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가 묻고 교무가 답하다] 육아와 일, 두 가지 다 잘 하고 싶어요
김도준 교무
Q.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좋은 엄마’와 ‘인정받는 나’라는 두 가지 모습을 다 놓고 싶지 않은 것은 욕심인가요?
A. 정산종사께서는 “마음에 발원이 없고 향상코자 노력함이 없는 이는 곧 살았으되 죽은이니라”라고 하셨습니다. 말씀과 같이 어떤 분야에서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마음은 당연한 것이며, 스스로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다만, 향상심으로 노력하는 중에 생길 수 있는 ‘마음의 경계’는 늘 주의할 일입니다. ‘좋은 엄마’와 ‘회사에서도 업무로 인정받는 나’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요즘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다른 사람들의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보니 좋아보이는 것에 끌리는 마음 경계가 자주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마음을 잘 돌려서 ‘더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의 기준을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는 모습에 두지 않고 ‘부모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을 했는가/하지 않았는가’에 두고 살펴야 합니다. 내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늘 그 이상 해주고 싶기 때문에 때로는 무리해서라도 무엇인가를 해주려고 합니다. 상황에 따라 부모는 해줄 수도 있고, 때로는 안 될 때도 있음을 인정해야 하고, 그럴 때 혹시나 생길 수 있는 ‘나 자신’에 대한 원망심을 경계해야 합니다. 이런 마음이 자칫 우울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배우자에게 생길 수 있는 상대심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 정산종사께서는 ‘부부의 도’ 법문에서 “부부의 도는 첫째 화합이니, 부부가 서로 경애하고 그 특성을 서로 이해하며 선을 서로 권장하고 허물을 서로 용서하며 사업을 서로 도와서 끝까지 알뜰한 벗이 되고 동지가 될 것이요”라고 했습니다. 부부 사이에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라는 마음이 생기면 배우자에게 원망, 혹은 서운한 마음이 들기 쉽습니다. 특히 서로 직장 생활을 하는 경우 각자의 역할을 분담할 때 생길 수 있는 ‘내가 이만큼 하니까 저 사람도 이만큼 해야 한다’는 마음경계를 살피면서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육아가 추가되면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더해지기 때문에 각자 해야할 일을 확실히 하고, 서로 배려할 부분은 확실하게 배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남성 연예인들의 육아 모습을 보여주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사실 남녀에 관계없이 일과 육아를 함께 하는 모두가 슈퍼맨, 영웅입니다. 하지만 1년 365일 언제나 슈퍼맨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나타나는 마음경계를 잘 살피고 부부가 서로 화합하며 알뜰한 가정을 만들어가도록 함께 공부해야겠습니다.
/교정원 정보전산실
[2024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