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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원망하나요? 계약직 벽 깰 수 있어요” “일자리가 없다고 세상을 원망하는 젊은이들에게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나이가 많아도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길이 열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기업은행 용산지점 이애리 과장(48)의 말이다. 그는 13일 발표된 기업은행의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과장으로 승진했다. 기업은행에서 계약직으로 출발해 정규직 과장이 된 사례는 그가 처음이다.
정규직원이 됐다. 이후 5년 반 만에 과장으로 승진했다. 대학을 졸업한 일반 정규직도 과장이 되는 데 7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고속 승진이다. 1982년 서울 해성여상을 졸업한 이 과장은 1994년 제일은행에 입행해 창구 업무를 맡았지만 2002년 초 구조조정 때 해고됐다. 당시 “다른 직장을 구하면 반드시 정규직원이 되어 이런 설움을 겪지 않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고 했다. 고교 졸업 후 20여 년 만에 야간대학에 진학했다. 2005년 말 기업은행은 시험을 통해 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미 40대가 된 그는 20대가 대부분인 동기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밤 12시까지 사무실에 혼자 남아 업무를 복기하고, 여수신 규정집을 포함한 업무 관련 도서를 독파했다. 주말도 반납하고 도서관으로 출근해 같은 과정을 되풀이했다. 이 과장은 2008년 과장 승진 자격자를 가리는 시험을 치렀다. 여신, 수신, 외환 등 3개 과목에 합격해야 하는 시험에서 그는 1년 만에,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통과했다. 3년여가 흐른 13일 그녀는 마침내 과장 승진 통보를 받았다. 전환은 됐지만 과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직원도 506명이다. 기업은행 안에서만 그를 역할 모델로 삼는 사람이 1800명이 넘는 셈이다. “인사 발표 후 한 번도 얼굴을 본 적 없는 동료들의 사내 메신저가 쏟아졌어요. 저를 통해 힘을 얻었고, 본인도 더 노력하겠다고요.” 미혼인 이 과장은 요즘 일본어 공부에 빠져 있다. “은행 업무가
대표적인 서비스업이잖아요. 일본은 서비스 정신이 유명하니까 관련 서적을 원서로 읽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고 싶습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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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우리 모든 해성인들이 함께 축하드려요...
더 멋진 그리고 더 많은 감동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십시오.
다시 한번 기업은행 과장 승진에 깊은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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