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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모-미국이민 갈 사람 다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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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직고의 oN aIR USA 스크랩 콜로라도 여름여행 - 승마 체험과 알칸사 계곡 레프팅
이실직고 추천 1 조회 1,073 10.07.31 02:03 댓글 12
게시글 본문내용

예상보다 늦게야 포스팅을 합니다.

예고 드렸던 것처럼 지난 주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콜로라도로 여름여행을 다녀 왔네요.

원래 계획은 현지에서 여행을 하며 틈틈이 포스팅을 할 생각이었는데, 막상 여행이 시작되니 너무 피곤해서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2박4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했기에 더 없이 즐겁고 정겨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저희가 사는 플레이노에서 콜로라도까지 편도만 13시간. 나중에 도착해서 계기판을 확인해보니 자그만치 2,190마일이 찍혔더군요.

중간에 섰던 시간을 제하고 현장에서 움직인 시간까지 계산을 해보니 운전만 족히 30시간 정도는 한 듯 합니다.

혹 왜 그렇게 힘들게 차를 가지고 가냐고, 그냥 비행기타지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요.

사람 수를 생각해보면 일단 비행기표보다 훨 저렴하고, 그 돈으로 현지에서 더 요긴하게 쓸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넓은 대륙을 직접 느끼며, 아내와 또 아이들과 그동안 풀어놓지 못했던 얘기 보따리를 한껏 풀어놓는 재미는 자동차 여행을 따라오기 힘들죠.



여행은 느지막하게 시작됩니다. 오후까지 모두들 일을 하고 떠나는 상황이니 아예 저녁까지 챙겨 먹으며 룰루랄라 즐겁게 밟습니다.

지평선이 유일한 볼거리(?)이자 자랑인 텍사스 평원을 가로 지르며, 아이들에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대한 얘기도 들려 줍니다.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차량은 시내를 완전히 빠져나와 텍사스 북서쪽 주 마지막 도시인 'TEXLINE' 으로 들어 섭니다.

이름 멋있죠. 'TEXLINE' 뉴멕시코와 경계에 있는 도시라 그렇게 이름이 붙은 듯....



기름값이 싼 텍사스를 지나기 전에 만땅을 채우는 건 원칙입니다. ㅋㅋㅋ


차는 일부러 가장 큰 것으로 빌렸습니다. 쉐비 수벌반 익스텐디드 8인승입니다.

물론 한달 전에 예약해서 390달러에 쫑쳤죠. 당연 주행거리 제한 없고요. 2011년식이라 연비도 좋더군요.

워낙에 장거리 주행인데다 도시가 해발 1600미터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는 콜로라도 주의 특성상, 4륜 구동과 파워는 필수입니다.

게다가 아이들도 있으니 뒷자리에 침대도 만들어 줘야 하고 등등....  여러 이유로 차는 클수록 좋죠.

이처럼 장거리 여행에선 렌터카가 필수인데, 미리 계획을 잘 짜서 적어도 한달전에는 예약을 해 두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는 거 잊지 마시길...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한 듯... 게다가 산악 지역이라 해도 늦게 올라 옵니다.

어쩔 수 없이 근처 주유소 앞에 차를 반대로 세우고 모자란 조각잠을 채우기로 합니다.


느지막하게 출발한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장거리 여행에서 특히 대낮에 장시간 운행을 하는 것은 아이들에겐 지옥입니다. 지루하기도 이를 데 없고요.

따라서 저녁시간에 맞추어 움직이면 가는 동안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도 있고, 눈을 떠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입니다.

단 어른 중 한명은 밤샘 운전을 해야 하므로 단단히 희생을 각오해야 합니다. 



이 도시의 이름은 캐년 시티. 저희는 오늘 여기서 승마체험과 레프팅을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역시나 미리미리 전화로 알아보고 가장 익사이팅 하다 싶은 페키지로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좀처럼 아침이 밝아오지 않네요.



덜컹 거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쓰레기 수거차량이 덤스터를 털고 있더군요.



미국은 저렇게 쓰레기 수거 전문차랑이 일주일에 2~3번씩 수거를 해갑니다. 무슨 로보캅도 아니고....



그리고 드디어 아침이 밝았습니다. 가장 먼저 문을 연 맥도랄드로 차량을 옮기고 내려보니....



와~~~~  산입니다. 그 이름만 듣던 록키산맥이 눈 앞에 서 있네요. 나무 없는 붉은 돌산들의 향연.

살갗에 부비는 바람이 나쁘지 않습니다. 공기도 너무 맑고, 눈이 시원해 지는 게 탁 트인 전경이란 게 이런거구나......

아직은 이른 시간이기에 일단 맥으로 들어가 아침을 먹습니다. 이메일도 좀 첵크하고 미리 일도 좀 해두고.....



바로 옆 가게는 도너스 집입니다. 달라스에선 거의 한국인들이운영을 하는 데 여기는 누가 하시는지...



그리고 원래 시간보다 1시간여 일찍 승마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저희는 여기서 말을 타고 산행을 할겁니다.



목장은 허름한 듯 낡은 모습이지만, 주위의 경관과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합니다.

하기야 편리하고 세련된 것도 좋지만, 이런 경악할(?) 자연풍경 앞에 시멘트 건물이 서 있다면 그야말로 흉물이겠죠.



출발 전에 사무실 내부로 들어가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한 웨이버(이 업체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일종의 서약)를 작성합니다.

여기서 나서 줄 곳 이 곳에서 살아 왔다는 주인 아저씨는 참 친절했습니다. 관광지라서 그런지 여행중 만난 현지인 모두가 정말 친절하더군요.

저 주인 아저씨 저에게 "영 맨" 하면서 얘기를 하시는데 나중에 저에게 18살 정도 됐나고 물어 보십니다.

그 말에 예원이랑 진희는 깔깔 거리며 자지러지고.... 아저씨에게 하는 말 "He is my dad and he is forty"  ㅋㅋㅋ..  예원이 입을 바로 막아 버렸죠.



콜로라도가면 말을 탈거라고 했더니 며칠전부터 너무 신나있던 예원. 드뎌 그 날이 왔군요. 축하해!



화장실도 예상처럼 푸세식이었습니다. 다만 우리와 달리 구멍을 깊고 좁게 뚫어 놓은지라 안이 보이지 않아서 좋더군요.

생각보다 냄새도 그리 심하지 않았고... 그래도 여성분들이 가기엔 좀 무리가 따랐던...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느니.... 매 순간 즐겁게 찍습니다.



일찍 도착하니 좋은 것도 있군요. 말들을 준비하는동안 여기서 일하시는 분이 목장을 구경시켜 주십니다.

말들이 얼마나 순한지 아이들이 만져도 저렇게 가만히 있는....



올해 71세시라는 엔젤리나 할머니. 이 목장에서만 30년째 일하고 계시다네요. 그 나이에도 말을 직접 기르고, 타시고, 훈련도 시키시는...

새끼도 직접 받으신다는 데 그래서인지 할머니가 다가서면 말들이 저렇게 다가옵니다.




가까이서 보는 말은 참 영물입니다. 이렇게 큰 짐승이 사람이게 그토록 충성이라니...



드디어 산행이 시작됩니다. 모험심 강한 예원이 첫번째로 말에 올라 우리팀의 리더가 됩니다.



조랑말이 아닌지라 실제로 올라보면 꽤 높은데, 예전에 함 타봤다고 자세도 그렇고, 아주 제대로네요. 겁 없는 녀석....

말은 저렇게 반듯하게 허리를 펴고 타야 합니다. 허리 숙이고 타면 그 날은 괜찮아도 다음 날 아침엔 고생 좀 하죠.



먹을 걸 좀 주었더니 줄곧 저를 쫓아 다녔던 목장견 큐티. 그낭 놓아서 기르는데도 절대 도망가거나 사납게 굴지 않더군요.

뭐든지 제약은 그래서 안 좋은 듯 합니다. 오히려 풀어 놓으니 이리 순한....



큐티 엄마인지.... 맥스라는 목장견입니다.

13살이 넘은 노인인데, 산행을 하는 동안 우리 일행을 따르며 말이 진행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지켜 주더군요. 신기한지고..



자 이제 출발합니다. 목장 울타리를 벗어나면 그야말로 고산지대 평원.

잠 한숨 못잔채 말에 올랐지만 지금 이순간 기분 하난 끝내 줍니다.



어느새 평원을 지나 산 길로 들어섭니다. 중간에 뛰기도 하고 싸기도(?) 하는 말들 땜에 정신이 없었지만 비명마저 즐거운 산행이네요.



맥스가 저렇게 일행의 앞 뒤를 다니며 말들을 옆에서 몹니다. 길에서 벗어나면 맥스가 가만 안놔두죠.



점점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제가 탄 말은 '제이제이'. 순한데다 중간중간 달려주기도 해서 아주 좋았습니다.

보답으로 멋있게 갈기를 한 쪽으로 가르마 타 주었죠. ㅋㅋ



잔목지대로 들어서면서 얘기치 못한 일도 발생합니다.



바로 요런 상황. 전 반바지에 반팔을 입었다가 죄다 긁히는 봉변을 당했습니다. 피도 봤다는...

승마할 때는 반드시 긴팔에 간 바지 입으시길...



제이제이가 옆으로 조금 벗어나자 바로 따라 붙는 맥스. 햐~~~  참으로 개는 인간에게 귀한 존재입니다. 이걸 먹는 사람들은 뭔지...



중간에 서버린 예원이와 엄마.

처음엔 몰랐던 겁니다. 엉덩이와 허리가 이렇게 아플 줄.... 처음엔 몰랐던 겁니다. 말을 2시간이나 타게 될줄... 헐~~~

태어나서 말을 이렇게 오래 타본 적은 저도 처음입니다. 한국서도 몇 번 타봤지만 비싼 돈 내고, 한 20분 승마, 사진 한 장이 끝.

근데 여긴 아예 질리도록 태워주는....  덕분에 엉덩이가 남아나지 않습니다.



드디어 2시간의 장정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을 했습니다. 비록 엉덩이는 불이 나고 있었지만 기분은 정말 끝내주네요.

예전에는 저런걸 타고 이 넓은 대륙을 횡단했을테니....  저는 감히 감도 안옵니다.



갑자기 화면이 바뀌었죠. 승마가 끝나고 저희는 바로 래프팅하는 곳으로 왔습니다.

일단 본부로 들어와 옷을 갈아 입고, 펙키지에 포함된 점심을 먹었습니다. 완전 미국식 뷔페였지만 저게 어딥니까.

6식구면 점심값도 깨 나왔을텐데..... 돈 굳었죠. 이래서 예약이 중요합니다.



핫도그나 햄버거가 주 메뉴고, 샐러드와 타핑은 본인이 얹어먹는... 맛은 뭐.....  기대를 아예 안하심이 좋지요. 허기만 떼우는...


점심 먹고 좀 쉬다가 안전장구 챙겨입고, 모든 소지품은 락카에 보관, 안전수칙과 래프팅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 받은 후 1시간여에 걸쳐 계곡으로 이동.

드디어 래프팅이 시작됩니다. 중간 과정에선 안전장구외엔 휴대를 못하게 되어 있어 사진이 없습니다.

한 가지 배운 것은 나중에 올땐 반드시 수중 카메라 또는 방수 카메라 팩을 준비해야겠다는 것.

래프팅을 하면서 정말 감탄할 만한 자연과 절벽을 타고 오르내리는 산진승들도 많이 만났는데, 하나도 찍지 못했거든요.



래프팅도 장난이 아닙니다. 처음엔 주위에 하셨던 분들도 없고, 아이들이 어려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론은 너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거.

워낙에 호기심이 많은 아빠인지라 자잘한 반대를 설득해가며 결정을 한 것이지만, 이거 안 했으면 어쩔 뻔 했을지....

다녀와서 이 사진들 보시고 주위분들이 모두 다음 여름 여행은 콜로라도 가서 래프팅한다고 난리도 아니었던...



예 꼭 가십시요. 그리고 래프팅 반드시 경험해 보시길... 단 한 가지 예상못한 부작용은 엉덩이의 수난.

알칸사 리버의 물살도 물살이지만, 보트가 생각보다 단단해 엉덩이가 남아 나지 않죠. 고무보트 이런거 생각하면 안됩니다.

오전에 말로 인해 엉덩이가 불이 났는데, 이거 1시간 30분 더 타고 아예  앉기도 힘든 상태가 되었다는...

여기서 또 하나의 가르침. '승마와 래프팅은 절대 함께 하지 말지어다~~~~' 엉덩이 진짜 남아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력을 다해 노를 저어봅니다. 수온은 화씨 60정도로 차갑지만, 온 몸을 적시는 물살이 절대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키 맨의 구령에 따라 노를 젖다가 급류가 나타나면 모두들 긴장 제데로죠. 예원이와 진희는 신나서 비명을 질러대고...



그대로 낙하해 보트가 급류를 치고 오르면, 보트 안으로 넘쳐 들어오는 물살이 비명과 환호를 자아냅니다.



물살에 잠길 듯 배는 출렁이지만 온 몸으로 느껴지는 스릴은 무엇에도 비교하기 힘들죠. 환희 그 자체입니다.

엄마들과 아이들도 처음에 가졌던 공포를 내려놓고 너무도 신나게 즐겼던...


여기서 저희가 넘었던 급류처럼 앞으로 삶 속에서도 굳건히 어려움을 넘어가는 저희 가족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그리고 이 날은 너무 피곤해서 호텔에 도착하지마자 모두 죽었습니다. 덕분에 사진은 더 없네요.


다음 날은 또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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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0.07.31 02:03

    첫댓글 블로그에서 스크랩 된 글입니다.

  • 10.07.31 08:38

    멋지네요! 부럽기도 하고요.

  • 10.07.31 20:47

    여름휴가 증말 잘 보내셨네요 ~~~ 왕 부럽습니다.

  • 10.07.31 22:00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셨네요 오늘 뉴스에서 강릉 6시간, 부산 6시간30분 이동의 시간인데...

  • 10.08.01 00:38

    이실직고님 올만에 얼굴 뵙네요방가방가,,넘넘 쨈나겠어요,,,

  • 10.08.01 10:43

    콜로라도 래프팅 진짜 멋져보여요 부럽~~

  • 10.08.01 17:07

    안녕하십니까 ? 이사하고 이제야 !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 앞으로는 자주 인사드리겠습니다.

  • 10.08.03 17:34

    래프팅 무서울것같은데 다들웃고있네요 예원이도 웃고..ㅎㅎ 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10.08.04 08:10

    멋진 휴가 보내셨군요.... 기왕이면 비용도 알려주시면 좋겠는걸요 .. 감사합니다.

  • 작성자 10.08.04 23:28

    래프팅 하나도 안 무섭습니다. 물이 좀 차지만 생각보다 살에 닿는 느낌도 좋았구요.
    무엇보다 투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넉넉한 체험시간(1시간 30분)이 맘에 들더군요.

    비용은 총 기간동안 한 집에 1200달러 정도 들었습니다. 호텔, 렌트카, 개스값, 식사, 투어 비용 등등.... 미국서 이정도에 두 집이 4일정도 즐겼으면 살림 잘한거죠....

    혹 가실 분들은 정보 필요하시면 쪽지 주세요. 아는데로 나누겠습니다.
    댓글 너무너무 감사여~~~~

  • 10.08.16 06:10

    강원도 내린천에서의 래프팅이 생각납니다. 서너차례 경험중 물에 빠져 허우적대며 기쓰던 때가 그래도 오래 남습니다. 알콩달콩 정말 재미있게 사시네요!!

  • 14.09.07 10:44

    글과 사진만으로도 생생한 현장감과 행복한 기분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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