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배낭 여행기 =
1. 세계의 배꼽 쿠스코(Cuzco)
아침 7시 30분, 미라마르 호텔 식당에서 달걀범벅(Scrambled eggs)과 커피로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공항으로 나갔다.
아침 9시 40분, 리마(Lima)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한 시간 남짓 날아서 10시 55분에 쿠스코에 도착한다. 쿠스코(Cuzco) 공항에 들어서니 10여 명의 민속 의상을 차려입은 인디오들이 팬플륫(Panflute)과 기타(Guitar) 등 인디오 민속 악기로 관광객들을 맞으며 환영 음악을 연주한다.
또 공항의 스피커에서는 미국 가수 싸이먼과 가펑클(Simon & Garfunkel)이 불러 크게 히트한 페루의 민속 음악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철새는 날아가고)’가 계속하여 흘러나오고 있다.
<1> 쿠스코(Cuzco)의 풍광(風光)
쿠스코는 고대 잉카제국의 수도(首都)였던 도시로 한때 백만 명이 거주했다는데, 도시명은 케추아어로 ‘세계의 배꼽’이라는 뜻이라고 하며, 해발 3,400m라고 하니 우리나라 백두산 정상보다도 높은데 인구는 35만 정도이다.
옛 잉카인들은 이곳 쿠스코를 세계의 중심이라고 믿었다고 하며 하늘은 콘도르(Condor), 땅 위는 퓨마(Puma), 땅속은 뱀이 지배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산토도밍고 성당 / 라 깜파냐 헤수스 성당 / 놀라운 석축술
쿠스코 도시 전체를 퓨마 모양을 본떠서 설계하였다는데 훗날 지진으로 성당이 무너지면서 확인되었다지만, 퓨마의 심장 부분인 무언카파타 광장 둘레에는 수많은 잉카의 신전과 왕궁 건물들이 있었는데 스페인 정복자들은 모두 헐어버리고 그 석재(石材)를 이용하여 웅장한 가톨릭(Catholic) 건물들을 세웠다고 한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태양의 신전인 꼬리칸차(퓨마의 허리부분)를 허물고 그 자리에 ‘산토도밍고(Santo Domingo) 성당’을, 달의 궁전인 와이나카팍 터에는 ‘라 깜파냐 헤수스(La Campagna Jesus) 성당’을, 태양의 처녀 집터에는 ‘산타 까딸리나(Santa Catalina) 수도원’을 세웠는데 오늘날까지 바로크풍의 화려한 건물들이 위풍당당하게 위용을 자랑한다.
<2> 잉카인들의 놀라운 석축기술
산토도밍고 성당의 기초 부분은 잉카인들의 정교한 솜씨가 빛나는 꼬리칸차의 석축이 남아 있어 당시의 석축기술을 엿볼 수 있고 개방되어있는 작은 방도 있다.
한 개의 무게가 수십 톤이 됨직한 돌들을 모양에 따라 정교하게 다듬은 것은 물론이려니와 더욱 놀라운 것은 이음새 부분을 요철(凹凸)로 다듬고 파내어 퍼즐(Puzzle) 모양으로 짜 맞추었다는 점이다. 상하좌우가 모두 정교하게 짜 맞추어 있고, 특히 모서리의 돌은 기역자 모양인데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짜 맞추어 있어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석축 바위의 틈새로 백지 한 장 들어가지 않도록 맞물려있는 이런 석축기술로 인하여 수백 년 동안 수차례 대 지진에도 위쪽 스페인 식민시대에 지은 건물들은 무너졌지만, 잉카인들이 쌓았던 석축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쿠스코의 한국 식당 사랑채 / 고산분지의 도시 쿠스코
1시간여 쿠스코 시내 자유 관광을 마치고 점심은 쿠스코 유일의 한국식당인 ‘사랑채’에서 돼지고기를 듬뿍 넣은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25솔(약 12달러)이다.
식당 주인은 한국 TV에도 나왔던 젊은 한국인 부부로, 남편은 도자기 학교를 운영하며 페루 청소년들에게 직업교육을 하여 페루 정부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었고, 부인은 이 식당을 운영하여 한국인 관광객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랑채’라는 한글 간판이 너무도 마음에 들어 안주인과 기념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