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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선망의 대상
<羊角/진범석>
나에게는 소년시절 선망의 대상이 둘이 있었다. 하나는 보이는 대상이었고 하나는 보이지 않는 대상이었다. 보이는 대상은 나의 5촌 당숙이었고 보이지 않는 대상은 예수님 이었다.
나의 당숙은 농촌 출신이면서도 고등학교 졸업 후 힘든 여건 속에서도 청주사범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공부도 잘 하였고 우리 가문에서 제일 먼저 기독교에 입문하기도 한 분이였다. 당숙은 나는 물론 우리집안 대소가에서 자랑스럽게 여기는 분이셨다. 나도 당숙처럼 되어야지 하면서 그분을 배우려고 많이 노력하였다. 당숙이 사범대학을 졸업할 무렵 고향에 오셨다. 그런데 웬일일까 그분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순수 성경적 신앙을 갖고 계셨었는데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나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분의 바른 신앙이 무너진 모습을 보면서 큰 혼란이 생기게 되었다. 나의 선망의 대상의 바른 신앙이 허물어 진 것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그래도 그 시험에 빠지지 아니하고 지금까지 첫 신앙을 지켜올 수 있어서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확신에 차있던 당숙의 신앙이 왜 저런 모습이 되었을까? 매우 궁금하였다. 나는 그 후 여러 해가 지나서야 편안한 자리에서 그 신앙의 변화 이유를 듣게 되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한국교회의 기독교 지도급 인사 두 분을 만난 것이 원인 이었다고 한다. 한분은 퀘커 신도였던 함석헌 씨였고, 한분은 진보적 성향의 막걸리로 성만찬을 행하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기독교 목사 강원용 씨였다. 그 분들을 만나면서 그분들의 세미나도 참석하게 되었고 그 사상에 물들게 되었던 것이다. 성경을 읽으며 순수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오셨던 당숙의 신앙도 그 후로 큰 시험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나의 당숙은 그 혼란에서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정에서 성경을 종종 읽는 교인으로 술도 담배도 피면서 교회를 멀리하고 살아가는 무너진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팔순이 넘어 파킨슨병으로 하루하루 어렵게 연명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기 만 하다. 당숙을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기독 신앙을 지켜온 조카는 목사가 되어 종손의 집안은 완전한 그리스도 가정이 되었다. 그런데 당숙은 아직도 무너진 모습으로 있으니 소천하시기 전에라도 바른 신앙을 고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바른 신앙을 위해서도 바른 목자 지도자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나는 깊이 깨달았다.
그 다음 나에게 큰 변화를 주신 보이지 않는 선망의 대상이 있다. 그분은 예수 그리스도 이시다. 그분은 2,000년 전에 세상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로써 나뿐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신 분이시다. 내가 교회에 처음 나간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고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고 세례를 받은 것은 15세 때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에게 변함없는 선망의 대상이 되어 주셨다. 세상에는 모두가 냄새나고 허물과 죄로 얼룩진 군상들뿐이니 누구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오로지 나의 선망의 대상은 예수님뿐이시라는 것을 재확인한다.
이 글을 적어 내려가면서 복음성가 “오 신실하신 주”를 불러 본다. ‘하나님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 없으시고 언제나 공평과 은혜로 나를 지키셨네. 오 신실하신 주 오 신실하신 주 내 너를 떠나지도 않으리라 내 너를 버리지도 않으리라 약속하셨던 주님 그 약속을 지키사 이후로도 영원토록 나를 지키시리라 확신하네. 지나온 모든 세월들 돌아보아도 그 어느 것 하나 주의 손길 안 미친 것 전혀 없네 오 신실하신 주 오 신실하신 주 내 너를 떠나지도 않으리라 내 너를 버리지도 않으리라 약속하셨던 주님 그 약속을 지키사 이후로도 영원토록 나를 지키시리라 확신하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히브리서 12장 2절)
(작가 羊角/진범석은 청주소명교회 목사이며 등단 시인, 수필가이며, 활천문학, 대한기독문인회, 한국문학정신, 충북수필문학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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