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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1 지리산 칠선계곡 팔도강산.장갑.몽키.시나브로
칠선계곡이 앓고 있다. 수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지리산 마지막 남은 비경인 칠선계곡이 그렇게 무참히 짓밟히고 있었다.
3년 전 친구와 함께 박짐을 짊어지고 벽소령에서 1박을 한 후 세석을 거쳐 한신계곡으로 내려 온 적이 있었다. 백무동에서 함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와 나눈 대화가 잊혀지지 않는다. 칠선계곡에 비하면 한신계곡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작년 8월 무더위가 한창일 때 친구 시나피스와 함께 잔차로 함양에서 출발하여 시안재 오도재를 거쳐 추성리 마을 칠선계곡 초입에서 얼음물 같은 계곡에서 알탕을 한 적이 있었다.
오늘 요산요수 회원 4명과 함께 작년에 잔차로 거쳐갔던 길을 따라 추성리 마을까지 와서 칠선계곡으로 들어간다. 추성리마을 주차장엔 이미 만원이라 벽송사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어 외진 곳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인적이 드문 산길을 따라 추성리 마을로 들어서는데 계곡 초입에 피서객들로 초만원이다. 등산객들 또한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등로에 일렬로 꼬리에 꼬리를 문다. 더군더나 등산객들 어떻게 폰에 담와 왔는지 하나같이 방아타령과 이미자와 현철의 노래가 번갈아가며 내 앞 뒤에서 질세라 소음을 일으키는데 죽을 노릇이다. 요산요수 회원들까지도 벌써 시안재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시안재 정상 정자에서 4홉 들이 소주 한 병을 거들낸 상태에서 산에 오를려니 자꾸 뒤에 쳐지기만 한다. 속에 천불이 나지만 속으로 삭히며 우야든동 살살 꼬드겨 칠선계곡 산문을 통과하는데 성공했지만 첫번째 흔들다리에서 그만 퍼질러 앉고 만다. 할 수 없이 계곡에 물장구치며 놀고 있어라 이르고는 혼자서 오른다. 등산객들 때문에 좁은 등로가 막혀 걸음은 자꾸 더뎌진다. 선녀탕과 옥녀탕을 지나 칠선계곡 마지막 개방구간인 비선담까지 오른다. 선녀탕이고 옥녀탕이고 할 것없이 온통 계곡엔 등산객들 그런 난리가 아니었다. 그때 한바탕 소나기가 퍼붓는다. 서둘러 요산요수 회원들이 기다리고 곳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이젠 더이상 칠선계곡의 비경은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늘/양희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시안재
지리산 제1관문인 오도재
오늘 우리가 타고 갔던 차가 소나타 LPG차량이었는데 이곳 오도재에 오르니 기름눈금이 바닥을 보이며 계기판에 불까지 들어온다. 고민끝에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서 함양까지 가서 가스를 만땅 충전하여 왔다. 처음부터 삐걱거리는게 오늘 산행을 내다보는 듯하다. ㅋㅋㅋ
추성리마을 주차장이 만원이라 벽송사로 오르는 한적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여 주고 한적한 길을 따라 추성리마을로 들어선다
추성리마을
추억이 깊은 추성산장 백두대간 탈적에 알바를 하는 바람에 중봉에서 국골로 내려와 이곳으로 하산하였고 작년에 잔차로 와서 추성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던 곳이다.
산문을 통해 칠선계곡의 비경으로 들어서는데 3년 동안 기다려왔던 칠선계곡이었건만 많은 산객들로 인해 그다지 설레임과 감흥은 일지 않는다.
그렇건 말건 칠선의 짙은 녹음은 이미 차고도 넘친다
나머지 회원 첫번째 흔들다리 아래에서 물장구치고 난 혼자서 오른다.
선녀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