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리에 옷을 입고 / 홍정희
일찍이 피는 꽃들도
늦게 피는 꽃들도
모두가
자기 영역 안에서
존재감 드려내며
시라는 예술로
소리에 옷을 입는다
시 꽃향기 열매
하얀 서리 얹어질 때
예술의 꽃으로
마치 오케스트라 협주곡처럼
장엄하다
2. 고장 난 엄마 / 홍정희
마음이 고장 난 엄마
엄마를 부탁해요
갈 곳 잃은 색연필
그리기
색칠하기
우여곡절 끝에 하나 성공
엄마 아빠 생각만 해도
가슴 먹먹해진다
그리움으로 기억될 것이다
간 사람은 다시 못 오니까..
3. 치 유 / 홍정희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된다"
라는 말이 있다
시의 음률로 땀 냄새 물씬
한 사람의 가슴 앓이를
가라 안 칠 수 있다면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물새를
둥지로 되돌아갈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나는 오늘도 잘 살고 있는 거겠지
4. 입질 / 홍정희
싹트려나
몸 근질근질한 나뭇가지 위로
참새들 자르르 내려앉는다
가려운 곳을 찾지 못해
무작위로
혀로 핥거나
꾹꾹 눌러주는데
가지들 시원한지 몸 부르르 떤다
가려운 곳 입질 끝내고는
후드득 날아오른다
5. 사랑의 열매 / 홍정희
언 손 비비며
빨강 사랑의 열매 가슴에 단다
마음속 불씨 활활 타올라
가난한 이들 앞 길 밝히라고
삶의
모든 것 들을
즐겁게 즐기면서
그래, 사랑해야지
첫댓글 고장 난 엄마
치유
두 편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