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많은 중에서 /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 밤이 깊을수록 /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 이렇게 정다운 / 너 하나 나 하나는 / 어디서 무엇이 되어 / 다시 만나랴 (김광섭 – 저녁에)
김광섭은 ‘성북동 비둘기’로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론 이 ‘저녁에’가 제일 마음에 와 닿는다. 수많은 별들과 수많은 사람들 중에 별 하나와 사람 하나로 만난 것은 인연이다. 그러나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지니, 헤어짐도 인연이라. 다만 만남과 헤어짐의 ‘정’을 잊지 않는다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한다. 우리의 만남과 헤어짐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전 우주적인 것이란 믿음으로...
‘저녁에’는 가수 유심초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노래로 만들어 불리게 된다. 화가 김환기의 같은 이름의 미술 작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가수 윤형주는 ‘두 개의 작은 별’에서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 저별은 나의 별 저별은 너의 별 / 아침 이슬 내릴 때 까지”라고 노래했는데, 그의 육촌형 윤동주는 일찍이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 별 하나의 시와 /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 – 별 헤는 밤 中)”라고 노래했다.
유심초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https://www.youtube.com/watch?v=CkG4mnIiL6U
그러자 유재하는 “별헤는 밤이면 /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 / 하얗게 부서지는 꽃가루 되어 / 그대 꽃 위에 앉고 싶어라 (유재하 – 그대 내 품에 中)”이라 노래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반짝 반짝 작은별 / 아름답게 비치네 (동요 – 작은별 中)”, “Starry, starry night / Flaming flowers that brightly blaze / swirling clouds in violet haze / Reflect in Vincent's eyes of china blue. (Don McLean – Vincent 中)” 이처럼 ‘별’을 노래하는 시나 대중가요나 그림은 참 많다. 왜 그럴까?
돈 맥클린 - 빈센트 (우리말 번역)
https://www.youtube.com/watch?v=Ooi2yP_v9IM
너무 크고 많은 것을
혼자 가지려고 하면
인생은 불행과 무자비한
칠십 년 전쟁입니다
이 세계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낮에는 해 뜨고
밤에는 별이 총총한
더 없이 큰
이 우주를 그냥 보라구 내주었습니다
(김광섭 – 인생)
김광섭 자서전 서평
https://blog.aladin.co.kr/jinwoongyong/15463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