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설계를 하기 위해선 우선 현관, 방과 거실, 주방 등을 어떻게 배치할 지를 보여주는 평면도를 그려야 한다.
우선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은 전원의 삶을 꿈꾸면서도 자신이 익숙한 아파트 평면을 그대로 전원주택으로 옮기려는 경향이 있다.
집 안은 아파트 같고, 밖은 숲에 둘어쌓인 집의 모습이 그런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그림이 아닐까한다.
하지만, 도시생활과 전원생활은 생활패턴과 양식자체가 다르다. 전원생활에 맞는 구조를 그려야한다.
전원주택의 구조를 그릴때 참고할 만한 점들을 살펴본다.
아파트 생활은 외부와 단절된 집안에서의 생활이 주를 이룬다면 전원생활은 외부에 개방된 집 밖에서의 생활이 주이다.
주로 밖에서 활동하고 집안에는 먹고 자러 들어오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도시의 아파트와는 달리 전원주택엔 집 안과 밖을 이어주는 중간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발을 벗지않고 앉아쉴 수 있는 지붕을 가진 공간이 필요한데 통나무집에서는 현관 앞쪽에 포치가 그 역할을 한다.
포치에 피크닉 테이블이나 탁자와 의자를 구비해 놓으면 언제든지 쉬고 일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 생긴다.
포치는 휴식도 취하고 음식도 먹으면서 불시에 방문한 동네사람들과 차도 한잔 할 수 있는 그늘이 있는 휴식공간이다.
시골사람들은 자주 이웃집들을 방문하는데 포치같은 접객장소가 없으면 집안으로 사람을 들여야 하는데
농사짓는 시기엔 옷에 흙도 많이 묻어있고 해서 방문한 사람도 맞이하는 사람도 불편함이 있다.
(아래 사진에서 현관 앞쪽으로 튀어나온 지붕부분이 포치이다.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포치가 없을 경우엔 따로 원두막을 만들거나 그늘막들을 설치해 사용하곤 하는데 원두막은 집과 떨어져 있어서 불편하고
그늘막은 바람에 자꾸 날리기 때문에 유지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나 같은 경우도 건축박람회장에서 커다란 그늘막을 구입해서 사용해 보았는데 박람회장은 바람이 없으니 멋있어 보이던 것이
막상 집에서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제대로 사용해 보지고 못했다.
도시생활과 달리 또 필요한 것이 마당이나 텃밭을 가꾸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 장비들을 넣어두는 창고도 있어야 한다.
농사를 좀 지어보겠다고 하면 집의 외부에 별도의 창고를 두는 것이 좋고,
텃밭정도 만들어 보겠다고 해도 도구들을 넣어둘 수 있는 창고가 집 바깥쪽에 반드시 필요하다.
마당과 텃밭을 관리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도구들이 꽤 많고, 비료, 종자 등의 보관에도 필요한 장소이다.
시골 생활이란 것이 살면 살수록 점점 잡다한 짐이 늘어가는 것이 현실이라 외부에 창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많이들 컨테이너를 가져다가 뒷마당에 놓고 창고로 사용하는데 모양도 별로이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내구년한도 짧다.
차라리 집과 어울리게 작은 창고를 하나 지을 것을 권해 드린다.
(통나무로 만든 작은 창고이다. 원래는 차고로 만들었는데 창고로 개조해 사용한다. 차고도 있으면 더 좋다 ㅎㅎ)
집의 난방도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의 전환이니 보일러실도 필요하다.
도시의 가스보일러는 크기가 매우 작지만 시골에서 많이 쓰이는 기름보일러나 심야전기보일러, 화목보일러 등도
크기가 꽤 되기 때문에 별도의 전용공간을 생각해야 한다.
색다르게 고려해 볼만한 점은 아파트의 좌식생활과 대조되는 입식생활에 대해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잠을 자는 공간은 이층에 만들고, 1층 정도는 신발을 신고 들어갔다 나왔다하는 입식구조로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다.
입식구조로 만들면 바닥난방을 안해도 되는 장점이 있고 유지관리도 그리 어렵지 않다.
바닥을 나무마루로 깔고 가끔씩 진공청소기와 밀걸레로 닦아주기만 해도 청결하게 관리가 된다.
벽난로나 난로들 사용하길 원한다면 입식스타일이 오히려 더 사용과 관리가 쉽다.
집의 크기도 중요하다. 평상시 생활하는 사람의 숫자에 맞춰서 집을 지어야 한다.
1년에 몇번 다니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놓지 말자. 놀러오는 사람들은 하루이틀 좀 불편해도 괜찮다.
놀어온 사람들은 마당에 텐트만 쳐주어도 오히려 더 좋아한다. 집을 작게 짓는 것이 여러면에서 더 좋다.
집에 사용하지 않는 빈 공간이 있는 것은 풍수지리상으로도 좋지 않다고 여긴다.
최근 전원주택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이다.
예전의 전원주택들이 40~50평 규모의 2층집으로 과시형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실속있는 20평대의 단층집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꼭 손님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면 별채로 작은 오두막을 지을 것을 권해 드린다.
작은 오두막은 평소엔 서재나 동네사람들 사랑방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손님들이 왔을 경우엔 숙박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아주 높다.
바닥에 구들을 놓는다면 찜질방으로로 활용할 수가 있다.
또한 주인과 손님이 서로 자는 공간이 분리가 되기 때문에 독립성을 좋아하는 요즘 사람들 취향에도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