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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칼럼니스트 황영철의 맛집순례 <97> 양양 <둔전골> | |
철판에 구워 담백하게 즐기는 ‘해우삼 철판구이’ | |
지지고 볶고 튀기고 삶고 무치고 데치고 굽고 하는 조리법은 우리 음식문화에서 가장 즐기는 요리법이다. 이중에서도 음식을 구워 먹는 ‘구이음식문화’만큼은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이라 김치와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문화상징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 되는 일본에도 ‘야키니꾸(구운 고기)’라는 일본식 숯불구이가 있기는 하지만 섬세한 감수성이 요구되는 구이문화만큼은 우리 식문화가 절대 지존이다. 맹자의 글에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다”는 말이 나온다. 인구(人口)는 ‘사람의 입’을 말하며 회자(膾炙)는 ‘회와 구운 고기’로 회와 구운 고기를 먹는 것처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뜻이다. 이때부터 중국인들은 구이음식을 즐겼던 흔적을 남겨두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육식을 금지하는 불교 영향으로 600년 전인 고려말엽 쯤에서야 구이문화가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심플하면서 적절하게 배합된 철판구이 차림. 가격대비 깔끔한 재료구성 돋보여 아무렇지 않게 불에 구워먹었던 ‘구이음식’이 무려 600년의 역사를 가진 음식문화라는 사실만으로도 탐미할만한 음식이다. 철판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과 향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신선한 재료와 재료간의 궁합이다. 불에 굽기만 한다고 요리사가 즉석에서 구이를 해주는 ‘데판야키’같은 철판구이 맛이 절대 나질 않기 때문이다. 양양 강현면사무소 근처에 위치한 둔전골(T. 673-7079)의 경우는 ‘데판야키’처럼 이례적이고 특별한 철판구이는 아니지만 1인분 1만3천원으로 가격대비 깔끔한 재료구성이 돋보이는 ‘해우삼 철판구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메인 재료인 해물, 쇠고기, 삼겹살의 이름을 딴 ‘해우삼’ 구이는 재료간의 원활한 소통으로 번잡스럽거나 맛의 흐름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아 괜찮은 편이다. 가장 자리에 숙주나물이나 콩나물을 얹고 전복구이를 시작으로 익혀 먹는다. 노릇한 식감만큼이나 고소한 전복으로 첫맛을 뗄 즈음, 오징어, 새우, 홍합을 곁가지를 굽는다. 간단한 재료인 만큼 간소하게 먹는 편이 좋아 굳이 쌈장에 찍어 먹기보다는 기름 양념장이 오히려 깊은 맛이 난다.
편안하게 즐기고 싶을때는 모둠으로 구이를 해도 좋다. 재료간 소통과 전체적인 배색감 좋아 맛이 단순한 재료구이로 시작해 점차 무거운 입맛으로 이어지는 철판구이 불변의 원칙에 따라 기름기가 적으면서 담백한 맛이 깊은 소등심, 스모그 향이 은은한 훈제한 오리, 삼겹살을 순서대로 익혀먹는다. 익힌 육류 중에서 삼겹살만큼은 사금사금한 맛이 깔끔한 배추김치를 철판에 익혔다가 감싸 먹을 때가 은근 괜찮다. 기름진 삼겹살의 고기 맛을 더 값지게 해주는 듯 하게 감칠맛이 깊은 편이다. 다만 한 가지 굳이 아쉬운 점을 든다면, 자칫 느른해질 수 있는 입맛을 챙겨줄 해물구이용 샐러드와 육류구이용 샐러드를 준비하였더라면 더 없이 다복한 철판구이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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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새우가 절 째려봐요 콱 묵어버릴까부당..
ㅎㅎㅎ ^^
자네 보는거 아니여 ~
제는 항상 저러고있오 ~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