문에 맞춰 외국인 근로자라도 구해야 하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올 초 정부가 국내 실업률이 높다는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 배정 인원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정부는 올해(2009.3.~ 2010.2.) 제조업 분야 외국인 근로자 정원을 1만3000명으로 정했다. 작년(6만5677명)의 20% 수준으로 준 셈이다. 경기침체로 국내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 일자리를 늘릴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하반기 국내 경기가 회복되면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만1700여개 중소제조업체가 몰려 있는 반월·시화 공단 업체들은 "경기가 풀려 좀 사나 했더니 일할 직원이 없어 다시 죽을 맛"이라고 했다. 반월공단의 공장가동률은 7월 74.5%에서 가장 최근 자료인 8월 74.1%로 오히려 줄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왕성프라몰드는 하반기 주문이 몰리면서 지난 9월 외국인 근로자 10명을 채용하겠다고 정부에 신청했지만 이미 신청이 마감돼 한 명도 배정받지 못했다. 공장 가동률을 올리지 못한 이 업체는 매월 1억원어치 주문을 포기하고 있다. 왕미진 대표는 "두 달간 일간지·주간지에 구인 광고를 냈지만, 한국인은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다"며 "정부는 외국인들이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걱정하는데 그건 현실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2009.8.~2010.2.) 제조업 분야에 배정된 외국인 근로자 8400명은 한 달여 만에 모두 배정된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 최경영 인력정책팀 과장은 "이미 남은 인원이 없다고 설명해도 '이름이라도 올려 달라'며 2주간 기업들이 요청한 인원만 1230명"이라고 말했다.
◆정부 "외국인 근로자 확대 여부 11월쯤 논의"
정부는 고용상황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을 추가로 허용할 수 있지만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한다. 예정대로 내년 2월 도입 인원을 발표할 경우, 기업들의 신청과 입국 절차를 거쳐 내년 5월은 돼야 외국인 근로자들이 현장에 배치될 수 있다.
올 초 정부에 제조업 분야에 외국인 근로자 4만명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중기중앙회는 정부가 조속히 외국인 인력을 추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 외국인력정책과 민길수 과장은 "이달 말까지 외국인 인력수요 조사를 해 이르면 11월쯤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제조업체 대표는 "중소기업을 살리려 일부 인원이라도 적기(適期)에 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
외국인근로자(E-9) 비자를 받고 입국한 근로자는 국내에서 3년간 일할 수 있다. 매년 2월 국무총리실 산하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기업의 수요·한국인 고용 사정 등을 감안해 입국 인원을 정한다. 제조업체들은 외국인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한국인 종업원이 11~50명인 경우, 외국인 근로자를 10명까지 채용할 수 있는 등의 인원 제한이 있다.
첫댓글 휴. 요새 왜일케 답답한 기사가 많은지 모르게썽요. ㅠㅠ
흠..진짜 기계 다루는 데 재주만 있다면 중소기업이라도 어떻게...굽신굽신..-_-
외국인 근로자 줄이면 우리나라 경기가.. 참.. 더 안좋아 질텐데요.
중소기업은 정말 경영하기 힘들어요.
외국인 근로자 인원 제한이 있구나.
외국인 일자리 안 늘린다고 국내 취업자가 늘어나지는 않는거 같은데.
흠...
중소기업아 힘내라.
요즘은 워낙 힘든일은 꺼리는 거라,,,그래도 우리 중소 기업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