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손에서 몇년간 놀다가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게 좀 찜찜할수도 있을 것이다. 또 소위 첫 주인의 손에 의해 그에 맞게 소리가 길들여진다는 이유도 한 몫한다. 거기에 유명 드럼메이커의 이미 절판되었거나 발매되는 시리즈들에 대한 무지도 단단한 한몫을 한다. 그래서 악기사에가면 DW 나 STARC LASSIC 은 소비자들에게 항상 선망의 대상이 되어왔고, 중고악기들은 따돌림의 대상이 되어 왔다. 또 예전에 밤무대에서 인기 있던 LUDWIG, ROGERS 같은 드럼 들은 요즘 어떤 드럼이 좋더라 하는 소리소문때문에 별 이유 없이 헐값에 팔리 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드럼사이트에 가면 LUDWIG, ROGERS, GRETCH, SLINGERLAND, FIBES 같은 악기를 못 구해서 안달인 사람들이 많다.
또 VINTAGE DRUMS 전문사이트도 있다. 이곳에 가면 70년대 나온 드럼들은 명함도 못 내민다. 50년대 심지어는 20년대 나온 말 그대로 골동품들이 고가에 거래가 된다.
Slingerland 의 50년도산 Radioking 스네어 하나가 한화로 200만원씩 하는일은이미 흔하다. Ludwig 20년도산 Blackbeuty Engraved 도 기본적으로 500만원이상줘야 한다.한국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한국은 대중음악의 역사가 짧으므로 4,50살씩 먹은 드럼도 흔치 않지만, 있다 하더라도 어느 술집의 구석에서 썩고 있곤 하다. 하지만 외국에선 소위 Vintage Drum 이라 일컬어지는 70년대 이전의 악기들은 거의 현재 신품들의 가격이상이다.
음악의 선진국이라는 해외에서 이런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50년전이나 지금이나 드럼셸을 만드는 방법 자체는 별 차이가 없다. Ludwig은 40년전의 럭디자인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으며 셸도 약간의 차이만 있을뿐 그방법들을 고수하고 있다. Yamaha, Pearl 도 마찬가지이다. 때로는 타회사의 수십년전의 셸 제조방식을 연구,모방하기도 한다. 셸은 거의 그대로이고 하드웨어만 조금씩 바뀌면서 이름이 바뀌어 간다. 앞으로도 그럴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악기제조의 기본틀은 정해져 있으니까. 필자가 Pearl의 Product Manager 인 Gene Okamoto에게 직접 질문한 결과 84년에 펄에서 도입한 셸 제조방식인 Heat Compression으로 인해 84년 이후로 만들어진 모든 메이플셸들은 결국 동일하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Okamoto는 그당시의 MX, MLX등과 2000년대의 MRX는 하드웨어만 다를뿐 통은 똑같다는 설명을 직접 해 주었다
중고악기가 오히려 새것을 능가할수 있는 또 한가지점은 희귀성이다. 자신의 악기가 이미 절판되서 한국에 하나밖에 없는 악기라면 누구나 자부심이 느껴질 것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드럼은 더 이상 살수 없다는 얘기가 되니까. 그래서 50년전의 스네어 하나가 그토록 고가에 거래가 되는 것이다. 하드웨어의 차이는 물론 인정할수 밖에 없다.
국내에선 수중에 200만원이 있다면 중고 예전의 고급시리즈를 사지 않고, 현재 나오는 하급모델을 새것으로 장만하는 경향이 많다. 물론 직접 튜닝해서 난 이소리가 좋다고 그걸 산다면 아무 할 말이 없겠지만, 그냥 새것이 더 좋다는 막연한 생각, 아니면 동네에서 아는 형이 그냥 그게 좋다고 하니까, 아는사람이 그걸 쓰니까 따라 사는 심리에서가 대부분이다. 중고드럼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좋다는 건 당연히 아니고, 그 악기가 당시에 탑클래스시리즈에 속해 있었고, 상태만 좋다면 현재 나오는 탑클래스기종에 비해 절대로 꿀리지 않는다. 앞서 밝혔듯이 하드웨어만 밀리지 셸은 동급이기 때문이다.
중고악기이기에 생기는 단점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색깔, 사이즈를 맞추기가 어렵 다는 것이다. 10인치 탐탐을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데, 그것이 이미 절판된 모델이라 면 그것을 꿈은 깨야 한다. 또 자신은 깊은 사이즈를 싫어하거나 색깔이 좀 맘에 안들어도 어느정도선에서 만족하는 수 밖에 없다.
외국 아티스트들의 예를 들어봐도 MIKE PORTNOY 는 IMPERIALSTAR, ERIC SINGER 는 MLX 를 쓰는 등 신제품과 더불어 예전 악기들을 애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직접 이메일로 질문해 본결과 Vinnie Appiece는 Tama Granstar를, Jonathan Mover는 Tama Artstar Cordia를 그들이 연주해본 악기들중 최고의 악기로 인정했다. 유명 드러머들은 그들이 악기를 광고해주기로 악기사계약하기 때문에 당연히 현행품들을 많이 사용하지만 레코딩이나 연습등 보이지 않는곳에선 타사의 악기를 사용하는 일도 흔하다. 실례로 Lars Urlich가 Metallica 앨범을 타마로 녹음 안하고 빈티지 그레치 로 녹음한 사실을 아는 이들은 얼마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인데 악기도 세월이 지나면서 제조법이 점점 발달하기 때문에 당연히 신품이 중고보다 소리가 좋다는 생각들이 만연하고 있다. 그렇다면 Ludwig Ludalloy, Rogers Dynasonic, Old Zildjian K, Paiste 602 등 세련된 현행품들의 몇배에 달하는 가격에 팔리는 빈티지 명기들을 어떻게 설명할것인가. 특히 Ian Paice, Steve Gadd 등 Ludalloy를 모방한 여러 시그내쳐 스네어들과 Manu Katche, Steve Ferrone등 Black Beauty를 모방한 시그내쳐스네어들은 과거의 소리를 능가할 수 있는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왜 모방과 답습해 급급할 수밖에 없었는가.
악기를 만드는 기술력이 점점 발전하기는 하지만 하드웨어에서 놀랄 만한 발전이 이루어질뿐 어쿠스틱악기에선 소리의 중심에 있는 셸 제조법에선 큰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Ludalloy 는 70년대 제품이 가장 소리가 좋다고 널리 알려져 있고, 역사상 최고의 버치드럼이자 야마하 최고의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Recording Custom이 아직도 별다른 변화없이 그대로 판매되는점을 보라. 5,60년대 Fender 기타가 지금도 유명기타리스트들에게 매우 많이 쓰이지 않는가.
500년된 바이올린이 수억에 팔리는 모습을 보면 발전된 악기제조법이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소리의 질과 반드시 일치할 수 없다는걸 보여준다.
지금도 Ludwig Speedking, Tama Camco, Yamaha 720 같은 페달이 많이 쓰이긴 하지만 페달이나 스탠드, 탐마운팅시스템등 하드웨어에선 신형이 우월하다. 특히 탐탐 브라켓이 셸에 직접 붙어 있는 구형방식은 소리에 매우 많은 영향을 끼치므로 신형 마운팅시스템은 하드웨어에서 매우큰 발전이라고 인정 안 할 수 없다.
럭이나 커버링등이 셸에 많이 부착되면서 울림을 줄이기 때문에 점점 부착면적을 줄이는 추세이긴 하지만 이것역시 과학적으로 분석해 본 결과 아주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앞서 말한 Recording Custom, Artstar, Ludalloy가 대표적 반증이며, Pearl Freefloating Snare 가 여타모델들에 비해 울림이 최고로 좋은건 아니란것도 좋은 증거다.
따라서 하드웨어를 스스로 교체할 만한 지식과 능력이 있다면 구형드럼으로도 신형드럼에 필적 혹은 능가하는 소리를 충분히 낼수 있는 것이다.
디자인이나 색상의 발전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 다만 어느정도의 취향차이는 있으니 60년대 비틀즈 스타일의 Ludwig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필자처럼 8,90년대의 타마에 애착을 갖고 있는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유명드럼회사의 선전, 유행따위때문에 최신품악기에만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 가장 인기있는 시리즈도 5년정도 지나면 또다시 새로운 시리즈에 의해 밀려날 것이다. 그럼 그때 이름만 바뀌고 기본틀은 그대로인 그드럼을 새로 사겠는가? 그리고 갖고 있는 드럼은 맛이 갔다면서 반값에 팔 것인가?
악기의 구성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하고 있다면 계속 이런식으로 남좋은 일을되풀이 하진 않을 것이다.
첫댓글 읽을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정말 백배 천배 맞는 말씀이십니다...이러니 제가 타마를 안좋아할수가 없죠...! 아트스타 전도사님 관장님. ㅋㅋ 크래쉬 두장만 더 GET하면 사진 올리겠습니다! 저도 밖에서 한번 찍어봐야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