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earth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처음으로 읽었던 책이라 반가웠습니다. 그 때는 문학소녀처럼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맘 편하게 읽은 책이었는데, 다시 한 번 읽으니 이야기의 구성이나 줄거리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왕룽이라는 중국전체의 농민의 삶이었습니다. 대지. 큰 땅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대지는 큰 땅이라는 단순한 사전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태어나고 다시 돌아가는 곳. 이 땅에 모든 생명을 만들어내는 풍요로움. 우리가 사는 터 등... 왕룽에게 대지는 아마 그의 모든 것이자, 그의 일부였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왕룽은 농민이었습니다. 어느날 그는 아내를 맞이합니다. 아내와 함께한 그의 일생은 고난이자, 행복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삶의 흥망성쇠를 대지를 통하여 일구어내었다는 점이 었습니다. 그것이 이 책에서 대지가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 짐작케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펄벅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유년시기를 보낸 중국. 그 중국의 전반적인 삶을 훌륭히 묘사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중국인이라서 중국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갖고 있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과 타국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기에 좀 더 객관적으로 중국인의 삶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일겁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왕룽의 아내, 오란이었습니다. 오란은 마치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존재가 있을 때에 그 중요성을 절감할 수 없기에 왕룽은 그녀에게 함부로 대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갖길 원했던 두 알의 진주 마저도 롄화에게 줘버립니다. 하지만, 공기가 사라진다면? 공기와 같던 그녀가 사라졌을 때야 왕룽은 그녀의 존재를 실감합니다. 가엾은 백치의 딸을 돌보고, 역겨운 냄새를 맡아가며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 음식물을 주워내는 그녀를 말입니다. 그녀는 왕룽을 자신의 지아비로 생각하고, 온갖 고생을 묵묵히 이겨냅니다. 그점이 저로 하여금 그녀를 더욱 완전한 인간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왕룽은 그 격동기의 중국인의 거의 모든계층을 보여줍니다. 인력거꾼부터 세도가까지. 하지만 항상 그의 뒤에는 대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의 삶의 이유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그의 자부심인 대지가. 흙을 사랑한 그의 태도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이 점이 현대인이 본받아야할 점이라 생각됩니다. 흙을 벗삼아, 흙과 살아가는 그가. 언제나 흙을 잊지 않는 그의 태도가 현대인으로써 부끄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지금 우리는 문명화 속에서 흙을 이용하며 짓밟고 사니까요.
대지. 다시 읽어도 인상깊은 책이었습니다. 제가 언젠가 또다시 이책을 읽는다면, 더 많은 것을 느끼리라고 기대해보며 독후감을 마치겠습니다.
첫댓글 이익을 위해 정작 중요한 것을 뒤로하고 있으니....아마도 몇몇은 그것이 중요함을 알면서도 이익을 위해 토지를 파괴하는 것이겠지요??? 과연 이러한 정보, 발전의 시대에 무엇이 우선시 되어야 할지....둘다 함께 번영 하는 것은 불가능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