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아내와 영화 '관상'을 보았다.
조선의 실제 존재했던 관상학으로 이름난 인물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사건을 영화화한 것인데 재미있게 보지는 못했다.
술을 마시고 본 탓도 있지만 2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이 다소 지루한 탓에 중간에 잠깐 졸기도 했다.
그 영화가 볼만하다고 판단해서 봤다기 보다는 '관상'이라는 제목을 보고 호기심에 보았다.
사전적 의미로 관상은 - 사람의 겉으로 나타나는 생김새 - 라고 표현하는데
도데체 그 관상을 가지고 어떤 스토리를 엮어냈을까 궁금했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별 감흥이 없었고 다만 괜찮게 만들었다 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몇 가지 흠이 있었다.
흔히들 사람들은 인상이 좋아야 한다고 한다.하지만 인상은 관계적인 일에 따라 변한다.
따라서 인상과 관상은 확연히 다르다.
인상은 첫 만남에 좋은 느낌을 받았다면 좋은 것이고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면 좋지 않은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관상이 좋아야 한다고도 한다.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관상은 타고나는 것이다.자기 운명인 셈이다.
혹 그런 것은 미신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관상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만이 관상을 제대로 볼 줄 아는 것을 보면
그런 말은 관상학을 우습게 보는 행동이다.
삼성의 고 이병철 씨는 인재를 뽑을 때 관상을 굉장히 중요시 여겨 면접관에 꼭 관상 보는 사람을 참석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일군 사람이 미신을 믿고 그 미신 때문에 성공했을거리는 생각을 한다면
해괴한 상상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병철 손자,즉 이재용은 인재를 뽑을 때 자기 할아버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하겠지만 적어도 관상 보는 일은 그만 뒀을 것이다.
이병철 씨의 인재론은 믿은 사람은 끝까지 믿는다고 하는 것인데, 관상을 보고 택한 인물을 선택한 사람다운 행동이 아닐수 없다.
이병철 씨가 가장 싫어 했던 관상은 소인배 관상이었다고 한다.능력은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사람 뒷통수를 칠 인상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관상에는 그 사람의 능력이나 역량,혹은 어떤 일을 맡겨도 훌륭히 시행할 것이라는 것이 보이는 것일까?
아마 그럴지 모른다.
흔히들 우리들은 속 된 말로 얼굴에 귀티가 흐른다 혹은 빈티가 난다 하는 등의 가벼운 말을 하는데
관상학의 대가들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그 사람의 운명가지도 읽어내는 능력의 소유자가 아닐까 한다.
영화에서 본 몇 가지 흠이란?
첫째,관상가 본인이 권력을 좇는 일이다.권력을 추구한다는 것은 돈맛을 보겠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운명까지도 읽어내는 사람이 권력과 돈을 추구하는 것은 뭔가 잘 맞지 않는다.
정치를 해야 할 관상을 타고 났다면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고 연예인이 될 관상을 타고 났으니 연예인이 되는 것인데
본인의 관상은 보지 못했음일까?
둘째,영화에서 보면 여자를 죽인 살인범을 관상을 보고 잡아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발칙한 장면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관상이 그 영역까지 침범할 능력은 아니라고 본다.
셋째는 주인공의 아들이 수양대군의 화살을 맞고 죽는 장면인데
관상을 보고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사람이 아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맞는다는 것은 여~영 어울리지 않는 스토리다.
아들의 운명을 알았다면 미리 무슨 대책을 세워 뒀어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나는,
관상에 그 사람의 운명이 들어있다는 것에 어느 정도 수긍은 한다.
하여 되지도 않는 일에 악을 쓰며 매달려 발버둥치며 허송 세월을 보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운명론자가 되어 되는대로 살고 싶지도 않다.
참 쉬운 말이면서도 어려운 행동이지만...
유한한 삶을 인정하며 착한 행동 착한 생각을 되새기며 바르게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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