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프를 시작한지도 벌써 4개월이 흘렀다. 이번이 다섯번째 우프집이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다른 곳으로
옮길때마다 항상 긴장되고 떨린다. 처음만나는 사람들과의 어색함과 낯선환경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번집은 처음으로 아이들과 함께할수있는 환경이다. 여태껏 할아버지 할머니와 지냈었다.
아이들이 있다보니 집안분위기가 한결 가볍고 활기찬 느낌이 든다.
10살 남자아이(앤드류)와 6살 여자아이(나탈리)는 낯선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아무래도 여러 우프가 다녀가서 그런지 아이들이 낯가림 없이 금방 친근하게 대해줘서 나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은 사실 별로 없었다. 집안청소를 가장 많이 했었고 남는 시간은 잡초제거나 계란 수거, 닭 돌보기가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날 10월 2일 아저씨가 아침 일찍 나가셨다. 무슨 중요한 일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에 아저씨가 트럭에 송아지 4마리를 싣고서 오셨다. 어머나.... 송아지는 우프활동하면서 처음으로 봤다.
여태껏 큰 소들만 봐 왔는데 송아지가 어찌나 귀여운지 ...나는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송아지 4마리를 우리에 넣고서 우유를 먹이기로 했다. 나는 주인아저씨가 경험이 있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처음으로 소를 키우는 거란다......허거덕...다들 처음으로 송아지를 키우는 거라서 우유부터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 알지못했다.
이웃집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서 와인병에 송아지용 젖꼭지를 꽂고서는 먹이기 시작하는 데 처음에는 송아지들이
낯선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망다니는 바람에 열심히 나도 덩달아 뛰었다.
정말 덥고 힘들었다. 먼저 손가락을 송아지 입에 갖다대면 송아지가 입을 벌리기 시작하고
그 동시에 젖병을 입에 넣어주면 된다. 병을 최대한 위쪽으로 하게 해서 송아지가 어미소의 젖을 먹는 것처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했다. 어미소가 떨어져서 얼마나 슬프고 힘들까?? 송아지들이 힘이 없어보였다.
특히 막내 스모키(몸색이 까매서 스모키로 이름을 지었다)는 많이 야위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걱정이 되서 소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을 불러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물어봤다.
전문가 이웃은 스모키가 초유를 제대로 먹기도 전에 어미소와 떨어져서 면역력이 너무 약해서
오래가지 못할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무척이나 속상하고 슬펐다. 그 날 밤에 스모키가
아예 누워서 움직이지도 못했다. 우리는 걱정이 됐지만 가축병원에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아주머니는 병원이 비싸서 병원까지 데리고 갈 형편이 안된다면서 그저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하셨다.
나는 스모키가 죽지않고 건강하게 자라길 기도했다.
다음날.. 내 기도는 통하지 않았다. 스모키가 죽은 체 누워있었다.
우리들은 일단 스모키를 하얀 천으로 감싸서 우리 밖으로 끌어냈다. 아저씨와 앤드류는 땅을 파기 시작했다.
가축이 죽으면 땅에 묻어준단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소가 죽은 걸 본것은 처음이었다.
너무도 슬프고 안타깝고 뭐라 말할수가 없었다. 아주머니와 아저씨도 마찬가지였다.
송아지에대해서 잘 알지도 못한 체 너무 섣불리 송아지를 사들인게 마음에 걸리신 모양이다.
1시간정도를 땅을 파고 스모키를 묻었다. 나머지 송아지들이 잘 자랐으면 좋겠다.
일주일이 지나고 송아지들도 서서히 낯선 우리에 적응하기 시작하고 우리들도 맞아들이기 시작했다.
한결 우유먹이기가 수월해졌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송아지가 부쩍 자랐다.
처음에는 아침,점심 그리고 저녁으로 우유 2병씩을 주었는데 이제는 3병으로 늘였다.
3병을 다 먹고도 계속 더 달라고 머리로 들이댄다.
송아지들이 힘도 쎄져서 발로 체이거나 머리로 들이받치면 굉장히 아프다.
아주머니는 슬리퍼를 신었는데 뒷걸음치던 앵거스한테 밟혀서 발가락이 붓고 멍이 들었다.
나도 조심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해리한테 우유를 먹이다가 뒤에있던 앵거스한테 정강이를 차였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너무나 아파서 잠시 주저앉았다. 송아지라고 우습게 볼 게 아니다.
몸집은 작아도 애들이 어찌나 힘이 좋은지 멍 든게 꽤 오래갔다. 송아지 돌보기는 쉬운일이 아닌거 같다.
이제 애들이 전과 비교해서 많이 컸다. 이제는 바닥에 있는 풀과 장난을 치면서 입에 대보기도 한다.
아주머니 말로는 그러면서 점점 우유를 끊고 풀을 먹기 시작하는 거란다.
나는 빨리 송아지들이 우유를 끊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힘이 좋아서 젖병을 들고있기가 너무나 힘들어졌다.
우유를 먹이고 나면 금새 지쳐버린다.
아쉽게도 나는 송아지들이 풀을 먹기 전에 떠나야 했다. 다음 우프로 가기전에 나는 송아지 우리에 들려서 송아지를 둘러봤다.
괜시리 아쉽고 섭섭한 기분이 들었다. 일은 힘들고 어려웠지만 잡초제거나 집안일 보다는 훨씬 보람되고 정말 내가 우프를 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 녀셕들이다. 이 일을 계기로 난 이제 송아지 키우기는 어느정도 자신이 생겼다.
우프를 통해서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이소희님의 우프 설문조사
나 이 : 25 직 업 : 학생 성 별 : 여성
1.귀하는 어느 나라에서 우프를 경험하셨습니까? 호주
2.귀하가 외국에서 머문 기간은? 8개월
3. 귀하가 머문 나라의 비자 형태는? 워킹홀리데이 비자
4. 귀하가 외국에서 머무는 동안 하셨던 것은? (복수응답가능)
a.영어연수 b.우프 c.여행 d.일
5. 귀하가 외국에 머무는 동안 우프를 하신 기간은? 6개월 정도
6. 귀하가 다니신 우프 농가는 몇 가정이나 됩니까? 7 가정
7. 외국에서 우프를 하면서 순수하게 한달 동안 사용된 비용은? 차비빼고는 전혀 들지 않았다.(평균적으로 기차비용:30불정도)
8. 한국에서 우프를 계획할 때 가장 얻고자 했던 사항은? (복수응답가능)
a. 영어 b. 문화체험 c. 경험 d.기타
9. 우프 생활이 영어 실력에 도움이 되었습니까?
a.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b.약간 도움이 되었다.
c.그저그랬다.
d.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10. 친구가 외국으로 영어 공부를 하러 간다고 하면?
a.우프만 권하겠다.
b.어학연수와 우프를 권하겠다.
c.어학연수만 권하겠다.
d.우프는 권하지 않겠다.
11. 귀하가 생각하는 우프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 하십니까?
여러 다양한 경험과 문화생활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12. 귀하가 생각하는 우프의 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우프를 단순히 저렴한 노동력으로 생각하는 일반 몰상식한 우프 호스트들 때문에 마음이 상한적이 많습니다. 농장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 우프에 등록된 집들이 많아서 하는 일이라고는 집안 청소와 정원가꾸기, 잡초제거등 단순 잡일에 힘을 쏟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13. 우프가정에서 주로 했던 일은 어떤 것입니까?
잡초제거, 집안일, 닭 돌보기, 소 돌보기 등 입니다. 주로 소 돌보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14. 귀하가 생각하는 “우프 생활백서 한마디”
모르면 무조건 물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