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4년 12월 14일(일)
2. 산행코스: 서창통제소-장도바위-적상산-안국사-천일폭포-머루와인동굴(6시간)
3. 참가자: 이재근. 박홍권, 강미애, 윤재희, 김정숙, 장난심, 정성오, 허금화, 김경수, 주영민(10명)
12월 숭악은 송년 산행으로 전북 무주 적상산으로 떠났다.
적상산(赤裳山 1,034m)은 한국 100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산으로
가을이면 마치 온 산이 빨간 치마를 입은 듯하다고 하여
붉은'적'(赤) 치마'상'(裳)자를 써서 적상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졌다고 한다.
교대 앞에서 7시 출발, 3시간을 줄창 달려 무주 서창탐방안내소에 도착했다.
온 천지가 하얀 눈이다. 주차장 가의 아름다운 소나무...
일품이다. 기품에 발길이 떨어지지않았지만 아쉽게 일별하고
스페츠와 아이젠 스틱 게다가 보온병에 뜨거운 물도 챙겼겠다
여성 동지들도 많이 참석한데다 머루와인까지 생각하니 콧노래가 절로난다.
적당한 오르막을 올라 간간이 달콤한 간식도 나누어먹으며 겨울!
가장 추운 겨울 한가운데서 이렇게 따뜻할수 있다는거...
수석교사된 난심언니를 슬슬 곯려먹으면서 ...지금쯤 자빠지고 미끄러진
후유증으로 끙끙 앓고 있을라나 미소를 지으면서...
눈온 산은 적막하고 바람은 무지무지 맵고 차가웠다.
적상산은 가을엔 단풍이 이쁘다하던데 눈덮인 산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하늘을 찌를 듯이 서있는 장도바위도 있었다.
최영장군이 적상산을 오르다 길이 막히자 장도를 내리쳐 길을 내고 올라갔다는 ....
무너진 성벽 사이 메마른 붉은 단풍잎들은 하얀 눈속에서
두터운 마티에르의 추상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아....그리고 상고대가 있었다.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맵고 차운 바람에 오송송 달려있는 얼음조각들!
말그대로 겨울 세상. 눈 세상, 얼음세상
경탄을 지르면서 자연의 신비에 넋을 잃었다.
산 정상에서 바로 쳐내려가니 금산사 말사인 안국사(安國寺)가
제비둥지처럼 대숲을 끼고 매달려 있었다.
멀리멀리 깊디깊은 높은 설산들을 도열하고
심심 산속에 오두마니 안겨있는 절간
처마 아래 양지바른 구석에서 주대장은 라면을 끓여주었다.
산에서 먹는 뜨거운 라면맛.........
솔가지에 쌓인 눈은 바람불때마다 우수수 떨어지고
맛깔난 김장김치 버무려온 미애님... 커피와 과일 담당 성오님,
라면은 내가 가져왔노라고 투덜대던 경수님,
따뜻한 로티번을 돌리던 정숙님
감사하다.
모두들
집뒤 황령산을 가도 절대로 화장실엔 가방메고 들어가지않는데
냄새배인다고...질색 팔색하는데
절 화장실 코앞에서 잘도 먹어대었다.
눈길이 얼어있는지라 안전상 임도 따라 내려가기로 했는데
눈에 덮힌 일주문을 지나 한걸음 내려서니 뜻밖에도
산아래 겨울호수가 펼쳐져있었다
눈속에서 찬란히 빛나는 산정호수.
이런 경치는 또 처음이라 가슴이 두근두근대었다.
양수 발전소에 필요한 물이야...
설명은 구차하기만 하다.
호수 옆의 조선왕조 실록을 보관하는 적상산 사고도
소개하자만 한참일듯하다.
한마디로 내가 한 가장 아름다운 송년 산행이었달까
굽이굽이 산길을 내려가니 무주 와이너리가 있다.
까만 머루로 빚은 달콤한 머루 와인
이름도 이쁜 루시올뱅. 샤또무주, 붉은 진주ᆢ
주대장이 한 턱 쏴서 맛난 와인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고
3시간을 또 달려 부산도착, 맛있는 고기와 와인으로
산행 마침표을 찍었다.
겨울산은 왜 이다지도 아름다워
외로워지는가 말이다.
마음의 설산은 왜 이다지도
처연한가 말이다.
숭악 史官 書
첫댓글 서정이 넘쳐 흐르는 멋진 글, 지금까지의 산행기 중 최고의 걸작입니다.
파아란 하늘 아래 하얀 눈밭, 상고대, 호수, 라면과 커피, 머루와인 그리고
중년(?)의 풍만한 마음까지~~환상적입니다.
저는 주례 때문에 갈 수 없었지요. 아름다운 인생의 한 부분을 잃은 것 같습니다.
산행을 마련하느라 처음부터 끝까지 애써준 벗님들께 감사와 애정을 보냅니다. 그리고 정성껏 달아주신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