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동 홍목사
실천신대 동문들과 2박3일의 여행을 했다. 3일간 기독교유적지도 보았지만 그 보다도 우리 동문들의 현장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에 우리 동문 홍승표 목사가 사역하는 대전의 신일교회가 기억에 남는다. 신일교회는 낙후된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난한 이들이 많은 동네이다. 그곳에 목회를 하고자 25년 전 홍승표 목사가 찾아가 개척한 교회이다.
현재 홍 목사는 그 동네의 유지이다. 지역아동센터를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했다.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기도 전에 그 동네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꿈을 심어줄까 하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다. 그리고 지역을 위해서 무엇을 할까하는 생각은 홍목사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이 낙후된 지역에 문화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역민들을 위해서 노래교실도 하고, 뜨개질교실도 하고, 여러 문화행사들을 진행했다.
그러한 결실이 작년 마을축제로 이어졌다. 교회가 중심이 되어 마을축제를 연 것이다. 특히 동네어르신들을 동원한 것은 눈에 띈다. 어르신들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반찬을 같이 만들고, 수공예를 하고, 뜨개질을 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축제 때 바자회를 통해서 판매도 되었다. 그 중 마을 주민들과 함께 손뜨게로 만든 수세미는 예쁘기도 하고 인기도 좋았다. 이외에도 밑반찬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가장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동네 노래자랑대회였다. 동네의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협찬도 얻고 기업에서 나오는 기념품들도 모였다. 동장님의 상품도 왔고 통장님의 상품도 모였다. 그래서 성대한 노래자랑대회를 했다.
이 모든 행사는 교회가 뒷받침은 했지만 주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을사람들이 위원으로, 그리고 참가자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그래서 교회행사에 마을사람들이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을행사에 교회가 봉사하는 모양을 만들어낸 것이다.
홍승표 목사는 자신의 사역을 소개하면서 앞으로의 꿈을 이야기했다. ‘저는 목회를 은퇴하고 마을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제가 여기서 25년 목회를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교회에서 목회를 지속할 것이고요. 그러면 이 마을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은퇴 후에는 이 마을의 지도자하면서 지내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더 이야기한다. ‘후에 이곳에 노인요양시설을 지었으면 합니다. 노인분들이 나이 들어서 낯선 곳에 가야한다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입니다. 자신들이 살던 동네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실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홍목사는 동네의 유지이다. 어르신들이 이뻐하는 청년이고, 동시에 마을사람들의 친구이다. 특히 아이들과 청년들에게는 존경받는 어른이기도 하다. 그 동네 청년과 아이들은 바로 그가 운영하는 공부방에서 자란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그가 꿈꾸듯 목회를 다하고, 그 동네에서 어른이 되어 살 수 있다면 그의 목회는 교회의 울타리 안이 아니라 그 마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될 것이다.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보는 선한 사역이다.
조성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