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작년 어버이날에는 뭘 했는지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아서, 마치 '작년엔 뭘 입고 다녔는지 기억이 안나는 것'과 같은 기이한 현상으로 치부하고....
올해 어버이날엔 시어머니와 멋진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어요.
집에서 멀지도 않고 멋진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미사리. 그 중에서도 해물요리 전문점 화수목. 왠지 단아함이 느껴지는 식당 이름이 마음에 들어요.
저희 시어머니는 돼지고기나 소고기도 별로 안 좋아하시고 닭고기도 안 드신다 하시니..
보통 오리고기나 해물요리를 먹는데, 얼마 전에 같이 오리고기를 먹었으니 이번엔 해물요리가 제격인거죠.
지난 번에 다른 식당 가면서 간판을 본 적이 있어서 쉽게 찾았습니다. 전용 주자창이 건물 뒤쪽 건너편에 있어요. 주차장에서 바라본 식당 모습입니다.
식당 1층은 방으로 되어 있고 2층은 테이블이 놓인 식당인데, 저희는 2층으로 올라갔어요.
아기자기 화분이 많은 걸 보니, 주인장께서 식물을 좋아하시나봐요.
일단 시어머니께서도 식물을 좋아하시니... 분위기에 있어서는 안심입니다.
2층 모습은, 우와~~~~~ 우리가 보통 보아오던 해물요리 식당이랑 많이 달라요. 완전 카페 같은 느낌이에요.
카페에서 먹는 해물찜? ㅋㅋㅋ
메뉴는 이렇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조금 기다린 후, 식탁 위에 음식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반찬들은 대체로 자극적이지 않고 담담한 맛입니다. 그런데 워낙 메인 요리들이 푸짐해서, 반찬 수를 조금 줄이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김치와 단호박 샐러드, 야채 샐러드, 청포묵 무침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요.
화수목의 대표 메뉴인 단호박 해물떡찜입니다. 위에 올려진 싱싱한 야채가 식욕을 돋웁니다.
잘 익은 단호박을 깔고 해물떡짐을 올린 음식이에요.
싱싱한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습니다.
저희 시어머니께서 사진 찍으라고 몸소 낙지를 잘라주시네요..^^;;
낙지도 탱탱하고 단호박도 맛있고 쌀떡도 쫄깃하고.... 메뉴에 맵게 드실 분은 미리 말해달라는 글이 있었지만, 저희는 그냥 보통 매운맛으로 먹으려고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살짝 매운맛이 아쉽기는 했어요.
반대로 얘기하면 별로 맵지 않아서, 매운 음식 못 드시는 분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낙지, 미더덕, 홍합, 게, 새우 등등 재료도 푸짐하고요.
단호박에 해물찜, 떡.... 모두 종다리가 좋아할 만한 음식이라 주저없이 주문한 메뉴인데.
오늘의 다크호스는 바로 '해물 누룽지탕'이었어요.
누룽지탕은 중국에서 많이 먹는 음식인데, 중국식 누룽지탕과 다르게 화수목에서 다시 새롭게 만든 누룽지탕이라고 해요.
누룽지 탕에 대한 반응은 거의 폭발적이었습니다.
제가 결혼한 지 2년 정도 되었는데, 시어머니와 식당에서 음식 먹으면서 단 한 번도 음식 맛있다는 말씀 하시는 걸 들은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누룽지탕이 맛있네!'라는 말씀을 몇 번이나 하셨는지 몰라요.
아.... 감동이었어요.....ㅠㅜ 드디어 시어머니가 만족해하시는 식당을 찾아냈다는 기쁨....ㅠㅜ
누룽지탕이 맛있네, 다음에 친구들과 또 같이 와야 겠다. 다음에 우리 셋이 오면 누룽지탕만 두 개 시켜서 먹자... 등등등
해물 누룽지탕에 대한 칭찬이 계속 되었어요.
단호박 해물 떡찜을 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던 종다리 역시 해물떡찜보다 누룽지탕이 8배 더 맛있대요. (근데 5배면 5배고 10배면 10배지, 8배는 뭐래요..ㅋㅋ)
저 역시 중국식 누룽지탕은 소스 얹으면 금방 눅눅해져서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여기 누룽지탕은 그렇게 눅눅해지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단단하고 씹을 수록 고소한 누룽지 맛이 나더군요.
마늘과 고추 때문에 살짝 매운맛이 감도는 듯 하면서 자극적이지는 않았어요.
평소에 위장이 좋지 않으신 시어머니, 식사 마치고 집에 돌아가실 때는 '누룽지탕을 먹어서 그런가 속이 편하네'라는 말씀도 하셨어요.
식사 후, 허브차와 허브 커피가 후식으로 제공돼요. 이때 어버이날 선물을 드렸는데.... 정말 약소한 선물이었는데 너무도 좋아하셔서 속으로 죄송했어요....ㅡㅡ;;
날씨도 좋으니 차를 들고 나가서 마시기로 했어요.
그 전에 잠깐 가게 구경.
저는 이 창가 옆 자리가 마음에 들어요. 다음에 또 올 땐, 미리 예약을 해서라도 이 자리에 앉아야 겠어요.ㅎㅎ
허브 관련 용품이나 화분도 판매하고 있어서 예쁜 소품들이 많아요.
뒷마당엔 간이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볕바라기 하며 차를 마시기에도 좋았어요.
그리고 예쁜 꽃들.
저희 시어머니는 꽃을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이것 좀 찍으라며 저를 부르시고 꽃이 흔들리지 않게 살짝 잡아주시고...
밥상머리에서 사진 찍는 며느리를 잘 이해해주시는 시어머니세요..^^
어버이날을 맞아 시어머니와 함께 갔던 화수목. 시어머니께서 정말 만족스러워 하셔서 정말 기뻤던, 해물요리 전문점 화수목입니다.
찾아가실 분들을 위해 명함 남겨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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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날자의 맛있고 즐거운 생활 원문보기 글쓴이: 날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