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감독 이재용 출연
전도연 배용준 이미숙 제작 영화사 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2일
한마디로 | SF적 상상력이 필요했다는, 성(性)스러우면서도
성(聖)스러운 사극멜로 9년간 수절하며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정숙한 숙부인(전도연)이 ‘국가대표급 바람둥이’ 조원(배용준)의 조직적이고도
압박적인 구애를 받는다. 이건 일종의 준비된 작전이다. 조원 뒤에는 조씨부인(이미숙)이 있다. 조씨부인은 남편이 소실로 들일 소옥과 정절녀
숙부인을 모두 농락하는 데 성공하면 자신의 몸을 그 상으로 주겠다고 조원에게 제안한 터였다. 조씨부인이나 조원은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이지만,
어느 시대도 배제하지 못하는 은밀한 쾌락을 능숙하게 탐하는 ‘선수’들이다. 이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을 토대로 <위험한 관계>,
<발몽> 등 여러 차례 영화화된 이야기를 빌려온 것이다. 이재용 감독은 되풀이돼왔던 소재에 발칙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새겨왔다.
불륜을 다뤘으나 과정이나 결론이 은근히 전복적이었던 <정사>나 일상을 투시하는 듯하면서 기묘한 멜로 코드를 집어넣었던
<순애보>에 이어 <스캔들…>에선 집요한 고증을 통한 섬세한 상상력이 가미될 전망이다. 양반집 깊숙한 곳에서 춘화를
돌려보고, 엄숙한 제사가 치러지는 동안 질펀한 정사가 벌어진다. 미술, 의상 등 시대를 우아하고 정교하게 재현하는 데만 20억원 가까운 제작비를
들였다.
황산벌
감독 이준익 출연 박중훈, 정진영, 이문식
제작·배급 씨네월드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백제의 아그들아, 나 계백인디, 죽도록 싸워불자! 약 1300여년 전, 지금의 충남 연산군의 한곳에선 무시무시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스러지는 조국의 운명을 끝까지 부여잡으려는 백제의 5천여 결사대가 엄청난 물량으로 몰아치는 신라군과 혈전을 벌였던 이 싸움은
‘황산벌 전투’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하지만 <황산벌>은 백제 병사들의 드높은 기개나 신라군의 지략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다. <황산벌>은 ‘백제와 신라의 병사들이 사투리를 쓰며 전쟁을 벌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코미디임에 틀림없지만,
장르의 이면에 전쟁의 무의미함을 은연중에 심어놓을 작정이다. 계백(박중훈)과 김유신(정진영)이라는 커다란 대립축 외에 주요 인물로 ‘최후까지
살아남는 백제 병사’인 거시기(이문식)를 세워놓은 것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황산벌>의 가장 큰 매력은 웃음일
것. 이 영화는 ‘생활사투리’류의 유머만을 늘어놓는 게 아니라 병사간의 욕싸움, 인간장기 등의 에피소드와 삼국시대라는 상황 자체의 아이러니를
통해 다양한 웃음을 전할 계획이다. 오랜만에 코미디에 복귀하는 박중훈의 연기 또한 관심을 끈다. <달마야 놀자>를 기획한 씨네월드의
대표이기도 한 이준익 감독이 <키드캅> 이후 10년 만에 연출을 맡았다.
굿바이,
레닌! Good Bye, Lenin! 감독 볼프강 베커 출연
다니엘 브뢸, 카트린 사스 수입·배급 동숭아트센터 개봉예정 10월24일 한마디로 | 독일인이 유머감각이 없다고? ‘새빨간’ 거짓말 <굿바이, 레닌!>은
거짓말에 관한 영화다. 그것도 에미르 쿠스투리차 감독이 <언더그라운드>에서, 로베르토 베니니가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구사했던 종류의 대담무쌍한 거짓말이다. 열혈 공산당원이자 헌신적인 어머니인 동독 여인 크리스티아네는 1989년 베를린 장벽 제거를 주장하는 데모
행렬을 지켜보다 코마 상태에 빠진다. 그로부터 8개월 뒤. 아들은 위성방송 안테나 세일즈맨으로, 딸은 버거킹 점원으로 전직한 자본주의의
신세계에서 여인은 눈을 뜬다. 조그만 충격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사의 경고에 겁먹은 착한 아들 알렉스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 독일이 통일됐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엄마에게 세상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숨긴다. 하지만 20세기 최대 뉴스를 은폐하는 작업이 간단할 리 없다. 효자는 엄마의
침실을 이제는 사멸한 공산주의 공화국의 박제품처럼 꾸미고, 영화감독 지망생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가짜 저녁뉴스까지 제작하는 수고까지 마다않는다.
하지만 <굿바이, 레닌!>의 웃기는 소동극에는 웃음 밖으로 비어져 나오는 애틋한 쓰라림이 있다. 어머니의 정신적 평화를 위해 일상의
통제에 혈안이 된 청년은 자기도 모르는 새 독재정권과 유사한 노이로제를 앓고 그가 어머니 베개맡에서 지어낸 세상사는 역사의 대안에 관한 상상으로
들리기도 한다. 자못 긴장하게 만드는 제목과 달리 코미디, 사회극, 가족 멜로드라마로서 친화력을 발휘할 만한 영화.
오구
감독 이윤택 출연 강부자, 이재은, 김경익 제작
마오필름 배급 아우라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업그레이드된 대박 연극,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무려 270만명의 선택. 일찍이
연극판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인정받았던 이윤택의 <오구>가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죽음을 예감하고 굿을
준비하는 황 노모(강부자)와 마을에서 쫓겨난 무당의 딸 미연(이재은), 이미 저승에 간 황 노모의 아들 용택(김경익) 등의 관계가 얽히고 설켜
펼쳐지는 가족과 마을 공동체의 이야기를, 때론 눈물이 쏙 빠지게, 때론 배꼽을 움켜쥐게 묘사했다는 것이 제작사의 말이다. 연극만큼이나 죽음에
대한 넉넉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 강부자, 전석환 등 오랜 세월 단련된 연기, 촬영지인 밀양의 수려한 경관, 원일의 음악 또한
이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오구>는 ‘문화 게릴라’ 이윤택의 영화 연출 데뷔작이자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마오필름의
창립작이기도 하다.
위대한 유산
감독 오상훈 출연 임창정, 김선아 제작·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24일 한마디로 |
소시민 백수 남녀에게 위대한 유산은 돈보다 사랑 형에게 빌붙어 사는 고학력 출신의 백수 창식(임창정)과 탤런트가 되고
싶은 비디오 가게 여주인 미영(김선아)은 단돈 100원 때문에 동네 앙숙이 된 사이다. 그러나 보상금 500만원이 걸린 뺑소니 목격자를 동시에
자청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위기에 빠지자 별 수 없이 협력관계 모드로 전환, 결국은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색즉시공>의
임창정과 <몽정기>의 김선아가 전작에서 선보였던 코믹 연기의 일가견을 이 영화 속에서 어느 정도 조화롭게 보여줄 수 있을 지가 하나의
관건. 이 부분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할 원군으로 중견탤런트 김수미와 <색즉시공>의 입 걸걸한 여대생 신이가 합류해 있다. 그러나
제작진의 말을 빌리자면 이 영화는 “돈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따뜻하게 말하는 영화. 이 사랑이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유산’이라는 것이
제목의 의미다. 충무로 경력 10년의 오상훈 감독 입봉작이며,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자체제작 1호다.
아카시아
감독 박기형 출연 심혜진, 김진근 제작
프로젝트 그룹, 아름다운 영화사 배급 쇼이스트 개봉예정 10월 초 한마디로 | 한국판 <오멘>? 아카시아 나무에는 벌레가, 가정에는 악마가 서식한다
그녀는 행복하다. 향기로운 아카시아 나무 그늘이 드리운 전원주택, 자상한 남편, 인자한 시아버지. 사방을 에워싼 달콤한 그림을 바라보며
여자는 생각한다. 우리에게 아기만 있다면, 모든 것이 완벽해질 거야. 10년의 기다림 끝에 임신을 포기하고 입양을 결심한 미숙은 보육원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조숙한 눈빛으로 화가 뭉크를 연상시키는 그림에 몰두하고 있는 여섯살배기 소년 진성을 아들로 맞아들인다. 하지만 진성은 그녀의
결핍을 채워주지 않는다. 아카시아 나무만 맴돌며 그림에 매달리고 죽은 벌레를 갖고 노는 기이한 행동으로 양부모의 일상에 불길한 어두움을
드리운다. 창백하고 머리 긴 귀신을 뛰어넘어 여성성의 신비로운 힘을 끌어들인 호러 <여고괴담>, <비밀>의 박기형 감독이
만든 슬픈 가족 호러. <생과부 위자료 청구 소송> 이후 5년 동안 스크린을 떠났던 배우 심혜진이 모성이 불러온 비극 앞에 당혹해
하는 미숙으로 분한다.
호미사이드 Hollywood
Homicide 감독 론 셸톤 출연 해리슨 포드, 조시
하트넷 수입·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액션스타, 할리우드 강력계에 뜨다 화려한 꿈의 공장에도
그늘은 있다. 할리우드의 비리와 음모를 파헤치는 연예가 강력사건 전담반은, 그래서 늘 분주하다. 인기 절정의 힙합 그룹이 무대 위에서 살해당한
것을 시발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내부의 적까지 조와 케시를 조여온다. <호미사이드>의 매력 포인트는 해리슨
포드와 조시 하트넷이 세대가 다른 두 형사로 짝을 이뤘다는 것. LA 강력반 형사로 25년간 근무한 로버트 수자가 각본 작업에 참여해
‘리얼리티’를 더했다.
이퀼리브리엄 Equilibrium 감독 커트 위머
출연 크리스천 베일, 에밀리 왓슨, 윌리엄 피트너 수입 태원엔터테인먼트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0월
한마디로 | 인간이 상상하는 또 하나의 끔찍한 미래 인간의
모든 감정을 통제함으로써 감정적으로 평온(이퀼리브리엄)의 상태를 유지한 국가 리브리아. 이것은 ‘프로지움’이라는 약을 시민들에게 강제복용시켜
이루어진 세계다. 약을 거부할 경우 고도로 훈련된 특수경찰들에게 즉각 체포될 만큼 강력한 시스템은 그러나, 통제를 거부하려는 반대세력이 꿈틀대기
시작하면서 위기에 봉착한다. 이 영화의 핵심은 반사회세력과 정부세력간에 벌어지는 전투신의 액션과 베를린에서 촬영된 미래국가 리브리아의 모습.
액션장면은 동양의 무술과 서양의 총격전을 조합해 만들어졌고, 리브리아는 고전적 건축물과 현대적 양식의 건축물이 혼합된 베를린 안에서 완성되었다.
언더월드 Underworld
감독 렌 와이즈만 출연 케이트 베킨세일, 스캇 스피드맨
수입·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10월3일 한마디로 |
뱀파이어 귀족 줄리엣+늑대인간 갱스터 로미오 몇해 전 <캣츠 앤 독스>가 인간이 모르는 개와 고양이의
전쟁을 그렸다면 <언더월드>는 지하에서 6세기에 걸쳐 계속된 뱀파이어와 라이칸이라 불리는 늑대인간의 혈투를 무대로 삼는다. 가족을
죽인 라이칸을 100년 이상 추적한 아름다운 뱀파이어 셀린느가 전쟁의 종언을 열망하는 라이칸 마이클과 사랑에 빠지면서 힘의 균형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촬영됐다.
오픈 레인지
Open Range 감독 케빈 코스트너 출연 케빈
코스트너, 로버트 듀발 수입·배급 시나브로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고집 센 케빈 코스트너, 복고풍 웨스턴으로 재기 도모 총잡이 출신의 농장주가
조용한 여생을 보낼 수 있다면 서부영화가 아니다. 때는 1882년. 오랜 친구인 카우보이 찰리와 보스는 농장을 운영하며 10년째 평화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식구나 다름없는 젊은 카우보이 버튼과 모스가 이웃 마을에 원조를 구하러 갔다가 그 마을의 폭군 박스터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자,
서부의 윤리를 준수하며 살아온 두 베테랑은 잠들었던 전투 본능을 일깨운다.
인틀러러블 크루얼티 intolerable Cruelty 감독 코언 형제 출연 조지 클루니, 잭 카일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10월31일 한마디로 | 코언 형제의 웃음을 다시 한번
맛보자 코언 형제의 신작은 50년대 스쿠루볼코미디를 떠올리게 하는, 정신없는 코미디다. 마일스와 올리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곧 두 사람의 목적이 달랐음을 알게 되고, 마치 <장미의 전쟁>처럼 치열한 전투를 시작한다. 그 사이에 끼어든 대머리 킬러 때문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지만, 코언 형제는 <인톨러러블 크루얼티>를 경쾌한 폭소의 향연으로 빚어낸다.
잭애스 Jackass:The Movie
감독 제프 트리메인 출연 자니 녹스빌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10월24일 한마디로 |
플롯없는, 난장판 리얼리티 쇼 간혹 TV에서 해주는 시청자 비디오 같은 것들을 보면서 즐거웠다면,
<잭애스>를 놓칠 수 없다. MTV에서 방영한 <잭애스>는 살아 있는 악어에게 덤비거나, 카트에 타고 언덕을 구르는 등
말로 형언하기 힘든 소동과 스턴트를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끈 일종의 리얼리티 쇼다. TV판을 부풀린 것에 불과하지만, 극장판
<잭애스>는 500만달러에 만들어 첫 주말에만 2200만달러를 벌었다.
메달리언 The Medallion 감독
고든 챈 출연 성룡, 리 에반스 수입 감자 배급 아우라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3일
한마디로 | 성룡은 아직 죽지 않았다 오랜 친구 성룡과
홍금보가 주연과 무술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홍콩경찰 에디와 그 파트너 아서는 정체불명의 악당 스네이크헤드를 추적하다가 치명적인 사고를
당한다. 신비한 힘에 의해 초능력을 가진 존재로 다시 태어난 두 경찰은 선과 악의 대결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홍콩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4천만달러가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환생
yomigaeri 감독 시오타 아키히코 출연 구사나기
쓰요시, 다케우치 유코 수입 동아수출공사 배급 프라임픽처스 한마디로 | <원더풀 라이프>의 마술적 로맨티시즘을 좋아한 관객이라면 죽어간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거라는 생각만으로도 우리는 위안을 받는다. 하지만 그들이 만약 살아 돌아온다면? 그것도 전혀 썩거나 늙지
않은 사라진 그 순간의 모습 그대로 온다면? 가지오 신지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옮긴 <환생>은 지인의 환생을 마냥 기뻐할 수만 없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을 그린 러브스토리. 규슈 지방에서 몇천명의 망자가 살아 돌아오는 사건이 벌어지자 공무원 헤이타는 갈등한다. 행정업무도
문제지만, 죽은 약혼자를 잊지 못하는 아오이를 오랫동안 사랑해왔기 때문이다.
베로니카 게린 Veronica guerin 감독 조엘 슈마허 출연 케이트 블란쳇, 제라드 맥솔리, 시아란 힌즈, 브랜다 프릭커 수입
브에나비스타 개봉예정 10월 한마디로 |
그녀의 펜은 당신의 주먹보다 아름답다 1990년대 중반 뚝심있는 필치로 아일랜드 마피아들을 떨게 했던 저널리스트
베로니카 게린에 대한 실화. 베로니카 게린(케이트 블란쳇)은 누구도 눈치 보지 않는 솔직한 기사들을 써내려감으로써 더블린 마피아들의 범죄를
속속들이 사회에 알려나간다. 마피아들의 계속되는 생명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펜을 꺾지 않았던 그녀는 아일랜드의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추앙받지만
1996년 그들의 손에 잔인하게 살해되고 만다. 그러나 베로니카의 죽음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 혁신적인 법 개정과 범죄 조직 일대소탕의 결과를
낳는다. 정론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영화.
도플갱어 Doppelganger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출연 야쿠쇼 고지, 나가사쿠 히로미 수입 미로비전 배급 미정 개봉예정 10월 중순
한마디로 | 도플갱어와의 조우. 행운이냐 불운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윌리엄 윌슨>에서 보듯,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또 다른 ‘나’는 인간에게 더할 나위 없이
두렵고 혐오스런 존재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도플갱어>는 메피스토텔레스처럼 다가온다. 의학 장비를 개발하는 직업을 가진 남자
하야사키 미치오는, 10년 전 그의 발명품이 회사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이래 사내에서 큰 칭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새 프로젝트인
인공 인체 의자 개발을 책임지게 된 하야사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대는 하야사키 앞에 어느 날 꿈을 이뤄주겠다며 나타난
도플갱어. 남자는 자기와 너무 다른 성격을 가진 분신을 부인하지만 점점 “과연 나는 자신을 전부 알고 있는가?”라는 회의에 사로잡히고 마침내
도플갱어의 집요한 ‘프로포즈’에 굴복한다. 하야사키의 대립하는 두 자아는 당면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그럭저럭 기묘한 협력을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인공 인체 의자 앞에서 주인공은 충격적인 결단을 내린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도플갱어>가 사실적 스토리라기보다
하나의 알레고리에 가까우며 그러한 영화의 성격에 맞추어 정확히 계산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야쿠쇼 고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치하했다.
2003년작으로 개봉에 앞서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한국 관객에게 소개될 전망이다.
다운
위드 러브 Down with Love 감독 페이톤 리드 출연
르네 젤위거, 이완 맥그리거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르네 젤위거와 이완 맥그리거가 동승한, 60년대로
거슬러올라가는 타임머신 도리스 데이와 록 허드슨이 출연한 60년대 로맨틱코미디 영화들을 재연하는 영화. 테크니컬러 시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화려한 원색과 과장되고 깜찍한 복고풍 패션이 눈길을 끈다. 1960년대 초반 뉴욕, 바버라 노박은 <다운 위드 러브>를 발표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다운 위드 러브>는 여자도 남자처럼 사랑에 얽매이지 말고 섹스를 즐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 바람둥이
저널리스트 캐처 블락은 편집장의 협박과 그 자신의 목적 때문에 바버라를 유혹하려고 한다. 독립을 선언한 수많은 여성들 앞에서, 바버라도 사랑에
빠진다는 사실을 폭로하려는 것이다. <다운 위드 러브>는 데이와 허드슨의 대표작 <필로우 토크>를 모델로 만든 영화다. 두
남녀가 전화선을 통해 치고받는 <필로우 토크>처럼, “대사로 성적 긴장을 조성하는” 시나리오가 이 영화의 강점. 제작진은 <다운
위드 러브>가 6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배경을 실제 장면 대신 그림으로 대체하기까지 했다. 체크무늬 원피스와 챙이
말려 올라간 모자, 실크 장갑, 화려한 나이트 가운 등 “단 하나라도 다시 쓰는 일이 없도록” 준비한 60년대 패션소품도 볼거리다.
매치스틱 맨
Matchstick Man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샘 록웰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개봉예정 10월3일 한마디로 |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컬러판 <페이퍼 문>’ 대하서사극
<트리폴리>의 제작을 준비 중이던 리들리 스콧 감독을 유혹해낸 남성 성장드라마. 로이는 신경쇠약 기미가 짙은 사기꾼이다. 로이와 부하
프랭크는, 해외여행이나 자동차 같은 허황된 경품을 미끼로 제값보다 10배나 비싸게 물건을 팔아치운다. 이럭저럭 경력이 쌓여 웬만큼 재산을 모은
로이는 부정직한 자신의 삶에 염증을 느끼고 심리치료나 받으며 저축한 돈으로 건전한 여생을 보내려 한다. 광장공포증 환자에게 드디어 평화로운
말년이 오는가 싶더니, 불쑥 등장한 14살 난 딸 안젤라가 로이의 세심히 정돈된 일상을 뒤흔든다. 뜻밖에도 소녀는 아버지의 직업과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를 피력하고, 로이는 어느새 딸에게 자신의 전문 기술을 가르치며 샘솟는 의욕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고 크게 당황한다. <오션스
일레븐>의 테드 그리핀과 형제 닉 그리핀이 각본을 썼다. ‘매치스틱맨’이란 사기꾼을 가리키는 다른 말.
아이덴티티
Identity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존 쿠색, 레이
리오타 수입·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폭풍우 치던 밤, 모텔로 간 ‘열개의 인디언 인형’ 그들은 서로 알지 못했다.
폭풍우에 발이 묶이게 된 10명의 사람들. 리무진 운전수, 80년대 TV스타, 킬러를 이송 중인 경찰, 콜 걸, 신혼 부부, 위태로운 가족.
이들은 한꺼번에 가까운 모텔로 몸을 피한다. 그러나 10명의 투숙객은 하나둘 죽어나가고, 폭풍우는 그칠 줄 모른다. 불안에 떨던 생존자들은 각자
품고 있는 비밀이 이 살인극을 푸는 열쇠임을 알게 된다. 누구의 음모인가. 최후의 생존자는 누가 될 것인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열개의 인디언 인형>(또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을 연상시키는 스토리라인은 그간 ‘집’을 주인공으로 한 할리우드의
호러영화에서 자주 차용돼왔다. <아이덴티티>는 공포를 위한 공포 장치를 배치하기보다는 캐릭터의 과거와 심리를 파고드는 데 주력한
스릴러. <헤어> <캅랜드> <처음 만나는 자유>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온 제임스 맨골드의 작품으로, 섬뜩한
반전이 압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년호
감독 이광훈 출연 정준호, 김효진 제작
한맥영화사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중국과 홍콩의 제작인력이 결합한 판타지 멜로물 통일신라시대 진성여왕(김혜리)
통치기, 도적떼를 물리치며 숱한 공적을 세운 비하랑(정준호)은 숲속에서 만난 소녀 자운비(김효진)를 남모르는 연인으로 만나왔지만, 아직 젊고
아름다운 진성여왕이 보내는 뜨거운 눈길 때문에 괴로워한다. 진성여왕은 비하랑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에 심복에게 자운비를 살해하도록
지시한다. 살기 위해 달아나던 자운비는 우연히 손에 잡힌 신검을 집어들고 대항하다가 결국 자줏빛 귀기가 서린 천년호수에 몸을 던지고 만다.
이때부터 사라진 부족의 원한과 세 연인의 애증, 통일신라 말기의 혼란한 정치적 상황이 뒤엉키는 사건이 벌어진다. <아나키스트>
<비천무> <무사>에 이어 중국 촬영을 시도한 영화로 장이모의 <인생> <상하이 트라이어드> 등을
찍은 뤼웨, <더 원> <키스 오브 드래곤> 등의 액션을 연출한 위엔더 등 중국과 홍콩의 베테랑 제작진이 합류했다.
토끼울타리
Rabbit-Proof Fence 감독 필립 노이스 출연
케네스 브래너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10월17일 한마디로 | 곤경에 빠진 아이들, 마침내 승리하다 20세기 초, 호주에서는 원주민의 아이들을
가족에게서 떼어내 ‘호주인’으로 교육시키는 정책이 행해졌다. 원주민의 정체성을 파괴하려는 비열한 시도였다. <토끼울타리>는 1931년
호주의 지가롱에서 있었던 실화를 그려낸다. 오지에 사는 원주민 여자아이들이 백인의 하녀로 보내지고, 엄마가 보고 싶은 세 자매는 탈출을
감행한다. 호주의 북쪽과 남쪽을 가로지르는 ‘토끼울타리’를 따라 1500마일이라는 대장정에 나선 것만도 아이들에게는 힘겨운 일인데, 정부에서는
그들을 잡기 위해 추적자를 보낸다. <토끼울타리>는 ‘유린된 시대’에 자행되던 원주민과 백인의 문제, 한 어머니와 자식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사의 가장 근원이 되는 부모와 자식이라는 가장 고귀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다.”(필립 노이스)
금발이
너무해2 Legally Blonde 2: Red, White & Blonde 감독 찰스 허먼-웜펠드 출연 리즈 위더스푼, 샐리 필드 수입·배급 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개봉예정 10월2일 한마디로 | 예쁘고
귀여워진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여전히 분홍색을 사랑하는 금발미인 엘 우즈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유명 법률회사에
다니고 있다. 애완견 브루저의 혈통을 조사하다가 그 부모가 화장품 회사의 동물실험실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엘. 회사도 때려치우고
결혼식도 미룬 채 반(反)동물실험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한다. <금발이 너무해2>는 비현실적이지만 사랑스러웠던 1편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린 영화다. 마음씨 착하고 똑똑하고 예쁜 엘은 현실에 존재할 수 없겠지만, 마음을 줄 수밖에 없는 여인. 돌체 앤 가바나,
클로에, 루이 뷔통, 베르사체, 지미 츄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의상은 전편보다도 화려해졌다. 감독은 뜻밖에도 포스트 페미니즘영화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를 연출한 찰스 허먼-웜펠드.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감독 용이 출연 배두나, 김남진 제작
이손필름 배급 튜브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 초 한마디로 |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곰탱이, 현채랍니다 할인매장 직원 현채는 번번이 남자에게
퇴짜를 맞으면서도 로맨스가 찾아오길 기다린다. 어느 날 현채는 도서관에 있는 화집 사이에서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듯한 메모를 발견한다.
표지판을 따라가듯, 메모를 따라 이어지는 미묘한 마음. 현채를 짝사랑해온 소꿉친구 동하는 남몰래 속을 태우며 이 술래잡기를 지켜본다.
<봄날의 곰을…>은 카롤린 봉그랑의 소설 <밑줄 긋는 남자>와 비슷한 이야기다. 그러나 책이 아닌, 화집에 실린 그림을
따라가기 때문에 예쁘고 상쾌한 비주얼을 확보한 영화. 무뚝뚝하고 눈치없어 곰탱이라는 별명을 가진 현채가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나 단조로운
드라마의 틈새를 메우는 에피소드들이 귀엽다. 이 영화로 데뷔하는 용이 감독은 이동통신 CF에 출연해 영화보다 먼저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은장도 감독 김성덕 출연 신애, 송선미, 윤다훈, 오지호 제작 조이엔터테인먼트 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10월 말 한마디로 |
순결을 고집해온 열녀가 자유분방한 연애에 눈뜨기까지 열녀문과 은장도를 가보로 삼는 열녀 집안의 딸 민서. 철저하게
순결교육을 받아온 그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남학생 주학의 구애를 받게 된다. 하지만 민서는 남자와 손만 잡아도 품에 지닌 은장도를 반사적으로
휘두를 만큼 순결을 고집하는 여인. 그녀 못지않은 주학의 고집으로 두 사람은 이제 ‘처절한’ 사랑 전쟁에 돌입한다. <보스상륙작전>을
만들었던 김성덕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다양한 CF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온 신애의 코믹한 이미지 변신이 하나의 승부수가 될 듯.
웰컴 투
더 정글 The Rundown 감독 피터 버그 출연 더
록, 숀 윌리엄 스콧 수입·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근육질의 더 록, 수다쟁이 숀 윌리엄 스콧.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우리라 <스콜피온 킹>의 프로레슬러 더 록이 본격적인 배우로 나섰다. 회수전문가 벡은 아마존 정글에서 실종된 보스의 아들
트래비스를 찾으러 떠난다. 벡과 트래비스는 같은 여인을 사랑하는 연적이자 서로 미워하는 앙숙. 정글에서 만난 두 남자는 귀중한 유물을 찾기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힘을 모은다. 근육질 배우의 원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카메오로 출연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 冷靜と情熱のあいだ 감독 나카에 이사무 출연 다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수입·배급 무비즈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10일 한마디로 | 십년을 홀로
보내도, 잊을 수 없었던 사랑 준세이와 아오이는 오래전에 헤어진 연인이다. 씻어내지 못한 사랑과 잊지 못한 약속을 간직한 두 사람은 먼
나라 이탈리아에서 다시 한번 만나고 헤어진다. 몇년이 흐른 뒤, 준세이는 피렌체 두오모에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자던 약속을 떠올리면서 피렌체로
향한다. 에쿠니 가오리와 쓰지 히토나리가 각각 아오이와 준세이의 관점에서 쓴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가 원작이다.
레이디스
앤 젠틀맨 And Now… Ladies and Gentlemen 감독
클로드 를르슈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 파트리샤 카스 수입 에이펙스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0월
한마디로 | 부분기억상실증을 치료받아 사랑을
완성하라 <남과 여>로 66년 칸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감독 클로드 를르슈 영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린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가 모로코의 해변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변장에 능한 영국 출신의 천재 보석 도둑(제레미 아이언스)과
자신의 애인이 동료와 바람나버린 재즈 가수(파트리샤 카스)는 우연히 모로코에서 만나 하룻밤을 함께 보낸 뒤 기억을 되찾기 위해 모로코의 성지
‘랄라 샤피아’로 함께 떠난다. 샹송 가수 파트리샤 카스가 영화 속에서 직접 부르는 노래들은 이 영화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
이탈리안 잡 Italian Job
감독 F. 게리 그레이 출연 마크 월버그, 에드워드 노튼
수입·배급 UIP 개봉예정 10월 중 한마디로 |
마치 미니카 경주를 보는 듯한, 아기자기하고 호쾌한 추격전 1969년작을 리메이크한 <이탈리안 잡>은 유머와
액션, 성격파 배우들의 앙상블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액션물이다. 찰리는 동료들을 배신하고 호화생활을 하는 스티브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죽은 줄
알았던 옛 동료들의 출현에 놀란 스티브는 금고를 멕시코로 옮길 계획을 세운다. 명품인 소형차 ‘미니’가 할리우드 스타의 거리, 메트로 레일
터널, 골목길에서 벌이는 추격전은 결코 놓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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