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제53편 강해
성 경: [시53:1]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그들은 부패하며 가증한 악을 행함이여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
본 시편은 14편과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1) 하나님의 호칭으로 '엘로힘'(*)과 '야웨'(*)가 14편에서는 각기 3회, 4회 사용된 반면, 본시에서는 '엘로힘'만 7회 사용되었다는 점, (2) 5절의 내용이 현격한 차이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면 두 시편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첫째, 시편 14편이 먼저 기록되었고, 본 시편은 훗날 어떤 미지(未知)의 인물이 14편을 고친 것이라는 설(Keil, Ewald, Hitzig, Rawlinson, Kidner),
둘째 오히려 14편은 본 시편을 고친 것이라는 설(Hengstenberg),
셋째, 다윗이 14편을 쓴 이후에 굳이 표현을 대체하려 하지 않고 반드시 필요한 어떤 부분만 약간 고쳐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한 것이 바로 본 시편이라는 견해(Alexander) 등이 있다.
그러나
(1) 본 시편은 다윗에게 모욕적인 언사(言辭)를 퍼부었던 아비가일의 남편 '나발'(삼상 25:9-11)을 염두에 두고 지은 시편이라는 점에서 볼 때, 본 시편은 다윗의 작품중 초기의 것임이 분명하며
(2) 본 시편의 전후에 있는 52편과 54편이 그 역사적 배경상으로도 각각 전후에 해당한다는 점, 그리고
(3) 다윗의 시편을 다른 사람이 고치는 따위의 일을 생각하기 힘들며, 설령 이처럼 유사한 작품으로 고쳤다고 하더라도 편집 과정에서 둘 다 실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 및
(4) 14편과 본 시편의 제목에서 기자를 공히 다윗으로 명시한 것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세 번째 견해가 가장 무난하리라 여겨진다.
한편 본시편의 표제어 중 '마할라트'(*)는 '병들다', '슬퍼하다'라는 뜻인 '할라'(*)에서 유래한 말로 '고통' 혹은 '슬픔'의 뜻이다(출 15:16). 따라서 '마할랏에 맞춘 노래'라는 말은 '슬픈 운율에 맞춘 노래'의 뜻이 된다(Keil). 한편 본절에 대한 해석은 14:1 주석을 참조하라.
성 경: [시53:2]
하나님이 하늘에서 인생을 굽어살피사 지각이 있는 자와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가 보려 하신즉
본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14:2 주석을 참조하라.
성 경: [시53:3]
각기 물러가 함께 더러운 자가 되고 선을 행하는 자 없으니 한 사람도 없도다
������ 각기 물러가 - 14:3의 '다 치우쳤으며'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여기서 '물러가'(*, 수그)는 '뒤로 미끌어지다' 혹은 '떠나다'의 뜻으로서, 본래 어떠한 연관을 맺고 있던 상태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가리킨다(Davidson).
성 경: [시53:4]
죄악을 행하는 자들은 무지하냐 그들이 떡 먹듯이 내 백성을 먹으면서 하나님을 부르지 아니하는도다
������ 무지하뇨 - 14:4의 '다 무지하뇨'와 약간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 의미는 동일하다.
성 경: [시53:5]
그들이 두려움이 없는 곳에서 크게 두려워하였으니 너를 대항하여 진 친 그들의 뼈를 하나님이 흩으심이라 하나님이 그들을 버리셨으므로 네가 그들에게 수치를 당하게 하였도다
������ 저희가 두려움이 없는 곳에서 - 14:5, 6과 상당한 차이를 보여 준다. 여기서는 14편에 비해 의미 강화를 위해 표현을 집중시키고 있다. 즉, 14편에서는 하나님의 보호에 관한 일반적 확신(14:5, 6)을 생략하는 대신, 여기서는 악행자의 파멸에 시적(詩的) 묘사를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Alexander). 여기서 '두려움이 없는 곳'은 현상적 혹은 외면적 조건으로 볼 때, 전혀 위험스러운 요소가 없는 상황을 가리킨다(Calvin, Hengstenberg, C. B. Moll, Kidner). 즉, 사람의 눈으로는 전혀 위급하지 않게 비춰지는 시기 혹은 장소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개입으로 말미암아 악인에게 창졸간의 패망이 닥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1) 이스라엘을 침공하였던 블레셋 군대의 진영에 큰 혼란이 있었던 것(삼상 14:15). (2) 여호사밧 시대에 이스라엘을 대적하던 동맹국의 군대들이 몰살을 당한 것(대하 20:22-24). (3) 히스기야 시대에 앗수르의 산헤립 군대가 몰살을 당한 것(사 37:36) 등이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
������ 저희의 뼈를 하나님이 흩으심이라 - 이것은 하나님께서 의인들을 대적하던 어리석은 자들을 전멸시키실 것을 가리킨다. 특히 여기의 '뼈를...흩으심'이란 말은, 시신(屍身)이 온전히 매장되지 못한 채 짐승과 맹금(猛禽)의 먹이가 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 같은 최후는 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수치스러운 것으로 여겨졌었다(렘 8:3;9:21;16:4;25:33).
������ 하나님이 저희를 버리신 고로 - 여기서 '버리신'(*, 마아스)은 '멸시하다' 혹은 '증오하다'의 뜻(레 26:43, 44)도 내포하는 바, 어떤 대상에 대해서 대단한 혐오감을 갖는 것을 가리킨다(민 11:20). 따라서 본 문구는, 하나님께서는 의인을 대적하는 자들의 멸망에 대해 아무런 안타까움도 갖지 않으심을 밝히 보여 준다(창 19:24-28). 이것은 하나님께서 의인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보호의 섭리를 펼치려 하시는 것과 뚜렷이 대조된다(창 19:29).
성 경: [시53:6]
시온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줄 자 누구인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의 포로된 것을 돌이키실 때에 야곱이 즐거워하며 이스라엘이 기뻐하리로다
������ 시온에서 이슬라엘을 구원하여 줄 자 누구인고 - 14:7의 '이스라엘의 구원이 시온에서 나오기를 원하도다'와 원문상 동일하다. 본 문구에 대한 해석은 14:7 주석을 참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