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문학방

-1서시-한자의 뿌리를 들추다   새벽의 안개 짙은 가마득한 그 옛날 찬란한 햇살이 요하를 비출 적에중국 땅 한자 획마다 얼을 심은 동이족   한자를 헤쳐 보면 우리의 혼이 뛰어한자와 한글 사이 당연한 교감의 정그 뿌리 내 것이로다 외쳐보는 자존감   혼돈의 해와 달 어지러이 흘러가고이두로 향찰로 때로는 구결로서내 것을 빌려 쓴 세월 구차했던 나날들   역동의 가슴 속을 훑어 낸 응어리를삼장육구 시조창에 바르게 앉혀두면 삼천리 채우는 음율 우리 가락 시조창                     -2 소악부에 흐르는 가락   -익재 이제현 선생드넓은 중국 땅을 지팡이로 짚어가며눈에 든 산천경계 시심으로 키우면서필(筆)로써 나라를 구한 님의 일생 찬란해   우리 시 열일곱 수 가락을 고이 얹어칠언절구 갈아 입혀 실어 둔 소악부에 타고난 붓의 영감이 세세토록 전하네.   -자하 신위 선생   삼절로 이름 높은 자하공 신위선생불후의 묵죽도에 조선의 기개 심고물소리 달 바람 이슬로 읊조려온 한 세상   선인들이 지은 시조 흐려질라 염려되어한시로 갈아입힌 사십 수 칠언절구실어 둔 경수당전고 노랫말이 무궁해.                     -3.퇴경 권상로 선생불교학자 퇴경공이 주무른 시어 세계 칠언절구 고쳐 쓴 삼장육구 읽노라면뉘라서 한시라 하나 애초부터 시조 같아   일찍이 매진해 온 이 땅의 한학 기수정겨운 유명사찰 친필 편액 남겨놓고꿈에도 잊지 못할 일 후학 도모 선비의 길 중국한시 시조로 우리 시조 한시로 두 세계 넘나드신 빼어난 기량에다불심을 보태가면서 가꿔 오신 시의 향   평생을 갈고 닦은 불후의 금자탑이 친일의 오욕 덮을 상쇄의 꿈을 꾼다빛나는 시조의 한역 그 공적이 우람하다                           -4안서 김억 선생진주알 찾아내듯 김소월을 발굴하고해외문학 황무지에 자유시의 지평 열어 이 땅에 상징적 시풍 첫 씨앗을 심은 님   물밀 듯 밀려오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한시를 번역하고 민요도 발굴하여무궁히 명맥을 이을 우리 전통 품었네   답답한 강점기를 외줄 타듯 건너면서 울면서도 웃던 세월 누구의 죄이런가가슴에 ‘ 해파리의 봄’ 안고 민족 앞에 서 있다 우리 시 시조부흥 맨손으로 앞장서서우리 민족 우리 감정 호흡까지 주창하다마침내 숨결이 고운 민족시를 일궜네.                           -5난대 이응백 선생한자는 우리 것 터득하신 임께서는 한평생 교단에서 한자혼용 외쳤으나두터워 깨지 못한 벽, 그것마저 큰 족적   국어교육 초석 깔고 심혈의 한자부활 높다란 학덕만큼 쌓이는 추앙이여꿈꾸던 ‘시조의 생활화’ 시조단의 마중불. 서운 장희구 선생일평생 가꾼 꿈 번안시조 개척의 길아무도 걷지 못한 길이 없는 길 위에서한시의 문장을 안고 몸부림친 긴 세월   시조를 시조답게 정격으로 사랑하라한시에 배인 정서 일일이 찾아내어새 옷을 입힐 때마다 획을 긋는 선비여                         -6 결시한자도 우리의 것 잊고 지낸 긴 나날국어사랑 외치면서 경시한 한자교육시가집 소복한 편편 진정 갈 곳 몰랐다   교과서 바깥으로 선현시조 내몰리자 민족의 감정 몰라 메마른 어린 영혼우리의 뿌리 문학을 언제 바로 세우랴   다듬자 가꿔내자 이왕이면 정격으로고상한 선현 기품 바로 담을 삼장 육구우리 것 우리 손으로 대대손손 전하리.   희미한 자수마다 스며든 맥을 찾아 민족혼 불어넣는 번안의 깊은 뜻을아이야. 알아 두어라. 세계향한 발돋움.         #시조를 쓰며 여영 김영애하늘이 내려주는 수많은 명함 중에내게 온 시조시인 온몸으로 감사하며글 꿰는 인생의 오후 붉어질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