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김준자. 71세 당신곁에 있습니다.]
끄내키-끈
뽕과가지고-빠수어서
동삼. 영지버섯. 말굽버섯. 녹두. 찹쌀. 은행..마늘. 능이버섯.=영양백숙.
산초 나물.
산중에 일은 놀이지요. 엄마처럼 치매도 아니지요.
시골에서 16살에 서울로 도망왔지요.
보리밥도 제대로 못먹었어요.
여섯 살에 홍역으로 죽었어요.
낮에 죽었으면 바로 묻었을 거래요.
밤에 죽었다가 새벽에 꼼지락 거리더래요.
그덕에 산거지요.
죽는가 싶을 때 국수가 먹고 싶었어요.
아버지께 말씀드렸어요.
아버지가 나무 한짐 사다 팔면 국수 한 그릇 .
아버지가 약속하자며 새끼 손가락을 걸었어요.
국수먹으면 밖에 신나게 뛰어 놀아라. 예.
다섯집, 남의 식모살이했고요.
매일 쌀밥을 먹어서 좋았어요.
열심히 돈 모아 10만원 시골에 보냈어요.
아버지는 그 돈으로 시골 집 샀어요.
아버지 돌아갔을 때, 선산이 없었어요.
남의 산에 밤에 몰래 묻었어요.
한이되더라구요. 꼭 선산 만들어 모시겠다.
나중에 이발기술배우며 열심히 일했어요.
이발사 남편 만나 결혼했어요.
두 애를 낳았어요.
고향의 언니가 죽고 세아이 놓고 갔어요.
세아이 서울, 석관동에 데려와 함께 살았어요.
아이들이 이모라 안부르고 엄마라 불렀어요.
다섯 아이를 잘 키웠어요.
그 애들이 제때 짝만나 60년 더 잘 살길 바래요.
엄마가 16세부터 30년간 아팠어요.
나중엔 치매까지 걸렸어요.
남편한테 선택권을 달랬어요.
엄마 모시고 산 속 생활 하겠다.
엄마랑 산속에서 잘 살았어요.
어느날 밤에 엄마가 없어졌어요.
산위에 만들어 놓은 댐 호수 속에서...
시도 때도 없이 엄마가 산속을 헤맸어요.
밤에 잘 자다기도 새벽이면 없어졌어요.
지금은 90세. 요양병원에 계세요.
70세된 저를 몰라봐요 절더러 물어봐요.
누구? 엄마? 딸? 이냐고요.
산을 하나 샀어요. 가꾸고 만들었어요.
나중에 남편 올라오면 살거라했어요.
산속 생활 12년. 아빠 산소 만들었어요.
이 산, 농사. 다들 아이들 물려줄 거지요.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요.
언젠가 자연으로 갈거 아녜요.
자연도 좋아하는 모습으로 살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