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출발한 우리 버스가 대전IC 원두막에 이르러 만차가 되었어.
박회장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나고 있어.
검은 산줄기 위로 붉그스레 동이 터 오고 있네.
"작년 한해가 가고,새해 첫 산행이 만차가 되도록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새해도 열심히 산행을 추진하겠습니다.적극적으로 참석하시고,
안전한 산행을 즐기시며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박회장의 기쁨이 넘치는 인사 말이었어.
새 남총무 김광수씨 소개 후,새해 첫 산행이라서 고문들과 임원진 소개가 있었지.
그리고 오늘의 만차에 적극 협조하신 협력산악회-정암 신장오 회장,베니스산악회장, 내원산악회와 불꽃산우회
총무의 격려 인사말이 있었어.
오산 고문등 후원해 주신분들의 소개도 있었고.
넓은 벌을 지나며 아파트 단지가 보이네.전주시를 지나는 길 일 거야.
산등선이 위로 황금 빛 햇살이 퍼지며 선홍빛 태양이 솟아 올랐어. 아침놀이 아름다워.
정읍 녹두장군 휴게소에 도착했어. 8시 경이야,
햇살이 쏟아지는 작은 솔숲 앞에 아침 상이 차려졌어,
시원한 콩나물국,온기가 남아있는 두부조림,토속맛이 젖어 있는 배추걷저리와 콩나물 무침,드문드문 콩이 섞여 있는 찰밥으로 맛있게 식사를 마쳤어.
우리 버스는 머나먼 접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
정읍휴게소에 녹두장군 휴게소라 쓴 것을 생각해 봤어. 조선조말 부패한 정치와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찌들었던 백성들이 전라도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이 도화선이 되어 동학교도와 농민들이 일으킨 동학농민혁명이 있었지, 전주성까지 접수했었다고 학교 역사 시간에 배운적 있지.
이때 지도자 중의 한사람이 녹두장군 전봉준이고, 그 고부군이 지금의 정읍시의 한지역이니
그런 연유가 있는 거지.
남녁으로 갈 수록 산줄기는 얕으막 해지고 흰눈이 엷게 덮힌 벌은 넓어 졌어. 호남 평야를 지나는 걸 거야.
나비 축제로 유명한 함평, 그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달렸어.
목포를 지나고 있어,여기도 상록수 가로수가 있네. 제주도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목포해양대학교가 보였어.
해남의 삼포대교를 건너 영암방조제와 금호방조제를 지났어. 어디가 바다고 어디가 호수 인지 구분이 안되네.
"산이배수갑문"의 구조물이 특이 했어. 2014년 올해의 토목구조물 금상을 탄 작품이라네.
정유재란 당시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울독목에 걸쳐 있는 진주대교를 지나 진도로 들어 가고 있어.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도 서있고, 진도타워도 보이네.
명량대첩! 지금부터 420여년전 선조 30년 (1597년) 정유재란때 고문으로 상처가 깊은 심신으로 백의종군한
이순신 장군이 겨우 13척의 조선수군으로 130여척의 왜의 수군을 격파하여 대승을 거둔 해전이었지.
왜군의 서해 진출을 막고 곡창지대 호남을 보전하여 나라를 구한 명 대첩이였어.
충무공께서 이 전쟁후 "호남이 아니었으면 어찌 나라을 구했으리오" 라고 말씀 하셨데.
진도는 벌이 넓어. 섬같지 않어. 우리나라에서 제주도,거제도 다음 3번째로 큰섬이 진도라서 그럴거야.
강화도 남해도가 다음 이라지.잘 닦여 있는 도로를 달려 가는데 진도개가 보이질 안네, 허긴 벌판에 무슨 개가 있겠어. 접도 연육교를 건너 오늘 산행지 접도에 들어섰어.
"체력은 정력"이라고 새긴 입석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웰빙등산로 2코스로 올라갔어.
졸참나무,굴참나무,굴피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 숲 오솔길로 들어 갔어.
반짝이는 푸르른 잎을 가진 동백나무,보리장나무,광나무가 섞여 있어 보기가 좋아.
맑고 푸른 하늘에 밝은 햇살이 비추고 있어도 겨울 바다라서 바람이 차.
능선에 오르니 사방이 푸른바다에 섬들이 여기 저기 머물러 있고, 하늘에도 구름섬이 드문드문 떠 있어 .
프레임을 짜서 어디를 바라봐도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야.
어두운 동백 숲으로 들어 섰어.이정표가 해변으로 내려가게 되 있네. 십여분 내려가니 "나무꾼 사랑굴"이란 표시가 있고 두사람이 사랑을 나누기에 적당한 굴이 보여.동백나무 숲속의 아늑한 장소야.
사연이 있을 법한 자리 모양새야.
다시 병풍바위를 향해 올라 가고 있어. 20 여분 올라갔을가? 능선 넘어 프라타나스 가로수 줄기 같이 얼룩진 줄기를 가진 육박나무가 있는데,그옆에 사랑하는 나무가 있어. 둘이서 열열이 "사랑행위를 하는 느티나무" 한쌍이야.또 아주 가까운 곳에 여성의 표징을 간직한 "여성느티나무"가 서 있고, 2~3미터 맞은 편에서 남성의 심볼이 두두러진 "남성 느티나무"가 바리보고 있네.
동백나무 숲에서 느티나무들이 사랑놀이를 하고 있는 거야. 동백나무들이 무성한 푸르른 잎으로 포근히 가려주고 있어.너그럽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백들이야.
동백 숲을 나와 참나무 오솔길을 따라 갔어. 점심 때가 됐지. 솔섬 바위가 바라보이는 양지 바른 바위터에
오산 고문이 자리를 잡았어.원래는 넓직한 솔섬바위에서 점심을 하려 했으나 바람이 세차서 바람이 적은 이 바위터에 자리를 핀거야.어디나 햇살이 밝게 비추고 바다와 섬이 멋지게 보여.
이웃 회원들이 나누어준 따끈한 불고기,옹심이만두 미역국(난 처음 먹어보는거야), 김치찌게, 우리 팀들이 가져온 돼지 껍데기찜, 소고기 김밥,연근조림,창난젖,김치,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진수씨 부부의 야채무침도다리회가 압권이지.양도 많아 전회원이 충분히 맛보았어.어떻게 지고 온거야. 부부가 마음이 참 따뜻해.
마음만 따뜻한게 아냐 실천으로 봉사를 해,쉽지 않은 거야.
소주,맥주,잣술,이름모를 약주,진수씨가 갖다준 양주, 푸짐한 안주에 좋은 술에 산벗들의 온정에 취하지 않을 수 있는가? 그야 말로 만찬 그 자체야.디저트로 현숙씨가 냉이무침을 한점씩 나누어 주었어,짙은 봄내음이 풍겼어.
진도개 누렁이가 이 만찬에 참여 했어, 모든 산우들을 좋아했어. 족발 등 먹이를 주었어, 잘 먹데.
점심이 길어 졌어.한시반이 다됐어.2시30분까지 내려오라는 산대장의 당부도 있어서 자리를 접고 하산 했어.
솔섬바위는 못가고 작은여미해변 쪽으로 내려갔어.
모래밭,작은 자갈,기암괴석들이 어울린 아담한 해변인데 한식구정도가 쉬면 좋을 크기였어.
제일수산 목적지 가는 숲길에서 빠알간 동백꽃이 피어 있는 나무을 봤어. 동백 꽃이 피기에는 좀 이른 땐데
햇볕이 따뜻하고 남쪽 방향이라서 핀것 같에.
단아하고 열정적인 동백꽃을 봐서 기뻤어.
맨발 체험로 끝에 잘 생긴 느티나무가 서 있어. 품위가 있었어.
뒤풀이 장소에서 몽실씨가 후원한 묵은지로 끓인 돼지고기김치찌개와 소주를 한잔 했어. 깊은 맛이 났어,
몽실씨는 오늘 사정이 있어 못 왔어.
한순배 돌아갔어. 점심 만찬한지 한시간 정도 밖에 지나질 않아 그 아까운 김치찌겔 많이 남겼어.
어! 산위에서 본 그 누렁이가 여기 또 와 있네 . 뒤풀이 까지 함께한거야.
회원들하고 함께 포즈잡고 사진도 찍네. 사람을 참 좋아하는 놈인데. 검둥이도 왔네. 흰둥이는 어디 갔지.
진도의 명물 생굴을 사러 수품항에 들렀어.여러 회원이 싱싱한 굴을 샀어.오산 고문이 한바구니 사서 날 줬어
-고마웠어. 대전으로 돌아 가고 있어.진도 대교를 건너 아침에 왔던 길로 되 돌아 가는 거지.차창 밖 바다는
저녁 햇빛을 받아 더 아름다웠어.
버스 뒷 자석에서 젊은 사람들의 파티 소리가 났어.젊은 기 좀 받으러 가봤어. 굴 파티가 벌어 졌어.
명진씨가 물기 뺀 생굴을 먹여 주었어.소주도 함께.바다 향기가 몸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어.
고속도로에 진입한 것 같어. 노래 콘테스트가 시작 되었어.청산의 가수들이 노래 경연을 벌이는 거야.
멋진인생,천년지기 등의 노래가 들려오고 반주음이 버스와 온몸을 진동 시켰어.
오산고문이 심사를 못할 정도라고 했어.그래도 반주음이 조정되지가 않았어.
술이 거나하게 취하여 노래가 가슴에 젖어 들었어.
오산 고문이 유머러스하고 공평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시상을 했어.
회장이 상품을 충분히 준비 해서 많은 사람이 받았어. 장고문이 선물한 된장이 최고의 상이었어.
"장거리를 오고가는 산행에 고생 하셨습니다.산에서 잡수신 점심보다 못한 뒤풀이 죄송합니다. 하하하.
2017년 첫달 산행을 즐겁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달 시산제에 꼭 참석 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 박회장이 고별 인사를 했어. 대전에 들어섰어.
고속버스터미날 역에서 내려 집에 가는 버스를 탔어. 저녘 8시 반경이야.
바닷가에
흉터 없는 바위를 볼 수 있는가 ?
세상사 모두 그래
파도에 시달린 흉터를
훈장처럼 달고 다니는 거야
백사장에
모난 돌 없지 ?
모두 그래
부딪쳐 닳으면서
서로 닮아 가는 거야
민구식 시인의 "파도"가 자꾸 떠오르는 거야.
산골의 밤하늘엔 헤일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어.
우리 지구도 저 별중에 하나 야.
***협력해 주신 정암 신회장님,베니스산악회장님,내원산악회원님,불꽃산우회원님
함께 산행을 즐겨서 감사합니다 .
***후원해 주신 오산고문님,산대장님,몽시리님, 황진수씨 부부 고맙습니다.
*** 장거리를 안전하게 운행하시고 뒤풀이 찌게를 끓여 주신 공사장님 감사합니다.
*** 열성적으로 본 산행을 기획하고 추진하신 박회장님, 산대장님,햇살총무님,광수 총무님 다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범상치 않은 글솜씨에 해박한 지식, 그리고 모든것을 비단폭같이 부드럽고 맛갈지게 풀어내는 테크닉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거의 걸작품의 경지라 평하고 싶습니다. 형님 건강하십시요.
과찬의 말씀입니다. 글이 매번 "--습니다." __입니다. "로 끝나서 서간체로 바꿔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형님!불교의 華嚴世界를 펼쳐 놓은 듯 아름답고 수려한 글입니다!
世界一花 우주는 한송이 꽃이다! 萬空禪師 말씀이 생각납니다!
갈수록 깊이와 원숙미를 더해가는 형님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지구는 우주의 별하나 나는 한 티끌 하나...............
一卽一切 多卽一 !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이다!
一微塵中含十方 ! 한 티끌 속에 시방의 모든 세계를 머금고있다!
法性偈 義相大師
에이! 칭찬이 지나치십니다.어제 약주가 아직 안깨셨나봐요.
한티끌 속에 모든 세계를 머금고 있다는 말이 점점 밝혀지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