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사람, 천한 사람
요즘 돈푼깨나 있다는 사람들이 너무
호사스럽게 산다고 말썽이 일어나고 있다.
몇 억 원을 주어야 굴릴 수 잇는 외국산
승용차가 불티니게 팔리고 몇 천만 원짜리
털코트가 순식간에 팔려 나가고 백만 원짜리
어린이 장난감이 날개돋친 듯이
잘 팔리는 세상이다.
식사 한 끼에 몇 십만 원식 지불해야 하는
호텔의 식당은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고
주말이나 연휴의 관광지, 온천장의 호텔은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도 어렵고
한 세트에 몇 천만 원을 하는 외국산 가구며
몇 백만 원을 호가하는 수입 옷들이
나보란 듯이 잘 팔리는 그런 세상이 되었다.
시계도 외국제요, 양복도 외국제요,
넥타이도 외국제요, 심지어 손수건까지도
외국제 백만 원짜리를 쓰는 얼빠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면 왜 이런 철없는 호화 생활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왜 이렇게 외국제만 즐겨 찾는
과소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허영과 사치는 귀한 사람이 되어
귀한 사람 대접을 받고 싶은 허욕에서
비롯된다.
″나는 이만큼 돈이 많은 사람이요,
나는 이 정도로지체가 높은 사람이다″하는
것을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비싼 옷
비싼 바지, 비싼 시계, 비싼 목걸이를 차고
비싼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허영과 사치, 최고급 외국제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과시욕 없는 사람이 없고
자기를 과시하기 좋아하는 사람치고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돈 많은 사람이 귀한 사람이요,
지위가 높은 사람이 귀한 사람이요
최고급 호화스런 생활을 하는 사람이
귀한 사람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어느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소매치기 전과
12범이 호화주택가에 살고 있었는데
그 동네에서는 그를 돈 많은 기업인으로
알고 있었으며, 또 얼마 전에는
마약계의 대부가 구속되었는데
어마어마한 호화주택에 그럴 듯한 기업체까지
거느리고 있었다는 게 세상에 알려졌다.
무슨 짓을 해서 돈을 벌든 돈만 많으면
귀한 사람 대접을 받고 귀한 사람 행세를 하고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재산만 많으면
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착각 때문에
지금 이 세상은 갈수록 아수라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어떻게 이르셨던가?
귀한 집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귀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돈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귀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지위 높은 사람이라고 해서
귀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면 정말 귀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사람의 귀하고 천함은 하는 짓거리,
곧 행실에 따라 귀한 사람도 되고
천한 사람도 된다고 하였다.
바른 생활, 바른 눈, 바른 말,
바른 노력으로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귀한 사람이요,그릇된 생각, 그릇된 눈,
그릇된 말, 그릇된 일을 하는 사람은
천한 사람이라고 이르셨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바른 생각, 바른 눈,
바른 말, 바른 노력으로 바른 일을 하는
사람 가운데 과연 한 번 술마시는 데
몇 백만 원을 뿌려야 한다는 최고급
룸살롱에 가는 사람이 있을까?
바른 생각, 바른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몇 천만 원짜리 털코트를 입는 일이 있을까?
정직하게 일하고, 정직하게 받고,
정직하게 저축한 사람이 몇 억짜리
물방울 다이아 반지를 끼고 다닐까?
정직한 직장에서 정직하게 일하고
정당하게 월급을 받는 사람이 백만 원짜리
장난감을 어린 자식에게 선뜻 사다줄 수 있고
한 끼에 몇 십만 원씩 하는 호텔 식당에서
요리를 사먹일 수 있는 것일까?
정직하게 세금을 내고 정직하게
이익을 남기고 정당한 월급을 주어가면서
정직하게 돈을 번 기업가가 저토록 흥청망청
돈을 물쓰듯 부리고 다니면서
초호화판 허영과 사치를 즐길 수 있을까?
허영과 사치와 방탕을 즐기는 일부
철없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우리 서민들은
저들이 과연 바른 생각으로 바르게 일하고
바르게 벌어서 바르게 세금내고도 저렇게
호화 방탕생활을 즐길 수 있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마약밀매를 했거나, 보속밀수를 했거나,
부동산 정보를빼내서 부동산 투기를 했거나,
협잡을 했거나, 탈세를 했거나 사기횡령을
했거나, 부정을 눈감아주고 뇌물을 왕창 먹었거나,
아무튼 바르지 못한 생각, 바르지 못한 짓으로
너무 돈을 쉽게 벌었기 때문에 쓰는 것도
저렇게 쉽게쓰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바른 생각,
바른 노력, 바른 일을 해서 정당하게 땀흘려
번 돈으로 감히 어떻게 몇 억짜리 승용차에,
몇 천만 원 짜리 털코트에 몇천만 원짜리
보석을 휘감고 다니며 한끼 식사
한번 목욕에 몇 만원 몇 십만 원씩을
뿌릴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초호화생활자,
허영과 사치와 방탕을 즐기는 자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무언가
구린 데가 있을 것이라는 예기가 아닌가!
"나는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서 이렇게
왕창왕창 쓰고 다닙니다."
허영과 사치와 방탕과 호사생활을 나보란 듯이
하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제 구린 데를
만천하에 광고하고 다니는 셈이다.
세상에 이처럼 어리석고 멍청한 사람들이 또
어디에 있을 것인가!
분에 넘치는 사치를 하고 다니는 사람,
분수에 맞지 않게 외국산만 좋아하는 사람,
정직하게 살고 바르게 사는 사람들에게
세상 살맛을 잃게 만드는 이 철없는 사람들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대로
천박한 짓거리를 하는 천박한 사람이다.
비록 가난할지라도 바른 생각, 바른 일을 해서
부처님이 이르신 참다운 귀한 사람으로 사는게
사람다운 사람이다.
절에서 법회가 열리는 날,
보석자랑을 하기위해서 주렁주렁 목에 걸고
오거나 손가락에 번쩍번쩍 보석반지를 끼고
오는 철없는 여자들의 모습을 보고
부처님은 준엄하게 꾸짖으신다.
"그 천박한 짓, 언제나 그만두려는고!"
첫댓글 네 내 지경을 넓히란 말씀이 새록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