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2559년, 단기 4341년, 서기 2009년 금일.. 9월 4일(양) 오전 10시.. 대구향교에서 추계 석전대제가 있었습니다.. 이창환 靑年儒道會 회장님, 양재선생님과 더불어 몇 분 임원선생님들과 함께 참석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행사 안내도우미역을 수행(?)하면서 석전대제에 간접적으로 참여하여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석전대제라....
오늘날의 세태와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고 참으로 어렵고 무거운 내용입니다만,, 오늘 하루 제가 보고 배운 것들을 정리해보는 의미에서 사진과 함께 몇 자 간략히 적어 보았습니다.. 배움이 짧고 어리석은 탓에 글이 거칠지만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고 잘못된 점들을 지적해주신다면 받들어 배우고 또 배우겠습니다...
‘釋奠大祭라함은 당나라 현종때 발간된 개원례와 당육전에 의거 춘추(2,8월)로 상정일에 제례를 봉행한 것이 정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대구향교지)
과거에는 선성선사에 예를 다하는 국가적 차원의 행사였으나 지금은 유림행사에 그치고 있는 석전대제.. 우리의 바른 예절을 복원,계승,발전시키고자 주야로 노력하고 계시는 도산우리예절원 일천 이동후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왜?? 제사를 모십니까?? 조상님이 감응을 하셔서 복을 내려주시길 비는 것일까요?? 아니죠.. 제사는 복을 비는 기복의식이 아닙니다.. 바로 후손들에게 효를 가르쳐주는 한 방편일 뿐이죠.. 정성스레 제사를 모시는 어른들을 경험함으로써 후손들은 자연스레 효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신 조상님조차도 저렇게 정성껏 모시는데 산사람들에게야 오죽하실까??’ 하는 교육적 효과 말입니다....”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던 금일의 석전대제를 지켜보면서 저 역시 그러한 감흥을 받았습니다..
‘이는 곧 국가가 석전을 통해 도덕을 숭상하고 효행을 권면하는 효과를 가지므로써 ... 석전은 공자의 도와 덕을 숭상하는 것을 보이는 것이며 이로써 모든 유자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게 하고자 하는데 그 큰 뜻이 있는 것이라 하겠다’(대구향교지,251)
석전봉행에 앞서 먼저 석전의 집례,집사들이 대성전을 향해 이동을 합니다.. 大成至聖 文宣王(공자) 상에 읍을 하며...
時到所입니다... 오시는 순서대로 시도록을 작성하시는데... 요즘말로 쉽게 표현하자면 방명록을 작성하는 행사장 접수대쯤 될 겁니다..
집례, 집사자들에 이어 이번에는 제관들이 대성전을 향해 이동을 합니다.. 맨 앞 도포차림의 제관이 謁者(초헌관을 인도하는 제관), 순서대로 다음 제복차림은 초헌관(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리고 첫잔을 올리는 제관),도포차림의 贊引(아헌,종헌,분헌관을 인도하는 제관), 아헌관,종헌관,분헌관....... 순으로
헌관이하 모든 유생들이 자리에서 四拜를 올립니다..
‘拜..興..拜..興..拜..興..拜俯伏興..平身’
전폐례奠幣禮
전폐례는 초헌관이 五聖位(공자,안자,증자,자사,맹자)에 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리는 예를 이르는 것입니다.. 일반 사가의 제사 때 분향강신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알자의 인도로 초헌관이 관세위에서 손을 씻습니다.. 우리의 전통 예에서는 중요한 절차때 마다 반드시 손을 씻는 관세의 순서가 있습니다.. 심신을 정갈히 한다는 의미..
초헌관이 대성전 최상위인 대성지성문선왕(공자) 位에서 봉폐(폐백을 받드는 집사),전폐(폐백을 신위전에 올리는 집사)봉향(향을 받드는 집사),봉로(향로를 받드는 집사)의 도움을 받아 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리는 예를 갖추고 있습니다.. 금일 초헌관은 대구광역시의회 최문찬 의장님..
초헌관이 공자位에 이어 안자,증자,자사,맹자 位의 순으로 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립니다.. 지금은 郕國宗聖公 曾子(성국종성공 증자) 位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대구향교 대성전 입구에 세워져 있는 先聖,先賢위패(25위) 봉안위차도 안내판입니다..
沂國述聖公 子思 位(기국술성공 자사 위)
鄒國亞聖公 孟子 位(추국아성공 맹자 위)
참고로 사진 앞쪽에 대나무로 만든 제기가 보입니다.. 마른 제물을 담는 그릇으로 변籩이라고 칭하며 반대쪽 나무로 만든 제기는 젖은 제물을 담는 것으로 豆두라고 합니다..
성균관과는 달리 향교의 경우는 오성위는 8변,8두,, 從享位는 2변,2두로 합니다..
오성위에 향불이 피워지고 향불의 연기가 가득한 전폐례를 마친 뒤 대성전 안.... 선성,선현들께서 그윽한 향 내음에 감응하셔서 곧장이라도 교의에 앉으실 듯한 분위기인데...
공자님께서도....
초헌례
초헌례는 전폐례를 마친 초헌관이 다시 자리로 와 오성위에 첫 술잔을 올리고 대축이 축문을 읽는 예입니다.. 私家의 초헌과 동일합니다...
奉爵(사전이 따른 술잔을 받아 헌관에게 드리는 집사),奠爵(헌관으로부터 잔을 받아 신위전에 올리는 집사),司奠(술을 잔에 따르는 집사)의 도움을 받아 초헌례를 올리는 모습.
大祝(축문을 읽는 제관)이 孔夫子 祝文을 읽습니다.. 모든 제관과 집사는 俯伏을 하고..
역시 전폐례 때와 동일하게 초헌관이 공자位에 이어 안자,증자,자사,맹자 位의 순으로 초헌잔을 올립니다..
아헌례
아헌례는 아헌관이 오성위에 두 번째 잔을 올리는 예입니다.. 사가에서의 아헌과 동일합니다.. 찬인贊引(아헌,종헌,분헌관을 인도하는 집사)의 인도로 아헌관이 오르고.. 물론 이때에서 관세를 합니다..
亞獻이라 칭하는 것은 제가 배운 바에 따르면 초헌 못지않게, 초헌에 버금갈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배웠습니다..
금일 아헌관은 영남대학교 입학처장 이청규 박사
맹자, 증자의 위패입니다...
안자, 자사의 위패
종헌례
종헌례는 종헌관이 오성위에 세 번째 술잔을 올리는 예.. 사가의 종헌과 동일..
금일 종헌관은 박진기 유림
분헌례
東從, 西從 2명의 분헌관이 從享位에 향을 피우고 술잔을 올리는 예입니다... 사가에서는 종헌으로 술잔을 올리는 일이 마무리가 됩니다만 .... 이 곳 대구향교 대성전에는 앞에서 보신 위패봉안 위차도처럼 중앙의 五聖位를 중심으로 동,서로 각각10위씩 도합 20위의 위패가 從으로 모셔져 있기 때문에 분헌례라는 절차가 필요하게 된 겁니다..
동종, 서종분헌관이 동과 서의 자리에서 三上香을 합니다...
西從... 문창후 최치원(고운), 위국공 주희(회암), 문충공 정몽주(포은)....... 현재 순서대로 최고운과 주회암 位에 술잔이 올라가 있습니다..
포은선생에 이어 우에서 좌로 일두 정여창, 회재 이언적, 하서 김인후, 우계 성혼.....
분헌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계 성혼에 이어 중봉 조헌, 우암 송시열, 현석 박세채.... 이상 서종 10위입니다...
東從... 빙설제 설총, 명도 정호, 매헌 안향,
사계 김장생, 신독제 김집, 동춘 송준길
안향에 이어 한훤당 김굉필, 정암조광조,
정암 조광조에 이어 퇴계 이황... 율곡 이이
첫댓글 지난 9월 4일(목요일) 향교에서 추계 석전대제가 있었습니다. 마침 저와는 1년 동안 짝꿍으로 예절공부를 함께 했으며, 이번 5기 대구문화관광해설사 시험에 응시했다가 아쉽게 면접에서 떨어진 송은석님이 쓰신 글이 있어 참고가 될까하여 옮겨왔습니다.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만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