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부산강의가 있었던 날입니다.
문득 강의 중에 부산지도를 찾았습니다.
부산시 동래구 사직동..
저의 고향입니다.
부산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아직도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듯 하고
어릴 적 아픔으로 인하여 아직도 코 끝이 찡~해집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까
지나간 과거를 솜사탕 먹듯이 야금야금 먹었나 봅니다.
이젠 과거의 기억들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오늘은 지도 속의 부산 동래구 사직동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고통 가득하였던..
꿈 하나 없었던….
늘 과자가 먹고 싶었지만 과자 살 돈이 없었던…
양과자는 이웃집 친구집 방문에 의하여 처음 먹어 보았던….
희망이라곤, 우리 행님, 우리 누나 학교에서 선생님께 맞게 하지 말아 달라든..
엄마, 아빠도 없이 학교 다니는 우리 행님, 누나 학교생활 잘 하게 해 달라든..
그러한 꿈만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정작 본인은 말도 변변치 못하는 주제에…
언제나 두꺼운 옷에..
목에는 때가 가득한 남루한 옷차림의 아이였던..
운동회 날에는 학교에 가지 않았던….
가방하나 없어서 누나의 사직여중 보조가방을 들고 다녔지만
늘 꿈과 희망 만큼은 우리 누나, 우리 행님 슬프지 않게 해달라던
철없던 시절의 꿈이었습니다.
부산 지도 속에는 30년 동안 잊혀졌던 단어들이 속속 눈에 들어 왔습니다.
금강초등학교, 내성중학교, 사직동 치안센터, 사직구장.. 사직시장
잊혀져 버린 추억들도 기억의 샘에서 다시 샘 솟았습니다.
고모부님께서 사주신 과자 한 봉지가 그렇게 좋아서 야금야금 먹었던…
어릴 적 길을 잃어서 사직동 치안센터 경찰누나 품에 있었던…
국기 하강식 할 때 동사무소 앞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던 개구쟁이 모습
저녁에 과자가 먹고 싶은 날에는 누나랑 행님이랑 같이 생라면을 먹고 싶어서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엄마가 오면 돈 갚는다고 하면서 생라면을 가지고 와서
뿌아서 먹든 모습.
한번에 제가 심하게 아팠습니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아픈 저의 모습을 보고 역정을 내셨습니다.
“돈도 없는데 아프다고”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식은땀은 잘잘 흘렸습니다.
그 날 아침 아버지는 저의 모습을 보고 괜찮냐고 여쭈어 보시 더만
갑자기 열병을 앓은 저의 모습에는 애처로움을..
열병으로 인하여 목의 때가 그대로 베개에 쓰며 들어 말도 못하게 지저분한 베개를 보시고
는 이윽고 역정을 내셨습니다.
“좀 씻고 살아라고.”
아버지가 무서워서 울었고, 몸이 아픈 나의 모습이 서글퍼서 울었고,
거지새끼처럼 지저분한 저의 몸에 울었고,
지저분한 저의 몸 만큼이나 더 지저분한 베개를 보고 울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너무 슬퍼집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약하디 약한 저의 환영이 불쌍해서 슬픈 것이 아니라
그렇게 역정을 내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은 제가 초등학생의 아버지로써 그 아버지의 마음이 너무 아파서 슬퍼집니다.
누군 가난하고 싶어서 가난 했겠습니까?
누군 부자가 되기 싫어서 가난 했겠습니까?
울어도 울어도 바다와 같은 눈물을 흘린다고 하여도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진 않습니다.
그러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어도
가난은 그림자처럼 아버지의 몸에서 떠나 가질 않았습니다.
그런 가난의 그림자를 저에 와서야 겨우 깨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멀기에 지금의 작은 이룸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저의 30년 전의 모습은
하늘을 쳐다보아도 웃음이 나오지 않았고
땅을 쳐다보면 보아도 웃음이 나오지 않았고
세상을 쳐다볼 때는 눈물이 꽃잎처럼 뚝뚝 떨어지는 시기였습니다.
가난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병입니다.
아니 가난은 누구나 겪었던 병인 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으로써 태어남이 한 생명의 선택이 아니듯
우리가 태어남에 있어서도 본의 아니게 사회의 계급 속에 우리는 태어나는 것입니다.
누구는 떵떵거리는 집에 태어나고
누구는 행복한 가정에 태어나고
누구는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서 한 평생을 후회만 하고 살수도 있는 것입니다.
35년 전의 가난은 제가 선택한 가난이 아니었습니다.
35년 전의 고통은 제가 책임질 고통이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하나 가난한 집에 태어난 태생적 잘못으로 인하여 당해야 하고,
겪어야 해야 하는
필연적인 삶의 아픔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러한 고통과 아픔이 하나의 추억이 됩니다.
혹자들도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죠
“지나간 가난이 님을 이렇게 만들었다고요…”
“가난은 돈 주고도 못 사는 경험이라고요…”참 웃기는 자짱입니다.
가난을 왜 돈 주고 경험해야 하는지….
가난이 가난뱅이를 만들 확률이 높습니까?
가난이 부자를 만들 확률이 높습니까?
다 웃기는 자장 같은 말들입니다.
우리에게는 부자집에 태어날 선택권과, 가난한 집에 태어나지 말아야 할 선택권이
없습니다. 운명의 장난에 의하여 지금도 부자집에서 축복 받는 삶이 태어나며
가난뱅이에 심지어 입양까지 당해야 하는 삶이 동시에 태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태어남의 선택권이 없습니다.
다만 태어난 이후의 선택권만 있을 뿐입니다.
가난뱅이의 삶을
돈에 쪼달리는 보통 서민의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가난을 이기며 서민의 굴레를 벗어 던지우는
부자의 삶을 살 것인가는 여러분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원초적 태어남이 후천적 삶까지 연결된다면 우리는 살아가는 재미가 없을 것입니다.
저처럼 가난한 집안의 막내아들이 지금도 가난한 집안의 가장이라면 재미가 없을 것입니다.
아니 그것은 거대한 슬픔일 것입니다.
나의 삶으로도 충족되지 못하고, 우리의 아들, 딸에게도 그러한 삶의 고통을 준다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이겠습니까?
우리는 가난뱅이의 자식으로는 태어날 수는 있어도
우리 자식들에게까지 가난의 굴레를 넘겨 줄 의무는 없습니다.
가슴 시리도록 아픈 가난은 우리 대에서 끝장을 내고
우리 자식들 세대에는 웃음 가득한 나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교수님. 오늘 하루도 힘 찬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자식에게 힘든 삶을 주고픈 부모가 어디있겠습니까...
교수님의 이런 진솔한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잊고싶은 과거와 언제나 당당히 맞서는 교수님 멋지십니다. 진솔한 글 감사합니다.
부산.. 같은동향이시네요 저도 객지에서 열심히 일했는데 주식 부동산 나름투자를 하였는데 실력이 많이 부족하였습니다..
늦었지만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새롭게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교수님 고향이 부산이었군요~
저는 부산에서 쭉~~ 살고있어요.
8~9년전에 서면 영광도서에서 교수님 강의 들은적 있는데...
오늘 우연히 온라인 강의가 있어 듣다가 이곳까지 와서 교수님 글 보며 동기부여 받고있습니다.
가슴이 찡해요 ~무정하신 아버지~ 먹고사는것이 우선이다보니 ~애정으로 갈 마음의 여유없었나봐요 ~ 지금 멋지게 사시는 모습 있잖아요 ~화이팅~
교수님께 많을 걸 배우고 싶습니다. 1.19일인가요? 팝캐스트에서 분양권아파트에 대해서 공개강좌가 있으시다고 했는데 언제 하는지 알려주세요. 꼭 참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난을 물려줄 의무는 없습니다..
머리에 각인하고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부산입니다ㅎㅎ
가난에서 탈출하겠습니다
슬프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한번 해봅니다
정말 신선합니다 기존의 부동산강의하고 많이다름을 느끼네요. 감사합니다.
마음이 짠하니~ 아려옵니다.. 앞으로는 그가난이상으로 행복하고 풍요한삶 누리시길 빕니디>.<..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가난 신물 납니다
저도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내가 거실보드판에 평범하게살자라고
썼는데 제가 평범하게살자=가난하게살자
라고 적었습니다
맘이아프네요 옛날생각이나서... 우리부모님들의 고생이느껴집니다 모든어머님아버님들께 깊이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의 인고가있었기에... 화이팅 아자
그렇게 할수밖에 없던 부모님마음.
.이제는 이해할수 있습니다.
우리 지난 가난한시절의 현실이였지요..
가슴 뭉클해지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올바른 지혜가 필요한 요즈음인것 같습니다.
저도 부산 동래예요~ 부산이라는 단어는 표현이 안되는,,, 종합,전체같은것입니다 / 경제관념이 없어서 가난하였지만 이젠 가난안할려고가난과 등돌렸습니다 부자나무과의 어린부자나무를 좋은토양에 심었습니다 좋은글감사합니다
정말 가난하게자란걸 잊고살았던
우리어릴때 많은사람이격었던 가난이 생각나는군요.
앞으론 가난하게 살기싫더라구요
열심히 부자로사는걸 생각하고 열심히공부해야겠어요
와.. 좋다.. 그래서 웃던시절 이지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어린 시절 지내던 곳을 가보고 싶네요. 마음 가짐을 새롭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독한 가난이란 선물이 어린애들에게 빨리 철들게 하는거 같습니다. 지독한 가난을 부모님 탓만 한다면 평생 그렇게 살다가 죽을 것 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진솔한글에 감동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지난 어린 삶을 보는듯하여 눈시울이 붉어졌고, 현재도 그 가난으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어 더 슬픕니다. 말씀대로 더 나은 미래, 부자 미래를 위하여 더 힘을 내고 실력을 쌓겠습니다.
삼실에서 자꾸 눈물이 나서 맘이 너무 아프네요. . 옛생각이 납니다. 그러한 시절이 있었기에 교수님의 현재의 훌륭한 모습도 있는것 같습니다. 자라온 시간들이 감동입니다. 아름다운 부자가 되고 나서 지나간 시간들의 아픔은 추억인거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교수님,...교수님께서 그 지도를 보실 때
만감이 교차하는 그 눈물이 목이 메이게 했을거라는
그 상황에 조심스러운 공감을 표현하고 싶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교수님의 그 섬김이 해같이 빛나길 기원합니다 ~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현재만 보고 부러워하는것같습니다 그들의 과거의 고통을 모르고~~ 어릴때의 가난이 교수님의 밑거름이 되신게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가슴 먹먹한 글
잘 읽었어요. 초등학교 시절을 선명하게 기억하시니
현재도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