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쓸개)은 간 바로 밑에 붙어 있는 주머니 모양의 장기로 우리 몸의 우상복부에 위치하며, 간에서 분비된 담즙을 농축시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장기이다. 담낭용종은 담낭 자체의 점막이나 점막 하층이 담낭 내부의 공간으로 돌출하는 일종의 혹 같은 것으로 영어로는 ‘폴립 (Polyp)’이라고 한다. 대부분 증상을 동반하지 않아 초음파 검사와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 등을 통해 우연하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용종은 인구의 약 5~10%에서 발견되는 비교적 흔한 병변으로 특히 복부초음파 검사가 건강검진 등을 포함한 임상 진료에 도입된 이래 발견 빈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모든 담낭용종이 위험한 것일까?
=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담낭용종의 종류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담낭용종은 선종과 선종 암을 포함하는 종양성 용종과 콜레스테롤 용종, 선근종증 등을 포함하는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눌 수 있다. 우연하게 발견되는 대부분의 담낭의 용종은 악성화 가능성이 없는 비종양성 용종이고, 10% 미만에서 종양성 용종으로 진단된다.
콜레스테롤 용종은 전체 담낭용종 병변의 약 6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용종으로, 콜레스테롤증의 한 형태로 대부분 크기가 작고 다발성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점차 개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선근종증은 과증식된 점막이 근층 내로 함입되면서 용종처럼 관찰되는 경우로 담낭용종의 25%를 차지한다.
선종은 대표적인 종양성 용종으로 보통 단일 병변으로 발견되며 크기가 약 5~20㎜이고, 전체 용종의 4% 정도를 차지하지만 선암종으로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어 진단에 가장 주의를 요하는 병변이다.
▲용종이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 용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서 작은 결석처럼 쓸개관이나 담관을 막아 우측갈비뼈 아래 부분의 복통을 특징으로 하는 담선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때는 배꼽 위 가운데나 우상복부가 심하게 아픈 것이 간헐적으로 되풀이될 수 있다. 점막이나 근육층의 비후에 의한 용종이나 염증성 용종인 경우에 크기가 커지거나 범위가 넓어져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는 주로 식사 후에 우측 늑골하부에 뻐근한 느낌이 들며 이 부분을 누르면 압통이 있을 수 있다.
▲담낭용종을 가장 잘 진단하는 방법은?
= 담낭에 용종이 있는지는 복부초음파검사로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담낭용종은 대부분이 크기가 작은 콜레스테롤 용종이며 이러한 경우 수술 등의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수술하기 전까지는 양성과 악성을 완벽하게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이 아직까지 없는 상태이다.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5mm 이하의 콜레스테롤 용종으로 보이는 경우, 더 이상의 검사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용종의 크기가 10mm 내외이거나 무경성인 경우에는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과 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용종으로 진단 후에 치료는 어떻게 할까?
= 담낭 용종의 치료방침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병변의 악성화 가능성이다. 악성화 위험성은 담낭용종의 크기가 가장 중요한 인자로, 2㎝ 이상의 용종은 악성 종양인 경우가 많고 1㎝ 이상인 경우에도 악성화 가능성으로 통상적으로 수술을 권유하고 있다.
6~10㎜ 경우에는 반드시 추적 관찰이 필요한데, 처음 1년간은 3~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를 시행해 용종의 급격한 크기 변화를 확인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고 첫 1년간 크기의 변화가 없다면 그 이후에는 1년마다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추천되고 있다.
환자의 나이도 중요해 50세 또는 60세 이상의 고령에서 처음 발견되는 담낭용종은 악성 용종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하며, 담석이 동반되거나 담낭용종에 의한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도 악성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하지 않는 용종, 언제까지 계속 검사해야 할까?
= 언제까지 담낭용종에 대한 추적검사를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담낭용종을 추적해보면 1㎝ 이하의 용종은 대체로 변화가 없으며 암이 발생하는 경우도 없다는 보고가 있는 반면, 처음 진단 후 8년 뒤에 악성 용종으로 진행한 보고도 있다. 따라서 용종이 발견되면 첫 1년 동안은 3~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그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이상 최소 5년 이상 추적검사를 시행할 것을 추천한다.
악성화 가능성이 있는 용종은 전체의 약 5% 미만이지만, 이런 병변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악성 담낭암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담낭용종이 발견됐다면 증상 및 용종의 악성화 가능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치료방침을 결정해야 한다.
도움말 = 이천우 MH연세병원 소화기내과전문의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