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2일 오전 7시 서면 메디컬 센터 앞에서 신용우님, 이방인님, 갈매기님, 아들 의찬이, 산나리가 만나 갈매기님의 봉고차를 타고 출발. 가다가 회장님과 아들 채원이를 싣고 마산으로 가서 산내들님과 조카 훈이, 김종국님까지 모두 타니 오늘의 인원은 모두 10명입니다. 만선의 기쁨을 안고 출발!
때는 바야흐로 화창한 봄날. 휴게소 화장실이 미어터지더군요, ㅋㅋ
씽씽 달려 통영에 도착.
마침 우리의 행선지인 미륵산 바로 아래에 전혁림 미술관이 있어 잠시 관람을 하였습니다.
예술가를 많이 배출한 통영의 대표적인 화가. 95세의 연세에도 아직도 작업을 하시는 그 저력은 저 선명한 통영의 푸른 바다빛을 평생 작품으로 녹여내었던 까닭일까요. 청색은 영원한 젊음의 색이라지요.
몇년전 이 곳에 들렀던 저는 다시 올 수 있어 기뻤습니다.
이제 미륵산으로 출발. 눈부신 연두빛 신록과 귀를 씻어주듯 맑은 새소리가 우리를 맞아주네요.
미륵 부처님의 이름을 딴 산이라 그런지 산 주변에 절이 많더군요.
초반부터 오르막이라 쉬엄쉬엄 오르는데도 금방 숨이 찹니다. 막걸리 한잔에 풋마늘을 된장에 찍어먹으니 그제사 정신이 나네요. 조금 오르니 전망이 훤히 터지고 분홍빛 복사꽃이 반겨주니 감탄하기 바쁩니다.
오를수록 아기 자기한 바위도 나오고 전망을 감상하다보니 어느새 정상이네요. 그다지 높지 않지만 산꾼들이 많이 찾을만한 산이었습니다. 케이블카까지 왔다갔다하니 가족 나들이 하기에 참 좋은 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상 바로 아래서 즐거운 점심 식사를 하고 허영 허영 내려오니 제 체력엔 딱 알맞은 산이더군요.
하산길의 돌 너덜 그늘에서 잠시 누워 낮잠을 잤습니다. 더운 날씨와 점심 먹은 후의 노곤함이 밀려와 꿀맛같은 잠이었습니다.
하산 후 주차장 옆에서 오리고기를 구워먹는 동안 저는 용화사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초파일이 다가오는지라 절 마당 가득 등을 달아놓았더군요. 마침 아무도 없는 그곳을 뜨거운 햇살아래 머리 위로는 원색의 강렬한 등들의 행렬과, 아래로는 동그란 등그림자를 디딤돌처럼 밟으며 지나가는데 순간 장엄한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불자는 아니지만 법당에서 절하는 것을 언제부턴가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무도 없는 조용한 법당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맡는 향냄새는 잠시나마 마음 속에 깊은 고요함을 줍니다.
다시 일행이 있는 곳으로 내려와 아이들과 어른들이 어울려 공놀이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참 평화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참석한 산행은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가 되는것을 자주 느낍니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때 우리도 순수한 동심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차를 타고 통영 어시장으로 가 싱싱한 횟감을 싼값에 구입하여 통영 바닷가 공원에 가서 푸짐한 뒷풀이를 하였습니다.
산에 온건지 바닷가에 야유회를 온건지 모르겠다는 신용우님의 말씀대로 오늘의 산행은 산과 바다와 풍성한 먹거리를 아우르는 풀코스입니다..
예향에 오니 우리도 잠시나마 예술가가 된듯 시라도 한 수 읊고 싶지만 마음 뿐 그저 오고가는 맑은 소주잔에 얼얼히 취해갈 따름입니다.
갈 길이 멀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마지막으로 유명한 통영의 명물 충무 김밥을 사서 차 안에서 먹으며 귀가길에 올랐습니다.
오는 길이 더러 막히긴 했지만 좋은 계절에 좋은 곳을 다녀갈려니 이 정도 고생쯤은 감수해야지 않겠습니까.
묵묵히 힘든 내색 하나없이 운전해 주신 갈매기님, 정말 고맙습니다.
내일 출근에 지장이 있을까봐 걱정하면서도 선뜻 전체 분위기에 따라주신 이방인님의 넉넉한 마음도 고맙습니다.
더불어 사는 삶의 여유를 다시한번 일깨워 준 오늘의 특별 게스트 훈이도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함께 산행한 다정한 샘터님들 고맙습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5월 산행은 철쭉꽃이 한창일거라는 백양산을 가자는 신용우님의 제안이 있었고요.
그 외 먼산도 한번 가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니만큼 가족들을 동반한 백양산 행도 좋을 것 같군요.
여유가 있으면 먼산도 한번 가고요.
좋은 산행지 있으면 추천해 주시고요, 시간들이 어떠신지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신록이 푸르른 5월산에서 만납시다.^^
첫댓글 총무님의 안내로 전혁림 선생님 작품을 깊이 있게 관람하여 고맙고 수고 많이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