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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가을 그리고 함포고복(含哺鼓腹) | ||||
이승규 내포본부 부국장 | ||||
기사입력 : 2014-10-07 13:53 지면 게재일자 : 2014-10-08 면번호 : 16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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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天高馬肥)다. 공활한 가을하늘은 평온하기 그지 없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모습을 그려보라. 그리고 황금들녘의 눈부신 광경은 가을의 풍요로움을 감탄하게 한다. 을 수 없는 진풍경이다. 풍성한 먹을거리와 더불어 흥에 겨워 절로 콧소리가 날법한 축제마당이다 보니 말그대 로 함포고복(含哺鼓腹)이 따로 없다. 쉬운 말로 배부르고 등 따습고, 볼거리와 놀거리까지 두루 있으니 어디 즐 겁지 않을 수 있을까. 기편(五帝本紀扁)을 보면 천하의 성군인 요임금이 천하를 통치한지 50년이 지난 어느 날, 자신의 통치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평상복 차림으로 궁을 나섰다. 그리고 어느 거리를 지날 때였다. 아이들이 손 을 맞잡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게 아닌가. 마을 끝까지 걸어간 요임금은 백발이 무성한 노인을 만난다. 그 노인은 한 입 가득 무언가를 씹으면서 손으로 배를 두드리고, 발로 땅을 구르며 흥겹게 노래를 흥얼거리는 게 아닌가. 갈아 먹고 우물을 파서 마시니) 함포고복 고복격양(含哺鼓腹 鼓腹擊壤-내가 배부르고 즐거운데) 제력하유우아재(帝力何有于我哉- 임금님의 힘이 나에게 무슨 소용인가). 정치의 힘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떤 지 주위를 한 번 둘러보면 절로 김이 샌다. 아프다는 말이 있을까. 곱씹어 보면 정말 기가 찰 말이다. 남도 아닌 사돈이 땅을 사는데도 배가 아프니 남이 사면 어떨까 싶다. 어 있어서다. 그리고 흉금없이 터놓고 울고 웃기며, 즐기는 이야기속에서 요즘 유행하고 있는 힐링은 덤이다. 앞서 요임금 시대의 백발노인이 흥얼거리는 고복격양이 따로 없는 모양새다. 하는 이야기속에서는 서로간의 표정관리만 있을 뿐이다. 진정성은 꼭꼭 숨긴채 말이다. 정치권에서 자주 말하는 '소통'도 같은 맥락이란 점은 지나가는 개도 알정도다. 입만 열면 나는 로맨스지만 상대방은 불륜인데 무슨 소통이 될까 싶다. 로 이뤄진다면 누란지세(卵之勢ㆍ포개어 놓은 알의 형세라는 뜻으로, 몹시 위험한 형세를 뜻함)가 따로 없다. 상대의 뜻을 알아차 리지 못하고 일방의 소통이라면 콜롬부스의 달걀만도 못하다. 맞은 그들에게 모두가 함포고복할 수 있도록 이 가을을 빌려 멋진 활동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