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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16
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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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코리아
얼마 전 폴란드에서 큰 홍수가 발생하자 폴란드 총리가 "비버 때문에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어요. 비버가 굴을 파고 댐을 만드는 과정에서 강둑이 손상되는 바람에 홍수 피해가 더 커졌다는 거예요. 이 주장에 일부 생물학자들은 정부가 대처를 잘못해 놓고 비버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며 총리를 비판했죠. 총리 발언 때문에 한때 멸종위기까지 몰렸다 개체수를 회복한 비버가 무분별한 사냥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어요.
난데없이 정쟁의 대상이 된 비버는 주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아메리카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럽에도 살고 있답니다. 유선형이면서도 딴딴한 몸집, 납작하고 비늘로 뒤덮인 꼬리, 물갈퀴가 달린 뒷발 등은 비버들이 가진 공통점이죠. 다만 유럽에 사는 비버는 머리뼈가 상대적으로 더 가늘면서 길쭉하고, 꼬리 너비는 좁고, 털 색깔도 다소 옅은 편이에요.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독일·체코·헝가리 등에 살고 있어요.
다 자라면 몸길이는 1.3m, 꼬리길이는 30㎝에 이르는 비버는 지구의 북반구에서 가장 덩치가 큰 설치류예요. 물에 댐을 짓는 습성으로 유명하죠. 앞니로 나무를 갉아서 가지를 잘라내요. 여기에 진흙과 돌을 섞어 단단한 댐을 만들죠.
어떤 사람들은 이 댐이 비버의 집인 줄 아는데, 사실은 집이 아니라 일종의 담벼락이랍니다. 초식동물인 비버는 늑대 등 육식동물들이 아주 좋아하는 먹잇감이에요. 비버는 이들의 공격을 피해서 물가에 집을 지어요. 비버는 뭍에서는 동작이 굼뜨지만, 헤엄과 잠수 실력은 일품이거든요. 그런데 강이나 냇가 같은 곳에 집을 지으면 애써 지어놓은 집이 물살에 떠내려갈 수도 있어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보금자리 근처에 댐을 지어 물살을 약하게 하는 거랍니다.
비버가 짓는 댐은 주변 동식물들에게도 도움이 된대요. 우선 댐 자체가 물고기와 작은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하고요. 물살이 느려지면 토양 침식도 적어져 땅이 불모지가 되는 일도 막아주죠. 이렇게 보면 비버 때문에 홍수 피해가 커진다는 말이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아주 근거 없는 말은 아니라고 해요. 왜냐하면 비버는 때로는 강둑에 굴을 파고 들어가 살면서 이 부근에 댐을 짓는데, 이 경우엔 둑이나 제방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대요.
대표적인 설치류인 쥐의 경우 눈도 뜨지 못하고 털도 제대로 나지 않은 벌거숭이 채로 태어나 빠른 속도로 자라는데요. 갓 태어난 비버 새끼는 몸길이 30㎝, 꼬리길이 8㎝로 웬만한 쥐보다 훨씬 커요. 생후 10~12주는 돼야 젖을 떼는 등 설치류치고는 성장 속도가 아주 느리답니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모습의 비버는 캐릭터나 마스코트로도 인기가 많은데요. 대표적인 게 '잔망루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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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망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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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