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바게뜨, 핵심은 `노노갈등` 아닌 `노조파괴` 공작"
- "민주노조 탄압! 식품위생 위반! SPC 철저하게 조사" 촉구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파리바게뜨 노사 갈등이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수도권 본부 조합원들은 1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했으며 회견 직후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할 방침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일요서울과 만난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은 "회사의 노조 탈퇴 공작과 관련해 경찰청과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이며 압수수색을 할 것을 요청했지만 아직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그동안 청와대 앞에서 압수수색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했는데 이제는 좀 더 투쟁수위를 높이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노-노 갈등에 대해서는 "회사에서는 노노갈등이라고 주장하는데 본질은 복수 노조를 앞세워 싸우게끔 하는 것이다"라며 "(저희는) 노노 갈등이라기 보다는 뒤에서 회사가 공작을 하기 때문에 노사 갈등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여는 발언에 나선 박현석 화섬식품노조 수도권본부 본부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제빵기사들을 대변해 현장의 어려움을 사측에 이야기했다. 허나 SPC그룹은 노동자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인간답게 살고 싶어 노동조합을 만들었는데 노조 탄합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사측이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 국민먹거리를 책임지는 회사가 노조를 탄압하고 그 결과 식품위생에도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 이야기 하고 싶다. 몰상식한 기업경영에 대해 철저히 관리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노조관계자는 "사측의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SPC그룹 냉서 벌어지는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천막농성도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사측은 개선의 노력 조차 하지 않고 있어 강력한 투쟁의지를 보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발언했다.
- 노조 와해 공작은 언제까지?
파리바게뜨와 노조의 흑역사는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정미 정의당 국회의원은 “파리바게뜨가 제빵 및 카페 기사 5000여 명을 불법 파견으로 사용하고 연장근로시간 전산 축소 조작으로 임금 꺾기를 하고 있다"라고 폭로했고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해 사실임을 밝혀냈다.
이날 노조의 기자회견문에도 관련 내용이 나와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2017년 3500여 명의 제빵 제과 기사들에 대한 불법 파견 및 임금체불로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를 받았던 파리바게뜨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불법적인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SPC 자본은 2018년 1월에 맺은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았고, 복수노조를 활용해 노노 간 갈등을 유도해 왔으며 지난 3월부터는 민주노조를 아예 말살하고자 관리자들을 동원해 조합원들에게 파리바게뜨지회 탈퇴를 강요했다”라며 “진급 시 불이익, 매장 배치 및 지역 이동 시 차별, 온갖 협박도 모자라 매일 매장을 찾아와 탈퇴서를 쓸 때까지 괴롭히는 방식으로 SPC 파리바게뜨는 민주노총 조합원 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리자들에게 금품 살포까지 마다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에 “SPC 자본의 불법행위에 대해 관할 관청과 정부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며 청와대 1인 시위를 뛰어넘어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불매를 포함한 더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노사 갈등 이면에는 `노노 갈등`도 존재한다. 파리바게뜨에는 민주노총 화섬노조가 있었으나 2017년 12월 한국노총 소속 피비파트너즈노조가 설립됐다. 이와 관련해 화섬노조는 "SPC자본은 2018년 1월에 맺은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았고 복수노조를 활용해 노노간 갈등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는 민주노조를 말살하고자 관리자들을 동원해 조합원들에게 파리바게뜨지회 탈퇴를 강요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SPC자본의 이러한 민주노조 탄압은 파리바게뜨지회 뿐만 아니라 지난해 설립된 던킨도너츠, SPL, 화물연대 SPC지부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며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에서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승진승급 차별이 지노위에 이어 중노위에서도 인정 받았으나 회사는 개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평택에 있는 SPL에서도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에 대해 부서이동 및 괴롭힘, 징계를 자행하면서 민주노조 말살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까지 증차 문제로 노사 갈등을 빚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본부도 파업 종료 일주일 만에 다시 거리로 나서 사측의 노조 탄압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들은 SPC 호남물류센터가 있는 호남샤니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 합의 이행과 노동 탄압 중단을 약속받고 20일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하지만 에스피씨 직원들은 ‘다시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라는 각서(확인서)를 요구하고 조합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에스피씨는 화물노동자와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라며 운송대행업체(운송사)와 화물연대 간 문제로 치부했다”라며 “그런데도 에스피씨는 모든 계약 관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SPC그룹은 지난 3일 연말 정기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하고 총 31명에 달하는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임원 수의 약 30%에 달하는 숫자다. 이와 함께 ESG 경영에 중점을 두고 그룹 내 ‘노사문화혁신실’을 확대하고 4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노사문화혁신실은 노사 상생을 위한 가치 창출 및 소통 역할과 함께 새로운 인사시스템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이끌 예정이다.
노사문화혁신실 설립과 관련해 임 지회장은 본지에 "기사를 통해 팀 신설에 대해 알게 됐는데 이 팀에 소속된 A상무는 노사갈등을 유발하시는 분이다. 과연 이 분이 이 팀에서 무슨 역할을 하실지 어떠한 효과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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