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투박하면서 정감이 가는 빗장 손잡이와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때가 묻어있는 정지문(부엌문)이 세월에 낙동이 되어 나는 깊은 질감과
색감은 무엇으로도 표현할수 없는 무언가 있다는걸 여러 시도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그야말로 옛 목수는 톱과 망치 끌과 먹통그리고 'ㄱ'자만 있으면 만사가 해결이였다.
커다란 통나무를 통째로 켜는 일은 참으로 힘이 들고 지루한 면모를 갖추었음에
틀림 없는 일이였을 테고 ...
기계와 물질면에서는 비교할수 없을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면에서는 따라 갈수 없음이 분명하다.
지난 가을 가까운 동리 목월 문학관을 찾았는데 마침 휴일이라 전시관은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을 서성이다 하늘 향해 가을물 들어 가는 목련 이파리 사진 몇장 찍고 돌아 왔다.
문학관 정원에 기억나는 글귀 하나가 아직도 맘에 들어 있으니 ...
'목월' 선생은 원고지에 몽땅 연필인지 뭔지로 침 뭍혀 가며 시를 적었노라고 ...
요즘은 연필도 볼펜도 만년필도 넘쳐나고 거기에 컴퓨터에 자판만 두들겨 보관하면 되는
너무나 편한 세상임에도 그분과 같은 시를 적어 낼수 있는가? ' 라는 ....
적당히 모자람 속에서 자라는건 소중함이고 그 소중함으로 인해 정성이 싹트고 자라나
꽃이 된다.
간절함이 상실된 시대를 살면서 넘쳐남은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의미를 되세겨 본다.
온실속을 박차고 나올 용기를 지닌 젊음이 귀하다.
그렇게 본 미래는 어떨지 ...
겨울이 없는 온실에서의 삶을 동경하는 흐름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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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해보는 톱질이다.
머지 않아 하루 일과중에 들어갈것 같다.
하루를 엔진톱 매연과 대패질로 매근하게 다듬어 나오는 양이 6자에 폭 1자~1자반 짜리가 18장 나오더라.
개당 치오푼 짜리 판재 4장씩 만든다 치고 통나무 두개씩 하루 8장씩 만들고 나머지는 작업에 올인하고
그러게 해도 벌목해온 나무를 다 켜 내려면 한달은 족히 걸릴듯 하다.
아마도 톱밥은 집채만하게 ~ ㅎㅎ
판재 작업 들어가기 전에 연장탓 해본다. 엔진톱판 갈아야 겠다.
너무 닳아버려서 한쪽 방향으로 쏠리고 좌우로 맥놀이가 심하다.
그런점을 감안해서 톱질 하다 보니 능률면에서 저조 해진다
이참에 24인치로 갈아버려? 어째? 인터넷 뒤적 뒤적 거려 본다.
차마실에 오신 손님 한테 어디 댕겨 오시는 길입니껴? 라구 물었더니
산에 다녀오는 길이 라신다.
꼬까옷 입고 산에 올라 본 기억이 별루 없으니 산이라면 그저 나무 하는곳 정도로 알고 있다.
더러는 나뭇꾼 하면서 선녀 한번도 못봤능교?
혹은 선녀 잡아 오이소 하시는데...
나뭇꾼과 선녀는 노는 물이 아무래도 예전과는 다른듯 하다로 결론 지었다.
도회지로 간 나뭇꾼 ...뭐 아래야 될성 싶다 ^^
도끼 들구 시내로?
창가에 아침 햇살이 들어와 잠을 깨운다.
소로 사이로 아침해를 넣구 바라보니 아직 가꾸어 지지 않은 나무들이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올 봄엔 나뭇꾼 그만 두고 흙이랑 돌 주워와서 정원 꾸밀 이런 저런 생각 든다.
마사 5 경운기
돌 5경운기면 될거야 ,아마 되겠지 ...해봐야 알겠지
돌탑 한개쯤 있음 더 좋지 않을까?
그러면 돌 10 경운기로 하지뭐 ...
약간 언덕이 있으면 더욱 좋지 않을까?
그럼 흙 10 경운기 ...
매사 그런 식이다.
나무는 겨울나무가 최고다.
수분이 적어서 갈라짐도 적어서 좋고 우선 들기가 수월하다.
잇점 많은 나무
겨울나무가 사라지기 전에 얼른 냉큼 잽싸게 해다 날라야 ~
이번엔 차 허리에 디스크 걸릴 만큼 실어 왔다. 윗 사진은 로우 앵글 이번엔 내키 앵글 ㅎㅎ
희한한한 간벌 요청에 응하다 보니 작은나무는 놔두고 굵고 실한 애들만 잡아 가라신다.
애들?은 아니고 나랑 친구 먹음 될만한 연령층을 쓸어왔다.
나무도 영계 따지는지 ...나무 주인 바부다 .
오래 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디 진짜 바부다 ^^
안토니오님 안그런가요?
깁스 빨리 풀고 산행 같이 가입시데이
제가 말하는 산행이 뭔지는 잘 아시지요?
나무 나이테는 속심 형성이 약 3년 그다음 동절기 하절기 구분되는 목리가 형성 되는데
얼핏 봐도 나랑 친구 같다 .
목리 형성에 가장 큰 요소중 하나인 햇살 .
단면을 보면 남쪽이 어디인지 표시가 난다.
나무의 상하를 구분 하려면 옹이를 보면 알게 되는데 중력이 작용하는 아래쪽이 느슨 해지는데
한마디로 쉽게 말하면 눌린쪽 결을 찾으면 된다.
껍질 벗겨서 야적을 시작 했다.
마을 손님 ... 전용낫 들구 쓰윽쓱 벗기고 있으니 쉽게 보인단다.
웃으면시롱 넘겨 줬더니 뭐 뻔한일 발생한다.
파먹기,껍질 위로 헛스윙 ...
내가 볼땐 갖가지 묘기 선 보이시는듯 했다.
껍질 벗기는 일과 손 대패로 연목 다듬는 일은 목수일 중에서도 가장 하기 싫어하고
힘드는 일인데 남들이 하는것 보면 참 재미나 보인다.
옆구리 돌아가고 뱃속이 꼬이는데 그걸 안해보면 어찌 알기나 하겠는가 말이다.
여기도 나무
조오기도 나무
쩌어기도 나무 ...
껍질 벗겨 말릴 일이 크다 .
사진 올리고 글 몇자 적는 동안 시간은 흘러 하루가 바뀌고 새벽으로 달린다.
배는 고파 오고 해서 냉장고 뒤적 거리다 꽁꽁 얼어 붙은 시루떡 한봉지 발견 .
어찌나 반갑던지 ...
해동으로 10분 켜두고 방으로 들어와 긁적거리다 시간 되서 가보니
녹아 있기는 무슨 ㅠㅠ
그럼 이번엔 요리강으로 3분 이다.
난로불 꺼진지 오래인 작업실 냉기에 오리털 파카에 얼굴을 묻고 배경 음악 흥얼 거리며
빙글 빙글 돌아 다녔다.
무슨 3분이 이리도 긴거니?
그넘의 세월은 잘도 가는데 전저렌지속 시간은 3분이 하루 같구만은 ...
할수만 있다면 그속으로 들어가 살고 싶어진다.
2010년이 ...
제법 입에 붙기 시작한다.
겨울나기는 봄이 와도 멈출수 있을런지 ...
201002060137 무무
첫댓글 이제 화목이아닌 작품용으로 장만을 하시는것 보니 맘이 한 결 나아보입니다.
얘들 60여개나 되는데 모두 홀라당 버겨서 ㅎ 건조 시킨후에 엔진톱 제재소 가동 해서리
판재 만들어 작업 할거에요 . 아마두 200장이 훨 넘게 나오겠지요.할일이 많지 않으면
한적한 시골에서 참 거시기 하게 시간 보내겠지요 ^^ 늘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시 나무도 잘 마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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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옹알이 ㅎㅎ 나무나무나무 내일도 나무 하러 갑니다. 산이 아닌 바다로 갑니다.
도로아미타불만 아니믄 뭐든 좋지요 ^^ 도연이 꿈이 실현 되믄 제자로 쫌 ~ 아셨쥬?
쓰윽~잘라서 멋진 작품 기대합니더,,,
뭐던~쓰윽 되면 좋으련만,,,,,,,,,,,,,수많은 시간과의 싸움이,,,
나도 톱들고 나무하러 가고싶어라 ㅎㅎㅎ
같이갑시더~ㅎㅎㅎ
빈풀님 톱이랑 제톱이랑 동원 한다믄 ...집채만한 나무도 금방 쓰~윽 할낀데^^
올봄엔 년석들 판재 만들면서 심하게 놀성 싶네요 ^^
톱들구 오이소~ 가입시더
무무님 힘은 어디서 납니까요? 뼈속에 깡다구입니꺼? ㅎ 바지런히 해다 나르는 나무보면서 참 대단하단 생각을 해봅니다~
뼛속에 저장합니다요 .제가 마른 이유 아시겠쥬? ㅎㅎ
우엣기나 나무는 부지런히 틈만 나면 쌓아서 건조 할 예정이옵니다.
그러게요~~~뼈속에~단단한 근육이~ㅎㅎ울~시엄니두~촌에만 가면~귀한 아들 한숨자도록 냅두고요~~~저를요~일잘한다고 논~밭으로 델꼬가데에~ㅎㅎㅎ경운기도 몰아감서~~~머리에 수건 뒤집어쓰고 양파 마늘 많이 실다 날랐심더~~쪼맨하고 마른데 어디서 힘이 나는지,,,,,,일꺼리만 보면 힘이 막솟나바요~ㅎㅎㅎ
여릿한 몸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선보이시는 빈풀님... 뚱그리도 문제 없을듯 ^^
풍요 속에 또 다른 빈곤이...
그래서 무무님은
오밤중에 꽁꽁 언 시루떡 한 봉다리로 감성을 깨우고 있는지도 모를...^_^
꿰둟고 계시니 ...ㅎ
어떤 부위는 말랑하고 어떤 부위는 딱딱한것이 맛이 없었지만
시장이 반찬이라 한봉지 다 ~~
참 거시기한 야식이였습니더 ^^
저 나무의 무게는 삶의 무게인지......
삶의 무게가 힘겨워 모든걸 포기하고 싶을 때
저 나무들을 보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이 엄동에 마음이 시려옵니다.......
내일 아침에 비가 오지 않으면 산행을 감행할 예정입니다.
나무 무게가 무거워 질수록 가벼워 지는 발걸음은 어찌해야 할까요 ㅎ
선녀 만나러 가는 길이라 여기시옵고 ㅎ 가벼이 보내 주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