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적은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아무리 적이지만 그들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더욱이 같은 언어와 같은 피를 나눈 동족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습니다.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이 복잡하고 괴로운 심정을 어머님께 알려드려야 내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습니다. 저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옆에서는 수많은 학우들이 죽음을 기다리듯 적이 덤벼들 것을 기다리며 뜨거운 햇빛 아래 엎드려 있습니다
적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겨우 71명입니다. 이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어제 저는 내복을 손수 빨아 입었습니다. 그런데 청결한 내복을 갈아입으며 왜 수의(壽衣)를 생각해냈는지 모릅니다. 죽은 사람에게 갈아입히는 수의 말입니다.
어머니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도 모릅니다. 저 많은 적들이 그냥 물러갈 것 같지는 않으니까 말입니다 어머니, 죽음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어머님도 형제들도 못만난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살아가겠습니다 꼭 살아서 가겠습니다. 어머니 이제 겨우 마음이 안정이 되는군요 어머니 저는 꼭 살아서 다시 어머님 곁으로 가겠습니다.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찬 옹달샘에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냉수를 한없이 들이키고 싶습니다. 아! 놈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머니 안녕! 안녕! 아, 안녕은 아닙니다 다시 쓸테니까요... 그럼...
첫댓글 영화를 보면서 이 장면 너무 슬펐다 .
포화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