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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울산여행에서 제가 가장 기대했던 반구대 암각화를 보러 갑니다.
저는 반구대 암각화만 알고 있었는데,
울산에는 두 개의 암각화가 있습니다.
하나는 반구대 암각화, 하나는 천전리 암각화입니다.
둘다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저는.. 국보 사랑합니다~^^)
두 암각화를 보기 위해 일정을 서둘렀는데..
비가 와서 천전리 암각화는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반구대 암각화만 보러 가는데....
이렇게 갈림길에 서고 보니, 둘다 거리는 같은데
천전리 암각화를 못 보게 되어 너무 아쉽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를 보러 가는 길,
바위 계곡이 멋집니다.
자연이란 정말... 늘 경탄하게 만들지요.
반구대 가는 길에는 이렇게 오래된 집들도 있는데요.
찻집으로 쓰이기도 하고, 팜스테이로 운영되기도 하네요.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차 한잔 하며 천천히 둘러보고도 싶지만,
단체 여행이라는 게.... 제 맘대로 할 수는 없는 거라..ㅎㅎ
반구대 암각화 가는 길에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바위계곡.
여태껏 지나온 바위 계곡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만.
가운데 부분을 확대해보면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에 仙자와 泉자가 보이고..
오른쪽에 龜자가 보이네요. 나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문화해설사님께서 친절히 설명해주셨지만....
기억이 잘 안 나서...ㅠㅜ
또 이곳을 반구대 암각화라고 하잖아요.
그 '반구대'가 울산 12경이라네요.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어서 반구대래요.
한자를 병기해주셨으면 좋았을 걸....
어떠신가요?
정말 거북이 같지요?
이 앞에 튀어나온 부분이 머리, 그 뒤에 둥그런 산을 등으로 보시면 돼요.
또 어느 바위에는.. 중국 어느 시대의 연호가 새겨진 곳도 있습니다.
왜 그 연호가 새겨져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연호는 누가 새겼는지, 왜 새겼는지는 몰라도 그냥 역사의 흔적으로 여기면 되는데,
저 낙서는 누가 했는지 꼭 밝혀내고 싶군요.
이런 몰지각한 행태를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
또 작은 습지를 지나게 됩니다.
이 습지는 얼마전 암사르 총회 때 관계자분들이 다녀가셔서는
무척 보존이 잘 된 습지라고 칭찬(?)하셨다고 해요.
그리고 귀여운 화장실 표지판.
울산을 대표하는 고래 모양입니다.
아~ 저는 예쁜 화장실 표지에 왜 이렇게 끌릴까요?
언젠가 따로 포스팅 하나 하려고 화장실 표지만 모으기도 하고 있어요.
저... 변태인가요? ^^;;
또 중간에 공룡발자국화석이 남아있는 바위도 있는데요.
저 멀리 있어서 보이지는 않는다고 해요.
마모가 많이 되어서 가까이 가도 찾기는 힘들다고.ㅎㅎ
드디어 반구대 암각화 도착입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전 절벽의 그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저 멀리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을 땡겨찍어도 보이지 않습니다. ㅠㅜ
안타까운 사실은......
평소엔 거의 물에 잠겨 있다고 해요.
근처에 댐을 건설해서 물이 많이 차는데,
댐 건설 후에 이 암각화가 발견되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종다리가 농담 삼아 이렇게 말했어요.
그나마 댐이 건설된 뒤에 발견돼서 다행이라고.
이 댐이 박정희 시대 때 건설된 건데,
만약 이 암각화를 이유로 댐 건설을 반대했다면,
박정희가 사람 풀어서 암각화를 다 지워버렸을 거라고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슬픈 농담이지요.
이렇게 중요한 문화재가 늘 물에 잠겨 훼손의 위험을 감수하며 노출되어 있어야 한다는 게...
참...
뭐랄까요....
경제 논리에 늘 짓밟히는 문화의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나 할까..
마음이 아팠어요.
지금 저 암각화는 스폰지 상태래요.
겉으로는 물이 없는 것 같아요 안에 물이 가득 차 있는...
뭔가 대책이 없을지....
암각화를 눈으로 보려면 앞에 마련되어 있는 망원경을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사진으로 찍어놓은 안내판을 보거나요.
직접 가까이서 보고 싶었는데...흑흑....
아쉬운 마음 뒤로 하고 울산암각화전시장으로 왔습니다.
깨끗한 외관의 전시장입니다.
이게 무슨 모양일까요?
바로 울산의 상징, 고래 모양입니다.
위에서 보면 이렇게 예쁜 고래모양이에요.^^
<사진은 울산 시청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요즘에 여행을 다니면서 느끼는 건데,
새로 만든 전시관들이 정말 좋아요.
딱딱하고 지루한 분위기의 예전 전시관들과는 다르다니까요.
멋진 비디오 아트가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바닥에는 울산의 태화강을 표현하는 조명(?)이 전시관을 흐르고요.
울산의 암각화과 관련하여 다양한 전시물이 깔끔하고 세련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건 암각화를 새기는 방식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곳에서 암각화 모형을 통해 암각화를 자세히 볼 수 있었어요.
이것 반구대 암각화입니다.
옆에 채색을 통해 확실히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어요.
반구대 암각화는 각종 고래를 포함하여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어,
바위 동물원이라고 불리기도 한대요.
이 그림에서만 벌써 귀신고래, 범고래, 혹등고래 등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구요.
고래를 잡아서 해체하는 모습도 새겨져 있는데,
지금까지도 그 방법 그대로 고래를 해체한다고 합니다.
원시시대에 이미 가장 좋은 고래 해체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는 거죠.
이건 가보지 못한 천전리 암각화인데요.
반구대 암각화보다는 기하학적 무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둘다 너무 마음에 들어요.
우리는 미개한 사람을 보고 '원시인' 같다고 하는데,
그들이 지닌 미적 감각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현대의 예술가 뺨치게 아름다운,
그리고 디자인적 요소가 가득한 암각화들을 보면서.
'원시인 같다'는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사실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야말로 제발 '원시인 같은' 예술 감각을 좀 가졌으면 좋겠네요.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표현한 디오라마도 정말 멋집니다.
사실 전, 전시관의 디오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조악하고 유치해서요.
그런데 울산 암각화 전시관의 디오라마들은 다릅니다.
다들 감탄했어요.
특히 이것!
고래잡는 모습을 표현한 건데요.
인형들 표정 하나하나, 물결도 조명도.... 정말 잘 만들었어요.
다들 카메라 들고 이 앞에서 떠날 줄을 몰랐어요.ㅎㅎ
이번 울산 여행기는 시간 순서대로 쓰질 않아서 말이 뒤죽박죽 하고 있는데...ㅡㅡ;;
저 고래는 울산의 대표적인 고래인 귀신고래구요.
저렇게 따개비가 온몸에 붙어 있는 게 특징 중의 하나랍니다.
따개비가 몸에 붙어 산다는 게.... 너무 불쌍한 거 있죠.
억지로 떼어내면 피부가 상할 거구...ㅠㅜ
간혹 귀신고래들이 높이 점프를 해서 바다 표면에 몸을 찰싹 부딪히는 때가 있는데,
그게 따개비들 때문에 간지러워서 그런 거래요.
몸에 흰 자국이 얼룩덜룩 나 있는 건, 따개비가 떨어진 자국이구요.
아니, 그 녀석들은 그냥 바위에 붙어서 살 것이지,
왜 고래 표면에 붙어서는!!!
이 아래 사진은 선사시대에 고래잡이에 사용되었던 배를 복원한 것이랍니다.
이 작은 배를 타고 어떻게 고래를 잡았는지....
원시인들이 더 똑똑한 거 맞는 거 같아요.
2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재미나는 체험 시설들이 많이 있어요.
이건 구멍에 얼굴을 밀어넣으면 원시인 몸에 자기 얼굴을 볼 수 있는...ㅋㅋㅋ
종다리 얼굴이 왜 이렇게 잘 어울리는 건가요~
이곳이 울산 여행의 마지막 코스였는데,
너무 흥미로운 곳이라 시간이 조금 부족해서 아쉬웠어요.
선사인들의 지혜와 예술을 만나러,
울산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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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암각화에 대해 관리가 많이 소홀한것 같아서 , 것이 아쉽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