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과 그 지진이 유발한 쓰나미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일본에서 발생하여 재산과 인명 피해가 극심한 것을 보고, 한반도에도 그 영향으로 대지진이 발생하지나 않을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에는 규모나 빈도 측면에서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반도는 대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본과 지리적으로 매우 인접한 유라시아판 주변부에 위치 하고는 있지만,
첫째,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섭입해들어가는 해구(trench)까지 거리가 멀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이번 지진으로 일본 지각이 평균 수 미터 정도 이동을 하였고 또 우리나라의 지각이 수 센티미터 움직였다고 하지만, 일본으로부터의 거리가 먼 우리나라 지각에 미치는 응력은 약합니다. 그러므로 이 움직임이 우리나라에 큰 지진을 유발(trigger)시킬 확률은 낮습니다. 만일 유발된 지진이 있다고 해도 작은 규모의 지진일 것입니다.
셋째, 필리핀판의 섭입대(subduction zone)의 섭입 각도가 일본 동북부에서의 태평양판의 섭입각도보다 급하여 심발지진이 한반도까지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 서남부의 섭입대가 아닌 지역인 후꾸오까에서 2005년 3월 20일에 발생한 규모 6.7(Mw) 지진은 거리가 가까운 우리나라 남해안 지역에 피해를 입혔습니다. 또한 1975년 2월 4일 중국 요동반도 부근의 해성(Heicheng)에서 발생한 규모 7.3(Ms)의 지진은 평안북도 지역에 피해를 입혔고, 서울지역까지 진동이 있어서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큰 지진은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발생확률을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현 시대의 지진 뿐만 아니라 역사 시대의 지진발생 상황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물론 역사에 기록된 내용이 불확실한 점도 있으나, 과거 약 2천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피해를 입힌 지진은 약 50회 정도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이들 중에는 땅이 갈라져 물과 모래가 솟아오르고, 성곽이 무너지거나, 또는 쓰나미 현상이 일어나는 큰 지진(규모 6.5 내외)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일본 동북부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만큼 큰 지진은 없었습니다.
아래의 [일본과 한반도 주변의 지진활동도]는 1990년부터 2006년까지 17년간 발생한 규모 4.5(?) 이상의 지진의 진앙과 깊이의 분포를 나타냅니다. 한반도 내부와 인근 해역에는 17년간 규모 4.5(?) 이상의 지진이 주변부에 비해서 매우 드물게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결론적으로 한반도에는 규모 7.0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주: 이 그림은 중발 및 심발 대지진이 일본 동북부에서 동해북부를 거처 러시아에서까지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음에 유의 하기 바랍니다).
출처 : 미국지질조사소(USGS)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