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많은 서비스들이 컨설팅이란 이름 하에 행해지고 있으며 친숙한 단어이지만 정작 정확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경영컨설팅은 Geiner와 Metzger의 정의에 의하면 「고객과의 계약을 맺고, 특별히 훈련되고 자질을 갖춘 전문가에 의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입장에서 고객의 경영상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거나 요구가 있을 때는 직접 문제해결을 실행하는데 도움을 주는 서비스」라고 한다. 단순히 문제해결방안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의 실행단계에서도 직접 참여하여 도움 주어야 진정한 경영컨설팅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 경영컨설팅의 필요성
「궁하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가고, 오래가면 살아난다」는 주역에 나오는 말처럼 모든 사물은 생성하면서부터 사멸의 시점을 향해 다가가고 있지만 그 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변화에 달려있다. 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아무리 성과가 좋던 기업도 환경의 변화에 적응을 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액센츄어의 서병진 컨설턴트는 『누구나 자신의 문제점은 잘 모르며, 장점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기업이 가지고 있으면서 모르고 있는 약점이나 강점 등을 일깨워주는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시각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기업내부에서 문제점을 찾지 못하거나 해결할 수 없을 때, 아니면 문제가 없더라도 좀 더 나은 선택을 하고자 할 때,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전문가에 의해 제공되는 컨설팅이 필요하다.
그럼 컨설팅의 사회적 역할이란 무엇일까? 『기업의 평균 생존기간은 6.3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생존입니다. 이윤도 기업이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추구하는 것이죠. 기업은 생존을 통해서 사회 속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제공하며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는 한국생산성본부 김익택 수석컨설턴트의 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쉽게 말해 기업이 사회 속에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 역할인 것이다.
AT 커니의 정인철 부대표는 『컨설팅이란 한마디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기업의 경쟁력향상에 일조 한다는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한국기업평가의 임창범 컨설팅팀장은 『컨설팅은 오히려 기업이 성과가 좋을 때 필요하다. 어려울 때는 기업들이 의사결정에 신중을 기하지만 좋을 때 방심하고 내린 의사결정이 나중에 문제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문제해결을 위해서, 그렇지 않을 때는 문제의 예방과 더 나은 성과를 위한 기업의 동반자로서 컨설턴트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 경영컨설팅의 주요 분야
ADL의 서정식 이사는『경영컨설팅은 다양한 분류 방법이 있지만 보통 기업의 업종과 관련된 산업별로 분류하거나, 기능별로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 기능별분류는 주로 ①전략(신규 시장 진출이나 기존 시장의 방어, 사업다각화), ②인적자원(종업원들의 성과 평가, 조직 구조 재 설계), ③운영관리(리엔지니어링, 아웃소싱, 업무 효율화), ④정보기술(정보기술 실행 지원 및 개발) 등의 4가지 분야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영컨설턴트, 누구나 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는 없다.
- 컨설턴트의 기본자질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김희철 팀장은『환경에 대한 이해력과 분석력, 상대방과의 의사소통 능력, 원만한 인간관계가 컨설턴트의 기본적인 자질』이라고 말한다. 문제해결이 컨설턴트의 핵심업무인 만큼 다양한 고객의 업무와 문제파악이 빨라야하며 고객이 올바른 의사결정과 업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베인의 정지택 컨설턴트는 『지적능력과 성취동기 뿐만이 아니라 항상 고객의 입장에 서서 최선의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윤리의식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베인의 경우는 『고객의 비밀을 철저히 지키며, 한 산업에서 한 고객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강도 높은 업무특성상 기본적인 체력도 무시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적성에 맞아야한다. 액센츄어의 서병진 컨설턴트는 『컨설팅업무 수행 중에는 그 기간동안 고객회사로 출퇴근을 하는데, 고객회사 직원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는 것을 보면 수임료 비싸다는 말은 못하겠다」고 할 정도로 일을 하지만 우리는 재미있다』며 컨설팅 업무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전한다.
- 컨설턴트가 되는 경로
경영컨설턴트는 특별한 자격증이나 국가와 같은 공인기관의 자격제도가 특별히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인사담당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력이나 학력, 경험 등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영컨설턴트들을 출신별로 나누어 보면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외국 유명대학에서 MBA 과정을 마친 뒤 주로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거나 국내 대학의 경영학 석사 또는 박사 학위 소지자들로 주로 국내 컨설팅회사나 대기업 연구소 등에서 활동하는 경우, 마지막으로 실무 경력자 출신들로 이들은 보통 대기업 출신이 많으며 특정 분야 전문가로서 주로 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회사에서 일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외 컨설팅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의 말에 의하면 경영컨설턴트가 되기 위한 현실적인 요건 중 첫째는 『반드시 경영학 전공자이거나 관련 학위 또는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국내컨설팅 업체들은 경영학 석사이상의 학위를 필수로 하고 있다. 단 외국계 컨설팅사의 경우 비교적 자체 교육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채용할 때 학부출신이라도 차별은 없으며, 또한 전공을 불문하나 이 경우에도 2∼3년후 승진을 위해서는 대개 MBA 취득을 요구하며 학비 등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둘째, 외국계든 국내 회사든 반드시 경영컨설팅 회사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역시도 혼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사례도 있지만 예외적인 경우이다. 따라서 컨설턴트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은 국내에서든 외국에서든 지명도가 있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컨설팅사에 취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컨설턴트들의 연봉?
「Journal of Management Consulting」지는 지난 98년 미국 내 196개 컨설팅사들을 대상으로 컨설턴트들의 연봉 자료를 조사하여 발표한 적이 있다. 자료에 의하면 신입 단계에서 파트너까지 보통 4∼5단계의 직급으로 나뉘는데 연봉수준은 보통 신임인 연구원급은 $30,788/ 주니어 컨설턴트 $40,000/ 컨설턴트 $51,500/ 선임컨설턴트 $63,139/ 수석 컨설턴트 $79,721/ 파트너는 $140,000 정도이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회사들의 일반적인 수준을 보면 연봉기준 초임은 2,800∼3,500만원 수준이고 이후로는 교육과정이나 업무수행 경력에 따라 자신의 능력만큼 받는데 경력 5년 정도의 컨설턴트는 6,000만원∼1억원 정도이고 임원직전 단계인 매니저급은 1억∼2억원 정도이다.
국내 컨설팅사의 경우는 학부출신은 뽑지 않고 석사이상을 선발하기 때문에 초봉은 3,500∼4,000만원 정도이고 경력 7, 8년 차의 중견 컨설턴트의 경우 7∼8천만원, 임원직전단계의 수석 컨설턴트의 경우는 1억∼1억5천 정도이다.
외국계와 국내 컨설팅사의 연봉분포 특징을 보면 국내 컨설팅사는 석사 이상을 선발하기 때문에 초임이 더 많은 편이고, 같은 수준의 경력 내에서는 편차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계 컨설팅사의 경우는 국내석사출신과 학부출신의 차이를 두지 않기 때문에 초임은 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며 능력별 편차도 더욱 크게 벌어진다.
컨설턴트들 어떻게 일하나?
관련 통계에 따르면 프로젝트 수행 중에는 보통 주당 100시간 이상을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수가 높은 만큼 일도 거기에 상응하는 만큼 힘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외국계의 ㅇ사 컨설턴트인 ㄱ씨는『무작정 고액 연봉에 현혹되어 컨설턴트를 지망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이나 생활방식(삶의 여유를 추구하거나 가정적인 사람은 버티기 힘들다)을 고려하여 과연 자신이 이 직업에 맞는 사람인지를 먼저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컨설턴트들은 프로젝트를 단위로 한 팀으로 묶여 일하는데, 내용에 따라 짧게는 몇 주 단위 길게는 1∼2 년 간 진행하는 경우와 같이 다양하지만 평균 하나의 프로젝트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기간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팀 구성은 프로젝트의 규모와 기간에 따라 달라지지만 매니저(팀장) 1명에 3∼5명의 컨설턴트와 연구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며, 전문 분야와 타 프로젝트 수행 여부를 감안해 상황에 따라 팀 구성원이 결정된다.
컨설팅 프로젝트는 통상 고객회사에서 진행되며 그 기간은 고객회사의 직원처럼 출퇴근한다. 사무실에서 단순히 자료 수집 및 가공·분석, 보고서 작성 등의 서류작업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공장이나 일선 현장 방문, 직원 및 고객 인터뷰, 벤치마킹을 위한 해외 출장 등이 병행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컨설팅의 진행은 현상 및 문제점 파악, 분석 및 원인 규명, 해결책 개발 및 평가, 대안 제시 및 실행 등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취재:정재욱 기자>
세계 경영 컨설팅 시장,
국내시장의 외국계 수성전략과 토종의 탈환의지
세계 경영 컨설팅 시장은 2001년 현재 약 730억 달러(약 95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경영 컨설팅 시장은 미국이 전체 시장의 약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나 점차 유럽, 아시아, 남미 시장의 비중이 증가되고 있다.
컨설팅 업체 측면에서 보면 상위 20 개 사의 매출이 전체 시장의 약 75%를 점유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컨설턴트 1인당 연간 매출액은 약 15∼50만불 정도이다.
국내 경영 컨설팅 시장은 90년대 이후 매년 20∼30%의 높은 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의 규모는 보통 1조원 내외라고 알려져 있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가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외국계 컨설팅 회사는 90년대부터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여 IMF를 계기로 급속히 성장해 현재 약 30 여 개 사가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컨설팅 회사로는 컨설팅 영역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데 전략 컨설팅사로 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베인, AT 커니 등이 있으며, 운영 및 종합 IT 컨설팅사로는 액센츄어, PwC, 딜로이트 등으로 분류된다. 또한 인사 조직 전문 컨설팅사로는 타워스페린, 왓슨와이어트, 윌리암 머서 등을 들 수 있다.
국내의 전문 경영 컨설팅 회사로는 종합컨설팅을 제공하는 한국생산성본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한국표준협회컨설팅 등이 대표적이며 회계관련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회계법인들과 (주)한국기업평가와 대기업의 연구소등에서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계 회사들이 진출한 90년대부터 지금까지는 국내 컨설팅 시장은 외국계 컨설팅사들의 압승이었다고 할 정도로 국내 회사들이 열세에 있었다.
외국계 컨설팅사들은 세계적인 네트워크와 지명도 등과 함께 오랜 경험과 전문화된 컨설팅 기법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능률협회컨설팅의 김희철 팀장은 『외국계 회사들은 국내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전략적인 지침만 던져줄 뿐 실제 실행단계에 있어서는 약점이 많다. 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컨설팅사에 비해 최소 2∼3배의 수임료를 받았지만 지금은 큰 차이가 없다』고 전한다.
또한 생산성본부의 김익택 부장은 『국내업체가 상대적 열세에 있는 세계 네트워크를 보완하기 위해 각 국의 컨설팅사와 제휴를 모색하고 있으며 장래에 세계최대의 시장이 될 중국을 겨냥하여 지사설립 등의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외국계 컨설팅사들도 가격에 비해 실속이 없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현장실천을 중시하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 베인의 정지택 컨설턴트는 『우리는 이상적인 보고서만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가시적인 성과를 고객들이 얻을 수 있도록 실행단계까지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강조한다. 등소평의 말처럼 희든 검든 고양이는 쥐만 잘 잡으면 그만이다.
국내 토종회사든 외국계 회사든 상관없이 고객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컨설팅사가 좋은 회사이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리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한국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