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중독과 기독교 파시즘
박성철 지음. 새물결플러스. 2020.
서문
- 권위주의에 익숙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는 강력한 권위주의를 표출하는 종교지도자(혹은 집단)에게 매력을 쉽게 느끼므로 종교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종교적 권위주의에 익숙한 사람들은 더욱 강력한 권위주의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기에 ‘정치적 종교’로써 ‘파시즘’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제1부 권위주의와 차별
- 한국교회의 위기는 교회가 양적으로 성장하지 않는데 있지 않고 ‘교회 성장’ 자체가 교회의 존재 이유가 되어버렸다는 데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양적 성장이 정체된 현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론에 집착한다면 결코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 기독교 근본주의를 대표하는 주요한 두 가지 특징인 권위주의와 차별의 문제는 권위주의적 종교로 변해 가고 있는 한국교회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제1장 권위주의의 문제
- 권위는 인간관계 속의 우열 관계에서 발생한다. 그것은 우열 관계의 성격에 다라 ‘이성적 권위’와 ‘금지하는 권위’로 나눌 수 있다.
- 권위는 권력으로 쉽게 전환되기 때문에 권위주의는 정치권력과 관련된 문제를 발생시킨다.
- 권위주의적 성격은 상위 권위에 맹목적으로 복종함으로써 피학적 쾌감을 느끼고, 하위 권위에 가혹한 잔혹성을 발휘함으로써 가학적 쾌감을 느끼는 왜곡된 심리 상태에서 발생한다.
- 근대 사회는 인류에게 계몽의 열매를 안겨주었지만 계몽의 시대는 전통적으로 신뢰를 보내었던 대상을 제거함으로써 불확실성의 시대를 열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사교 집단과 전근대적 종교 전통에 집착하는 현상은 바로 불확실성의 시대가 주는 불안을 권위주의를 통해 회피하려는 왜곡된 자기방어 기제에 기인한다.
제2장 권위주의적 사회와 차별 기제
- 권위주의는 차별 의식을 강화한다. 특정한 사회적 대상에 대한 차별을 가능케 하는 기제는 권위주의적 성격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 한국교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성 차별, 성 소수자 차별, 경제력에 의한 차별 등과 같은 다양한 차별 현상들은 교회의 보수적 전통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가 팽배한 사회적 환경에 의해 교회가 병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 인종차별주의, 성 차별주의, 경제적 계급 차별주의
제2부 종교 중독
- 종교적 욕구는 모든 인간이 가진 기본적 욕구 중 하나이다.
- 종교 중독은 종교의 심리적 측면이 심각하게 왜곡될 때 발생하는 것이다.
- 일중독이 노동의 가치를 왜곡하는 것처럼 종교 중독은 종교의 가치를 왜곡한다.
제1장 종교 중독의 이해
- 일반적으로 중독은 통제력의 상실(어떤 행동을 도저히 중단할 수 없는 상태), 강박적인 집착(인간 욕구의 자유를 제한하는 강박적이고 습관적인 행동), 관계의 종속성(집착 대상에 노예가 된 것)이라는 현상으로 표출된다.
- 하지만 중독 대상에 대한 강박적 행위는 중독자가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스스로 그 행동을 하려고 한다고 착각하기에 병리적 증상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 종교 중독은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과 관련하여 첫째, 그것은 통제력 상실이라는 측면에서 ‘하나님과의 관계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종교에 파괴적이고 위험스러울 정도로 몰두하는 것’이다. 둘째, 중교 중독은 강박적 집착이라는 측면에서 ‘기분을 향상시키기 위해 종교적 행위를 되풀이 하는 것’이다. 셋째, 그것은 관계의 종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종교적 활동의 의도가 하나님으로부터 벗어나 감정적 중요성이 사람이나 프로그램에 끌려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 종교 중독의 대상은 특정한 종교 행위에서 종교 집단 그리고 그 집단의 지도자에게로 옮겨가는 경향을 보인다.
- 중독은 현실도피 욕구와 밀접하게 연관 되어 있는 만큼 그 정당화의 기제를 종교 집단이나 지도자에게서 발견할 때 종교 중독에 빠진다. 사실 종교 중독자의 강박적인 종교 행위는 현실의 고통을 해소하려는 욕구의 표출일 뿐이다.
- 한국 사회에서 권력 중독은 열정으로 쉽게 포장 된다.
- 흑백 논리에 빠진 종교 중독자는 스스로 선의 기준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항상 상위 권위를 가졌다고 믿는 타인의 인정에 집착한다. 이를 위해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도 기꺼이 희생하고 극단적인 폐쇄성을 정당화 한다.
- 종교 중독자의 극단적인 폐쇄서은 그가 속한 종교 집단이나 지도자를 반대하거나 배교했다고 낙인찍힌 사람들을 향한 폭력성으로 표출된다.
제2장 한국교회 내 종교 중독의 문제
- 한국교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은 군사 독재 세력과의 공생 관계 속에서 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한국 사회 내 권위주의가 팽배할수록 억압적인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종교적 열광 상태가 요청되었고 소위 ‘성령 체험’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종교 집단과 지도자에 대한 맹신은 종교 중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교회 내 종교 중독이 심화될수록 근본주의적인 교회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신천지’와 같은 사이비 집단에 쉽게 빠지는 것도 더 강력한 종교적 권위를 지향하는 종교 중독이 낳은 어두운 그림자이다.
- 한국교회 내 종교 중독의 폐해는 교회의 사유화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교회 세습의 문제는 교회 사유화의 대표적인 문제다. 교회의 사유화는 교회의 공교회성에 대한 거부이며, 이는 그리스도를 교회의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행위다.
- 종교 중독자는 사유화된 교회에서 오히려 담임 목사와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느낀다. 교회의 사유화는 종교 중독 증상을 보이는 교회 구성원들의 공동의 이익을 파괴하지만 종교 중독자는 그것이 자신에게 더 유리한 결과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채 만족스러워 한다.
- 종교 중독으로 인한 인지 왜곡은 교회 지도자 숭배를 부추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교회 세습을 담임 목사에 대한 숭배라는 종교 중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 물질적 풍요를 위해 섬기는 초월자는 고등 종교에서 말하는 인격적인 신이 아니라 숭배자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하등 종교의 초월적이고 신비한 힘일 뿐이다.
제3부 기독교 근본주의
- 기독교 근본주의의 종교 병리적 문제는 권위주의에 대한 강박적 집착과 연관되어 있다. 왜냐하면 종교심리학적 측면에서 근본주의적 종교 의식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정통주의적 신앙’에 대한 극단적인 욕구인데, 이러한 욕구는 권위주의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정치적 영역에서는 극우 정치 집단과 쉽게 결탁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독교 근본주의는 우파 세력의 정치적 기반이다.
- 기독교 근본주의와 파시즘은 공적 영역에서 유사한 의제들에 관심을 보인다. 이는 근대성에 대한 거부를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배태주의라는 기독교 근본주의의 특징을 파시즘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장 기독교 근본주의의 문제
- 일반적으로 보편적 인류애에 대한 가르침 없이는 세계 종교로 발전하기 어렵다. 하지만 특정 종교에 대한 확신을 가진 사람들은 일정 부분 타 종교에 대해 배타성을 보인다. 종교가 건강할 경우 보편적 인류애에 대한 가르침이 종교적 배태주의를 제어한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종교적 배타주의는 공격성이나 폭력성으로 표출된다. 배타주의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 중 하나가 문자주의이다.
- 권위주의는 기독교 근본주의의 주요한 특징이다.
- 종교적 도덕주의는 이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규정하고 공격성을 표출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특히 우파나 극우 세력이 기독교 근본주의와 결탁할 경우, 종교적 도덕주의는 정치적 도덕주의와 밀접한 상호작용을 통해 폭력적인 공격성을 표출했다.
- 기독교 근본주의는 전근대적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한다. 가부장제에 대한 집착은 성서의 가르침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가치의 전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종교 병리적 현상이다.
- 기독교 근본주의는 세속적인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를 종교적으로 정당화한다. 이러한 가치 전도 현상은 경제적 풍요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자본주의를 주물화 하는 종교 중독의 특징과 유사하다.
-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편집증적 반공주의’에 집착하는 이유도 번영신학과 신성화된 지본주의의 부정적인 영향력 때문이다. 해방 공간에서 심화되었던 좌우의 이념적 갈등은 남한 사회에 편집증적 반공주의가 형성되기 좋은 토양을 만들었고 한국전쟁은 이를 심화시켰다.
제2장 기독교 근본주의와 분단의식
- 기독교 근본주의는 자신들의 가치와 충돌되는 집단과 대화나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단절과 배제라는 극단적인 방식을 선호한다. 기독교 근본주의는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세상을 바라본다.
- 기독교 근본주의는 정치적 권력이나 사회적 헤게모니를 획득하지 못했을 때는 분리주의나 게토화를 주장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물리적 억압을 통해 자신들의 가치를 실현하려고 군사주의와 쉽게 결탁한다.
- 이데올로기의 절대화는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 그리고 혐오를 부추긴다.
제4부 기독교 파시즘
제1장 파시즘의 이해
- 파시즘은 정치적 종교다. 파시즘을 유지하는 인식론적 기반에는 개인숭배가 자리 잡고 있다.
- 파시즘은 전체주의적 독재체제를 지향한다. 전체주의란 사회적 삶 전체에 대한 영구적인 정부 통제의 확장이다.
- 파시즘은 국가주의를 주장한다.
- 종교적 파시스트들은 ‘특정한 종교가 공적인 삶에 철저히 침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종교가 공적 영역을 마음대로 지배하도록 허용’ 한다.
- 기독교 파시즘은 경제적 차별이나 경제적 양극화를 종교적으로 정당화 한다.
제2장 현대 사회와 기독교 파시즘
- 네오-기독교 파시스트들은 독재자의 권위적 정치 행위에 종교적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지도자를 이상화한다.
- 네오-기독교 파시즘은 군사주의를 미화한다.
- 근본주의자들이 사회적, 정치적 영역에서 폭력성을 쉽게 표추라는 이유는 악으로 정립된 대상에 대한 폭력성은 죄악이 아니라 ‘악에 저항하는 행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 편집증적 반공주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제나 파시즘의 가장 효과적인 선동 도구다.
제5부 정치와 디아코니아
제1장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
- 그리스도인들은 오직 익명으로만 기독교와 함께 정치적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다.
-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는 교회의 정치화가 아니다.
- 구분되지만 분리되지는 않은(세상의 가치에 물들지 않고, 동시에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이 세상 속에서 실천하는) 교회와 세상의 관계가 진정한 대립이다. 따라서 진정한 대립은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참여의 기반이 된다.
제2장 정치적 디아코니아
-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
- 출애굽적 법칙이란 교회가 기존의 인위적이고 제도적인 것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각성해야 하는 사명을 의미한다. 교회가 진정으로 가난하고 병든 자, 약한 자들을 섬기려면 결코 현실의 기득권에서 안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