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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재테크를 시작한 지도 1년이 되었습니다. 지금 12월호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1년간 이 칼럼을 꾸준히 보신 분이라면 작으나마 도움이 되셨을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마지막달에는 어떤 주제를 다룰지 고민하다 은퇴 이후 노후를 위한 자산관리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왜 재테크를 하시나요? 당장 집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 또는 집을 넓혀가기 위해, 그리고 더 크게는 부자가 되고 싶어서…, 돈을 벌고 모으고 불리는 방법들이야 가지각색이겠지만 그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건 되면 좋은 것이지만 안 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리고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반드시 따져보고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되면 좋지만 안 되도 그만인 ‘부자 되기’만큼까지도 신경을 안 쓰고 있는 게 있습니다. 사실 따져보기가 겁나기도 하고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합니다.
지난 1년간 공부한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서 진정 그 내공을 제대로 써먹어야 할 것은 바로 노후 설계입니다. 당장 아이들 교육비 대기도 빠듯하고, 제대로 된 집 한 칸 마련하기도 물론 힘들지만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어느 날 닥칠 현실이기에 확실하게 진단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지요. 이 어려운 문제를 풀어줄 전문가로 이달에 만난 분은 한국펀드평가의 우재룡 대표입니다. 확신에 찬 그러나 나직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주신 많은 이야기들과 최근에 나온 저서 ‘행복한 노후 설계 무작정 따라하기’를 참고하여 해답을 찾아봤습니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로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하였고, 2018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글로 푸는 것보다 그래프를 보면 좀더 확 와 닿을 것 같네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을 나타내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자료를 실어보겠습니다. 자, 보셨나요? 어떤가요, 좀더 실감이 나지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사회이며 이대로 가다가는 세계에서 노인들의 인구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고, 현재와 같은 출산율로는 2800년쯤에는 나라가 없어질 판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출산율 저하입니다. 2002년 1.17명을 고비로 2003년에 조금 증가해 1.19명이 되었는데, 이 수치는 현재의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출산율인 2.01명을 밑돌고 있으며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의료기술의 발달과 온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수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4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생명표를 보면 현재 나이 40세인 남자의 기대수명이 75.2세입니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기대수명 변화추이를 보면 보통 연간 5개월씩 기대수명이 증가된다고 하니 75.2세에 추가적인 기대수명을 약 7년 정도만 더해도 82세까지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거기에 보통 여성의 수명이 남성보다 10년은 더 길다고 하니 통상 은퇴 시점을 65세로 잡았을 때 그 이후에 살아야 되는 세월이 너무도 길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품위 있는 노후생활을 위한 생활비 구성
경제적 수입 없이 오로지 지출만 하는 것을 의미하는 ‘은퇴’의 시점을 보통 65세로 잡습니다. 그때부터 필요한 노후생활비를 계산할 때 꼭 넣어야 할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부부 생존기간 동안 필요한 생활비, 남편 사망시점에 필요한 의료비, 남편 사별 후 부인 생존기간 동안 필요한 생활비, 부인 사망시점에 필요한 의료비, 은퇴기간 중 의료비, 은퇴 후 취미생활과 기타 비용 등입니다. 이렇게 나열한 것으로는 어떤 계산이 나올지 감이 잘 오지 않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30세인 사람이 65세에 은퇴할 예정이고 노후생활비를 월 200만원으로 가정했다고 합시다. 이 200만원이란 액수는 통계청이 조사한 50세 이후 은퇴자의 평균 생활비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21년간 부부의 생활비, 남편 사망 후 부인의 10년간 생활비를 합치면 대략 어느 정도의 금액이 나올까요. 물가상승률 연 3%, 남편이 부인보다 세 살 많으며 매월 생활비 200만원은 현재가치로 하고 남편 사망 후 부인 홀로 생존시 생활비는 부부생활비의 60%로 하여 나온 계산은 자그마치 16억원이 됩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필요한 총생활비 16억원은 30세인 현재 얼마나 될까요.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려면 투자수익률을 가정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투자수익률은 채권의 연간 기대수익률인 4%에서 주식의 연간 기대수익률인 10%까지 다양하게 잡아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기대수익률이 4%라면 미래가치 16억원의 현재가치는 약 4억원이고, 기대수익률이 7%이면 현재가치 1억5,000만원, 기대수익률 10%이면 현재가치 5,700만원 정도의 계산이 나옵니다. 즉 65세에 필요한 은퇴자금 16억원은 현재가치로 보면 4억원 혹은 5,700만원 정도입니다. 기대수익률 10%로 35년간 투자해나간다면 현재 5,700만원만 있으면 은퇴 시점에 16억원이란 거액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투자와 수익률이라는 거 눈치 채셨는지요.
잘못된 연금투자 관행과 연금투자 성공방법
‘개인연금보험과 종신보험 정도면 어느 정도 노후대책이 되지 않을까’라고 혹시 생각하고 계신가요? 사실 이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우재룡 대표께서는 몇 가지 질문과 간단한 계산만으로 저의 이 대단한 착각을 단숨에 깨뜨려주시더군요.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확한 계산보다 적당히 감에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고령화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연금투자 역시 잘못된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우리들 스스로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후자금을 계획하면서 대표적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대부분의 생각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 싶은데요. 정기적금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한다, 주식은 너무 위험하니까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장기 상품이 없으니까 단기 투자해야 한다, 부동산이 최고의 투자수단이다, 나중에 연금으로 타는 방법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부담 없이 매월 20만~30만원만 투자해도 된다, 금융상품은 비용이 너무 크니까 피해야 한다, 종신보험은 노후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등.
이중에서도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바로 우리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치중돼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노령화 속도로 보면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내에 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명한 투자자들은 지금부터라도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 위주로 자산을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자산이라는 4가지 자산으로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처럼 노령화가 우려되는 사회에서는 부동산보다 펀드나 연금으로 노후를 설계하는 신중한 자산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적립식투자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주장이 되는 것이지요. 은퇴시점을 중심으로 부동산의 투자비중을 낮게 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주식투자 비중을 유지하며 목돈보다는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자산을 구성하는 것이 연금투자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거기에다 되도록 일찍 시작해서 적극적으로 장기간 투자한다, 그리고 부부용 연금과 부인용 연금을 따로 준비하고 은퇴 후에는 목돈 투자를 삼간다 등의 원칙을 지킨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성공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행복한 노후설계에 도움이 되는 금융상품들
그렇다면 어떤 상품이 좋을까요. 전문가이신 우 대표께서 구체적인 상품을 콕 짚어주시면 좋았겠지만 펀드평가사의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어떻게 구체적인 상품을 논하겠느냐며 적당한 금융상품의 종류들을 열거해주셨습니다. 그러면 그간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우리 부부의 노후 설계, 남편과 함께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개인연금(신탁, 보험, 펀드) 반드시 기본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있는 상품. 낮은 수익률이 나오는 채권형, 확정금리형보다는 주식펀드로 운용되는 연금상품을 선택한다. 불입금액 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
장기간병보험 은퇴기간 중에 발생하는 암, 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에 대한 위험보장 상품. 아직 국내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데, 40~50대 이후 연령층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식펀드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간 투자시 고수익, 고위험을 달성할 수 있는 상품. 주식펀드에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노후자금 마련용 적립식펀드가 된다. 투자 스타일별로 2~3개의 주식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해외펀드 국내외 금리 차이가 높지 않으므로 가능하면 채권펀드보다 주식펀드를 이용한다. 장기간 투자해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적립식투자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때 환율변동 헤징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헤징을 하게 되면 단기 투자를 하게 되기 때문. 전체 주식투자 자금 중 20~30% 범위 내에서 해외주식펀드를 활용한다.
퇴직연금(확정기여형, 확정급여형) 목돈을 타서 사용해버리는 퇴직금의 약점을 보완하는 연금상품이므로 가능하면 가입한다. 직장 이동시에는 본인 명의로 된 개인퇴직계좌로 옮겨서 노후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계속 투자하면 좋다. 가능하면 주식투자 비중을 높여서 고수익률을 추구한다. 전체 근로자 중 특히 20~30대는 반드시 가입.
즉시납연금 은퇴생활 중 목돈 자금을 운용하게 되면 많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 노후생활비의 70~80%가 연금상품에서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목돈 자금을 보험회사에 파는 즉시납연금에 가입하면 바로 연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50~60대 은퇴 임박한 연령층에 적당.
이달에 도움을 받은 전문가 우재룡 씨는요…
대한투자신탁과 자산운용협회에서 펀드운용 실무를 경험했으며, 국내 최초 전문 펀드평가회사인 한국펀드평가(www.fundzone.co.kr)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계십니다. 일명 ‘펀드 전도사’로 불릴 만큼 국내 펀드투자를 활성화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우체국예금, 노동부의 고용·산재보험과 같은 대형 기금의 운용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행복한 노후설계 무작정 따라하기’ ‘펀드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행복한 은퇴 설계’, ‘적립식펀드 투자’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