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탐라문화제 제주어말하기대회
고등부 최우수
영등할망 오랐수다!
대정여자고등학교 : 김진아 김수진 양선희 박주영 정혜린 오은혜 (지도교사 현영애)
손녀가 빨래를 담고 있는 대야를 들고 나온다.
손녀 : 아이고 방도 추접험광 할망은 딴 땐 막 ᄏᆞ콜허게 청소허곡 해라마는, 이거 무시거라?
요새 뭔일 이신가? (앉아서 빨래를 한다)
할망 : (밭일을 하고 들어오다 손녀가 빨래하는 것을 보고 손녀 머리를 치며)
아니, 작산 것이 이거 뭐허는 짓이고?
손녀 : 아, 무사 ᄄᆞ렴수과?
할망 : 오널이 어떵헌 날인디 서답을 허염시? 영등할마님 노허영 구더기 괴민 어떵허젠!
(다시 손녀의 머리를 친다)
손녀 : 무신 벨헌 날도 아닌디 영햄수과?
경허곡 영등할망은 또 무신 할망이랜 나 서답허는 거 아졍 노헌단 말이우꽈!
할망 : 아 ᄉᆞᆨᄉᆞᆷ허곡 ᄒᆞᆫ저 ᄎᆞᆯ리라. 영등굿 허는 디나 가게.
손녀 : 으이그.. 알았수다.
할망이 집안으로 들어가면 손녀 빨래를 다시 대야에 담고 양치질을 하기 시작한다.
손녀가 입안을 헹구던 물을 뱉으려는데 할망이 다가와 손녀 머리를 친다.
손녀 : (울상을 지으며) 켁! 켁! 아, 할머니. 할머니 때문에 물 ᄉᆞᆷ켜부렀수게.
할망 : 야이가 경 ᄀᆞᆮ당봐도. 오널은 ᄂᆞᆾ시친 물도 아맹이나 데끼민 안되는 날이여.
손녀 : 아 서답도 허지 못허게 허곡 ᄂᆞᆾ도 못 시치게 허민 영 추접헌 채로 이시랜 허는 거우꽈?
할망 : 경 허여사 궂인 일이 안 생기는 법이여. ᄒᆞᆫ저 ᄎᆞᆯ리라.
손녀 : 할머니는.. 요즘 때가 어느 땐디 경 헌 미신 아졍.. (대야를 들고 퇴장한다)
할망 : 저, 저 작산 것이. 경 ᄀᆞᆮ당봐도.
손녀 툴툴 거리며 나온다.
할망 : ᄒᆞᆫ저 글라. 늦으민 국시도 못 먹곡 영등굿도 못 배린다게.
손녀 : 알았수다게~
할망과 손녀가 퇴장하면 아줌마 1이 등장하여 무대 한편에 돗자리를 깐다.
아주망1 : 이디가 좋으켜. 굿도 잘 보이고. 어이! 순댁이 어멍! 이디라. 이디!
아주망2 : 아이고, 막 좋은 자리로 잡아신게.
이때 할망과 손녀 등장한다.
아주망2 : 삼춘~! 삼춘도 영등굿 보레 옵디가?
할망 : 기여. 느네도 와시냐?
아주망1 : 예게. 이레 오십서.
아주망2 : 고만셔보라. 야이가 맹숙이 ᄄᆞᆯ이우꽈? 아이고~ 지 어멍 똑 닮았져.
아이고, 할망 와려가난 ᄂᆞᆾ도 아니 닦안 왔구나이?
손녀 : 경헌게 아니고예.. 할머니가 영등할망 오는 날이옌 ᄂᆞᆾ 시친 물 아무디나 데끼지 말랜 허난
ᄂᆞᆾ도 못 닦안 기냥 나왔수다.
아주망1 : 기라? 하하 경허난 눈곱재기 바래기 돌아 아져둠서 오랐구나게. 하하하
아주망2 : 겐디 주둥인 무사 경 함박만이 튀어나와시니?
할망 : 아이고, 나가 영등할마님 오는 날이난 구진 물 아무디나 데끼지 말랜 허난 미신이랜 허멍
경헌거 믿지 말랜 이 할망을 ᄀᆞ리치젠 들지 안햄서.
아주망2 : 요새 아이덜 다 경허주마씸. 어른덜 ᄀᆞᆮ는 말 경 오고생이 듣는 아으덜이 어디 이시쿠과게?
아주망1 : 요 맹숙이 ᄄᆞᆯ아. 영등굿을 미신이랜만 헐게 아니여.
영등굿은 이 그 무시거니 유네스콘가 뭔가 허는디서도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댄 허지 안햄시냐게.
아 이추룩 소중헌 우리 문화유산인디 미신이랜 내밀이민 되크냐?
우리 제주 사름덜이 문화유산으로 잘 보존허영 대대손손 물려줘사 허주기.
손녀 : 아~ 기구나예. 진작에 알아시민 할머니신디 안맞아실건디.. 헤헤
아주망2 : 이거 먼저 드셤십서. 나 강으네 국시 더 받앙오쿠다.
아주망 2가 퇴장하면 일본 학생이 여기 저기 카메라를 찍으며 등장한다.
할망 : 와라바시 어디시니?
일본인 : 와라바시? 스미마셍, 니혼진데스까?
할망 : 야이 무신거랜 ᄀᆞᆯ암시니? 니 혼자 됨수꽈? 나 혼자 안 오곡 막 요랏이 왔져.
손녀 : 할머니 와라바시가 일본말이우께.
할머니가 경 ᄀᆞᆯ아가난 일본사름이냰 물어봠수게. 게난 저분이랜 잘 도시려사주 마씸.
아주망1 : 건 느 말이 맞다. 하하하
일본인 : 아~ 제주 사름이무니까? 나도 제주말 ᄒᆞᄊᆞᆯ 배왔수다. 겐디 는 무사 경 추접허무니까?
아주망1 : 아이고 야이신디 경 ᄀᆞᆮ지 말라. 경 안해도 영등할망 때문에 서답도 못 허곡 ᄂᆞᆾ도 못 시쳥 나왔져.
하하하 경허지 말앙 느도 그디 앉으라.
일본인 : 영등할망?
할망 : 영등할망은 풍농신이옌 허영 음력 2월 초ᄒᆞ루부터 보름ᄁᆞ지
제주섬을 돌아댕기멍 해산물 씨도 뿌려주곡, ᄇᆞ재기 ᄌᆞᆷ수덜이 비는 소원도 들어줘덩 간댄헙주.
경허난 오늘 영등굿도 햄주게. 굿허멍 정성들영 대접햄시난
섭섭헌 일이 이서도 노허지 말앙 바당에 풍년들게 해줍센 비는거주~
일본인 : 아~ 그렇수무니까?
아주망2 : (국수 그릇을 들고 들어오며) 아이고 오널은 날이 ᄄᆞᄄᆞᆺ헌거 보난
영등할마님이 ᄄᆞᆯ을 도랑 들어온 생이우다.
손녀 : 그건 무신 소리우꽝?
아주망2 : 옛날 어른덜 말이 영등할마님 들어올 때 날씨가 좋으민
ᄄᆞᆯ을 도랑 들어온 거랜 허는디 ᄒᆞᆫ 해 동안 풍년들 징조곡,
날씨가 궂으민 메누리 ᄃᆞ랑 들어온건디, 경헌 해엔 ᄒᆞᆫ 해 농살 걱정했댄 전해졈주.
아주망1 : 또 날씨가 ᄄᆞᄄᆞᆺ허민 옷 어신 할마님이 온거곡,
얼민 치레헌 할마님이, 비가 오민 우장 쓴 할마님이 온거옌도 허주.
영등굿은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시난 일본 사름덜도 잘 봥 가민 좋주기.
일본인 : 아~ 경헌거므니까? 우리 이렇게 훌륭한 문화유산을 좀 더 가까이 가서 보는 게 어떻스므니까?
할망 : 게민 ᄀᆞᇀ이덜 가봅주.
다같이 : 예~!
몽생이 한 마리가 '보름 뒤'라는 피켓을 들고 무대 중앙으로 나왔다가 사라진다.
손녀가 다시 이를 닦다가 다가오는 할머니를 보고 흠칫 놀라서 입을 헹구던 물을 삼킨다.
손녀 : 아이고 어마떵허리. 아, 할머니 때문에 ᄄᆞ 시 니 닦은 물 ᄉᆞᆷ켜부렀수게~ (울상)
할망 : 나가 무신거 했고랜 경 추물레기 놀램서게~ (웃음) 이젠 영등할망 가시난 펜안히 니 닦으곡 ᄂᆞᆾ 시치라.
아주망2 : (등장하며) 삼촌~ 펜안허게 주무셨수과?
아주망1 : 오늘은 어떵 뱉도 과랑과랑 헌게 물질허레 가기 딱 좋은 날인게마씸.
손녀 : 아~ ᄂᆞᆾ도 씻곡 옷도 판칙헌거 입어지난 막 살아질 거 닮다.
아주망 : 하하하 영등할망 덕분에 맹숙이 ᄄᆞᆯ이 막 속아신게게~
이때 꾀죄죄한 일본인 학생 등장.
일본인 : 어! 영등할망!
할망 : 어떵허난 날고라 영등할망이랜 ᄀᆞᆯ암시니게?
손녀 : 여~ 오랜만이여~ 윽! 겐디 는 무사 경 동녕바치 고추룩 행 댕겸시?
일본인 : 영등할망 와시난 제주도 문활 직접 체험해보젠 서답도 안허곡 ᄂᆞᆾ도 안시쳤스므니다.
손녀 : 하하하하 어떵허코! 영등할망이이? 가부런~
일본인 : 나니?
손녀 : 하하하하 영등할망 어제 가부렀져게. 하하하하
일본인 : 그렇스므니까?
아주망2 : 하하하 경해도 막 맹심허여신게게. 착허다! 착해!
할망 : 맞다. 아 외국 사름도 이추룩 맹심허는디,
우리도 맹심허영 제주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존허여사 허여. 알아들엄서?
모두 :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