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105)
< 친구의 소중함 >
임종을 앞둔 월마트의 창립회장인 샘 월튼이 말 하기를 "너무 바쁜 사람과는 친구하지 마라."라고 하였다.
그는 임종을 앞두고 친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였던 모양이다.
왜 그가 그런 말을 남겼을까?
아마도 그는 세계적인 갑부까지 되었지만, 죽을 때 보니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으니 인생을 잘못 살았다고 후회를 한것으로 보인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뭐 하겠습니까?
아무리 큰 권력을 쥐고 있더라도 뭐 하겠습니까?
곁에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다면 참으로 불행한 삶인데 말입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친구인데 말입니다.
톨스토이가 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보더라도 그렇다.
임종을 앞둔 이반 일리치가 괴로웠던 건 용변을 볼 때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불쾌하고 견디기 힘든 이 일을 도와 주는 건 하인인 '게라심'이었다.
이반 일리치가 생각할 때 자기의 처지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자기를 가엾게 여기는 사람은 게라심 한 명뿐 이었던 것이다.
잠자러 갈 생각도 잊은 채 곁에서 지켜 주는 게라심에게 그가 미안 함을 표시하자 게라심은 솔직하게 이렇게 얘기하였던 것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늙어가며, 그에 따라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궁극에 가서는 죽습니다. 그러하니 제가 당신을 위해서 그까짓 수고 좀 못하겠습니까?"
이 얘기를 들은 이반 일리치에겐 게라심 같은 사람이 자기 곁에 있다는 것에 엄청난 위안을 받았던 것이다.
한편, 얼마전 세계적 투자가이며 갑부인 '워렌 버핏'이 경제전문지 포춘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이러한 질문을 받았다.
"지금 위치에서 과거에 겪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돌아볼때 귀하는 성공을 어떻게 정의 하겠습니까? "
버핏은 이에 주저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성공이란 원하는 것을 많이 얻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내 나이가 되면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이 사랑해 줬으면 하는 사람이 당신을 사랑해 주면 그게 바로 성공 입니다.
당신이 세상의 모든 부를 다 얻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생각해 주고 사랑해 주지 않는다면 그건 성공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이만큼 진정한 친구가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그가 역설한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가며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 하고만 정을 나눈다면 그것으로 어찌 행복해 질 수 있겠는가?
살다보면 서로 돕고 도우는 진실한 친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진실한 친구란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나와의 사귐을 지극히 소중하게 여기는 성숙한 사람이라 할 것이다.
어느 사람은 친구가 많다고 자랑을 하는데 친구가 꼭 많아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친구가 적더라도 제대로 된 친구가 있어야 된다고 본다.
여담으로 옛날 제가 은행에 근무할때 홍보실에서 본점 차장이상에게 나누어준 책에 SBS의 고철종기자가 쓴 '사람과 사람사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의 내용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억이 난다.
1980년대 초반에 저자 직장상사의 시골 친구가 50대초반에 상을 당하였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장례식장이 제대로 없어서 자택에서 장례를 치루던 시절이었다.
그 친구분이 죽은 것으로 알고 염도 하고 입관까지 하였으나, 기적적으로 발인 직전 깨어났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받은 부의금을 되돌려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친하다고 생각했던 몇몇 친구가 아예 문상조차 오지 않았으며, 부의금 액수도 문제였다. 그간 친구의 부모상에 자기는 대부분 1만원을 부조하였으나 자기가 죽었음에도 친구들은 5천원밖에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 양반은 "그대로 죽었어야 하는데 괜히 살아났다"라고 후회하였다는 것이다.
여하튼 나에게도 적지 않은 친구가 있지만 과연 그 친구들이 모두 나의 진정한 친구일까 반문하면 전혀 자신이 없다.
가장 현실적인 얘기로 내가 죽었을때 눈물로써 나의 빈소를 찾아올 친구가 과연 몇명이나 될까?
나도 Facebook친구가 500명에 이르고, 전화번호부에 1,700명 이상이 등록되어 있지만, 그들이 나를 진정한 친구로 여기고 있을까 뒤집어 물어 보면 영 자신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그들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려고 노력 했을까? 라고 반문하면 그러하지 못했던 점이 분명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재직시 친구들의 전화가 오거나 찾아오면 바쁘다거나 이런 저런 핑계로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하거나 들어주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라도 나 자신을 내려놓고 내가 먼저 진정한 친구가 되려고 노력을 하려 한다.
나의 친구가 나를 친구로 두고 있다는게 기쁘고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친구가 되어 보고 싶은 것이다.
끝으로, 다시 한번 톨스토이의 저 유명한 명언을 되새겨 본다.
"막연히 좋은 친구가 나타나길 기다리기 전에,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서 다가가라." 끝.
(전기업은행
부사장 장상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