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 여행 (3)
서부 관광의 핵심- 4대 캐년 (Grand, Bryce, Red, Zions)-을 보기 위하여
새벽 4시 기상. 조반 후 6시 반 출발이다. 십일 이상 계속되는 이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체력 축적이 필수. 넓은 땅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장관들을 많이 보려면 이동거리가 많으니 어쩔수 없는 선택.
기운이 남아 있을 때 여행을 해 두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LA에서 5번- 58번 국도를 갈아타고 가다가 `데스벨리` 근처 <바스토우>에서
점심을 먹고 40번 국도를 계속 달려 콜로라도 강이 흐르는 <라플린>에서
호텔 check-in. 다음 날 아침 조반 후 싱그럽고 달콤하기까지한 새벽
청정 공기를 마시며 캐년 관문인 윌리암스 도착.
`신의 최후, 최대의 걸작` <Grand Canyon>을 드디어 관광할 수 있게 되었다.

교과서에 실린 사진 한장만 보고 도대체 어떤 全景일까 늘 궁금 했었지.
1인당 $15을 지불하고 I-MAX 영화관람으로 우선 사전 지식을 얻는다.
`아는만큼 보인다` 고 했지. 사전지식이 있어야 보이는 것이 제 값을
지니고 절절하고 소중한 이야기로 다가와 내 마음에 꽂힐 것이 아닌가.
손자들을 위해 비디오 테입도 하나 사 둔다.
(1) Grand Canyon
세계인이 뽑은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 1위.
세계 7대 불가사이 중 하나.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이 곳의 이야기를 먼저 풀어보려 한다.
Arizona 주 북부에 위치한 거대한 협곡으로 20억년 전에 생성한 것으로
추정 되는데 과거에는 웅장한 산맥이 있었고 수백만년에 걸쳐 침식작용,
기후변화 등에의해 바다가 여러차례에 걸쳐 육지로 밀려 오게 되고
그 때마다 새로운 지층이 형성 되었다.
1700만년 전에 콜로라도 고원이 융기했는데 당시 북미지판과 태평양지판의
충돌에 의한 것으로 추정. 고원의 융기로 인해 이 지역은 더 이상 바다의
침입을 받지 않게 되었고 고원의 최상부 물질은 침식되어 바다로 운반되었다.
콜로라도 강은 이 암석들을 태평양까지 운반하며 수백만년에 걸쳐 침식과
융기를 반복하여 현재와 같은 풍광을 이루게 된 것.

깎아지른 듯한 절벽, 다채로운 색상의 단층, 높이 솟은 바위산과
형형색색의 기암괴석, 도도히 흘러가는 콜로라도 강이 어우러진
장엄한 파노라마를 보노라면 대협곡 (Grand Canyon) 이라는
이름만큼이나 광대하고 오묘한 자연의 작품 앞에 왜소해진 인간은
그 누구라도 숨막힐 듯한 경이로움과 감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길이 447km, 너비 6-30km, 깊이 제일 깊은 곳 1800m 의 폭이 넓고
깊은 협곡으로 수억년 세월을 담은 지질학 교과서 이기도 하다. 절벽
위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협곡을 내려다 보거나 노새를 타던지 걸어서
트레일 코스를 밟을 수도 있고 경비행기를 타고 조망할 수도 있다.
계단 모양의 협곡과 색색의 단층, 기암괴석들은 일출과 일몰 때 한 낮
보다는 훨씬 풍부한 색감을 드러낸다고 한다.

메마르고 황량한 듯 하지만 이 곳 고유의 소나무를 비롯하 식물
1500여종, 조류 300여종, 줄무늬 다람쥐를 비롯한 포유류 90여종이
서식하고 있고 곳곳의 녹지대에는 수천년 전부터 이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하바수파이(Havasupai)족 나바로(Navajo)족 등이
인디언 보호지구들에 흩어져 살고있다.

Grand Canyon을 최초로 본 백인은 1540년 스페인의 Don Lopez de
Cardenas. 그 이전은 인디언 아니시지 族이 먼저 보았다.
그 후 pilgrim들이 근처에 정착해 살기도 했으나 사람들은 무관심 했다.
1869년에 와서 John Wesley Powell 소령이 4대의 보트로 72일 동안
콜로라도 강 대 탐험을 했는데, 탐험 중 보고 겪은 내용을 책으로 발간
하자 사람들이 대단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본격적인 관광지로 개발하여
1870년에는 Santa Fe 철도 회사가 철도를 놓게까지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 때문에 개발계획에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1903년
이 곳을 처음 방문한 루즈벨트 대통령이 후손을 위해 웅대한 자연을
단연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1919년 국회제정법을 통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1979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록하기에
이르렀다.

Grand Canyon은 워낙 넓고(서울-부산간 고속도로가 417km 이니까
그 보다 30km가 더 넓다) 고원지대이기 때문에 한 쪽엔 비오고
다른 쪽은 안개가 끼는 등 일기가 고르지 못한 것이 보통인데 우리가
가기 前週에는 비가 많이 와서 관광객들이 차 안에 갇혀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우리가 간 날처럼 전체 날씨가 쾌청 하려면 3代가
적선을 해야한다니 지구상의 제일 가는 장엄하고 경이로운 대자연의
걸작품을 고루 보게 해 주신 조상님들께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