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스청솔의 대입 전략] [인문계 논술고사 대비법] (1) 논술고사(인문계)
조선일보 | 우한기 이투스 일이관지논술 대표
도표·그래프 등 자료 제시 늘 듯… 독해력 끌어올려야 고득점 가능
인문계 논술고사의 흐름 및유형 구분
흐름을 한마디로 줄이면, '독해력 테스트에 집중한다'다. 언제나 독해력이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그것이 전부라 할 만하다. 그만큼 학생들의 독해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듯싶다.
독해력 진단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요약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시문 간의 연관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거의 모든 대학의 1번 문항이다. 꼭 기억할 것은, 1번에는 정답이 있다는 것이다. 2번은 비판하기나 문제 해결하기를 요구하는데, 역시 관건은 독해력이다. 비판을 하든 문제를 해결하든 문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그 실마리도 모두 제시문에 주어져 있다.
제시문의 성격에도 변화가 보인다. 정답이 있는 문제를 주로 출제하다 보니 사회과학적인 제시문이나 자료를 많이 준다. 특히 도표나 그래프 같은 자료들이 부쩍 늘었다. 수치화할 수 있는 제시문을 주어야 평가하기가 수월하겠기 때문이다.
제시문의 주제들은 일반적인 것부터 아주 구체적인 것까지 망라한다. 최근에는 가족, 음식, 건강, 주택, 인터넷, 취업, 소비 등과 같은 생활밀착형 주제들이 부쩍 늘었다. 그렇더라도 일반론을 무시해선 안 된다. 인문사회적인 일반론에 문학 작품, 도표나 그래프, 신문기사, 여기에 자연과학적인 지식까지를 뒤섞어서 출제한다. 따라서 일반과 특수, 개별과 보편, 추상과 구체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
종합하면, 최근의 출제 경향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통합적인 독해력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주제에는 이런 답'이라는 식의 접근은 금물이다. 최대한 구체적으로 분석해야만 출제자가 요구하는 주제를 파악할 수 있다.
주요 대학별 기출 문제 및 모의논술 유형 분석과 평가기준
서울대
유형을 꼬집어 말할 수 없다. 제시문 10개를 주기도 하고, 그래프와 제시문 대여섯 개를 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꽤 긴 제시문 셋 정도를 준다. 주제별로 보면, 서구적 인식(05)→행복(06)→충과 효(07)→자본주의와 다른 경제체제 비교(08)→국가와 종교(09)→정신의 성숙(10) 순으로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오간다. 일반론에 가까운 것 같지만, 제시문들은 구체적인 것에서부터 추상적인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가령, 작년 제시문들은 문학작품들이었다. 각각의 제시문은 쉽다. 그러나 연관을 맺어 출제자의 요구에 답하기란 정말 어렵다. 따라서 평가 기준은 단 하나, 제시문의 연관 파악뿐이다. 이것만 되면 문제없다.
고려대
문제 유형이 거의 굳어지는가 했는데, 이번 모의논술에서 문항 수를 하나 더 늘였다. 그러나 기존의 2번을 둘로 나눈 것일 뿐이다. 특히 힘들어 하는 것이 4번 추리 논증인데, 여기에는 다소 오해가 있다. 마치 수학실력을 테스트하는 것처럼 받아들이지만, 실상 독해력만 발휘하면 누구나 풀 수 있다. 수리능력이 아니라, 독해력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이번 모의논술의 주제는 변증법을 둘러싼 찬반논쟁이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인문사회학 일반론과 그 구체적인 적용이 중요하다.
성균관대
자료 분석 문제가 포함된다. 자료를 주면 당황하는데, 그럴 일이 아니다. 차분하게 문제를 읽어보면 분석의 방향이 이미 주어져 있다.
모의논술을 보자. 자료와 제시문들과의 연관을 묻는 3번은 제시문들을 정확히 읽기만 하면 풀 수 있고, 또 다른 자료의 결과를 해석하라는 4번은 이 자료와 앞 자료의 차이점에 주목하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여기까지 되면 자료와 비슷한 사례를 요구한 5번은 독해력 확인 수준일 따름이다.
오종찬
한양대
특정 관점에 따라 주어진 실험 결과를 설명하라는 문제가 빠짐없이 출제된다. 낯선 문제긴 하지만, 두 가지만 챙기면 무난히 해결할 수 있다. 첫째, 제시문 (가)의 관점을 정확히 파악할 것. 둘째, 각 실험의 공통점과 차이점, 특히 각 실험의 변수들이 어떤 차이를 갖는지만 파악하면 구체적인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서강대
수험생들이 가장 힘들어한다. 유형도 제시문 수준도 예측불허다. 계열별로 나눈다지만, 정작 주제는 계열과 무관하다. 중요한 것은 논제를 얼마나 꼼꼼히 읽는 가다. 논제와 제시문을 통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기만 하면, 서강대만큼 쉬운 논술도 없을 것이다. 최대한 출제자의 의도에 닿는 것이 관건이다.
숙명여대
문학작품 해석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시 해석을 요구하면 힘들어한다. 그러나 다른 제시문에서 이미 해석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니, 차분하게 논제에 따르면 된다. 수능식 독해는 금물이다.
인문계 논술고사의 흐름 및 유형 구분
독해력 높이는 데 집중하자. 혼자 하기에 벅찰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학원에 매달리는 것도 좋지 않다. 자칫 틀에 박힌 글쓰기나 유형 익히기 쪽으로 빠질 수 있다. 서울대를 제외하면, 많은 글자 수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큰 줄기를 붙들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인터넷 강의도 대안일 수 있다. 속도를 조절하면서 줄기 닿기의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듣지 말고 자기 공부에 잘 끌어들이자는 말.
시간 조절에 애먹는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무조건 시간 안에 글자 수를 채워 넣는 접근은 잘못이다. 자칫 상투적인 글의 반복이 될 수 있다. 10시간이 걸리더라도 큰 줄기에 닿는 독해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시간을 차츰 줄여 이윽고 제시간을 지키는 노력이 최선이다.
조선일보 202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