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지난번 문의글 올린 지리산 둘레길 다녀왔습니다. 계획한 전구간 순회는 못했지만 나름 재미있게 초죽음돼서 복귀하였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후기를 올립니다.
근속 20년 휴가로 지리산 둘레길 라이딩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집사람에게 승낙을 받고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도움이 될 정보를 찾았지만 코스 정보와 숙박정보는 의외로 많지 않았습니다.
그중 일부 라이딩 후기와 지리산길 홈피에서 이리저리 정보를 구하고 울산에서 진주행 버스에 몸과 자장구를 싣었습니다.
약 2시간 남짓 걸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바로 하동행 버스로 갈아타고 하동에 도착하니 11시가량.
점심먹고 하동-서당 구간을 업힐합니다.
GPS파일을 보고 갔지만 서툴러서인지 밤나무밭을 헤매고서야 코스를 찾을수 있었습니다.
도로와 가파른 마을길을 올라서니 바로 싱글시작. 끌바를 시작하는데 이때까지는 이런 패턴이 반복인지 모른채 신이 났지요
서당에서 둘레길 반시계 방향(둘레길 안내표지목에는 검은색 화살표방향)인 삼화실로 향합니다.
삼화실-하동호 구간은 둘레길 11구간입니다.
임도. 마을길. 짧은 싱글들이 있습니다만 싱글은 끌거나 메고 올라가야합니다.
연속되는 싱글로 잘 기억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려올때는 대부분 탈수있었습니다.
거리는 9.4k, 난이도는 하.
참고로 난이도의 기준은 도보기준입니다. 비록 하 라고 되어억 있지만 싱글은 끌고 메고가 기본 옵션입니다.
다음 구간은 둘레길 10구간인 하동호-위태구간 입니다.거리는 11.5k, 난이도 상
마을길을 지나 싱글 입구까지 가파른 콘크리트 업힐이 많습니다. 타다 끌다 반복하면서 싱글에 들어가면 또 끌고 메고...
의외로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체력소모도 심하고요. 그리고 도로는 거의 없습니다.
마을과 마을은 싱글 고개를 넘어야 갈수 있습니다.
첫날 하동에서 12시경 출발해서 위태마을에 도착하니 17시쯤.
3구간을 타는데 반나절이 걸렸습니다.
고개를 올라서면 휴식을 하였지만 생각보다 얼마 못갔습니다.
30k를 5시간 정도 걸렸고 도보탐방객은 1명 만났습니다.
위태마을 정돌이민박을 이용했는데 숙박료 3만원. 식사는 저녁과 아침 두끼에 1.2만원 드렸습니다.
땀에 절은 옷은 빨아서 탈수하고 방바닥에 널어 놓으니 잘 말랐고 식사는 비수기라 찬이 많지 않지만 깔끔한 가정식이라 먹기 편했습니다.
라이딩 2일차
아침식사하고 8시쯤 출발
둘레길 9구간인 위태-덕산 구간도 지나온 구간과 비슷합니다.
타고 끌고 메고..반복
거리는 9.7k. 난이도는 중. 고개 넘으면 덕산인근은 평지입니다^^
그리고 덕산은 읍내라서 식당. 5일장. 편의점이 있습니다.
장터에서 파는 도넛을 샀는데 이후구간에 간식이 없었으면 쓰러질뻔 했습니다ㅠㅠ
다음은 둘레길 8구간인 덕산-운리. 거리는 13.9k. 난이도 상
이 구간은 싱글이 꽤 깁니다.
긴 콘크리트 업힐의 끝에서 싱글이 시작되는데 바닥에 돌멩이가 굴러다녀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길 중간에 배수로가 있는데 낙엽에 덮혀있어 잘못하다가는 앞구르기 위험이 있드라구요.
어찌 어찌 넘어가니까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나옵니다.
운리-성심원구간은 둘레길 7구간이며 거리는 13.4k. 난이도 상...진짜 상입니다.
웅석봉의 7부 능선까지 임도 업힐합니다. 길고 힘듭니다.
업힐이 끝나면 임도 다운 하다가 싱글을 들어가는데...욕 나옵니다.
너무 가팔라서 자장구와 구르듯이 내려옵니다. 바닥엔 돌탱이. 바위도 많고...한 1.5k를 한결같이 내려오는데 장난 아닙니다.
아마 반대로 올라온다면? 초죽음은 따논 당상일거라 확신합니다.
계곡이 나오면 이후엔 임도다운
내려오면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성심원이란 시설이 나오며 극악 구간이 끝납니다.
다음은 둘레길 6구간인 성심원-수철. 거리는 12.1k. 난이도는 하
웅석봉의 악몽을 보상받는 구간입니다. 강변따라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지만 평이합니다.
대신 중간에 선녀탕구간을 갔다오면 좀더 힘들지만 오후 2시까지 점심도 못먹어서 생략합니다.
수철 가기전에 산청읍을 스쳐지나갑니다. 식사나 보급이 필요하면 잠시 코스를 이탈해야합니다.
아마 둘레길 성수기에는 매점이나 민박집에서 식사를 할수도 있겠으나 비수기인 겨울에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산청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수철마을을 향합니다.
인터넷 후기에는 수철마을매점이 자주 등장하는데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수철-동강구간은 둘레길 5구간입니다. 거리는 12.1k.난이도는 중이라 되어있지만 힘들었습니다.
수철마을부터 긴 업힐이 있습니다. 힘들게 고개까지 올라가면 싱글로 들어가는데 험하진 않지만 오르락 내리락 봉우리를 넘어갑니다.
싱글 끝에는 임도인데 기분좋게 다운하다 다시 싱글다운을 들어갑니다.
이 싱글은 출구까지 타는것보다 끌바가 많았던것 같습니다
내려와서 마을길을 달리면 동강마을이 나옵니다.
산 정상에서 어두워졌으니까 힘도 빠지고해서 난이도보다 더 힘들게 느껴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구간은 둘레길 4코스인 동강-금계. 시간도 늦고 저녁도 못 먹어서 점프를 결정합니다.
동강마을 슈퍼에서 콜라를 마시며 금계마을 민박을 알아봤지만 다섯곳 연속으로 퇴짜를 맞았습니다.
비수기라 민박을 안한다고ㅠㅠ
위기감이 엄습해오는 가운데 한군데가 오라고 합니다.
어찌나 고맙든지...
4구간을 벗어나 도로로 금계마을로 달려갑니다. 마을 입구가 마천면소재지라서 식당이 몇개있는데 그중 한군데만 장사합니다. 식육식당이라 김치찌개에 고기가 듬뿍들어 맛있게 먹고 민박집을 찾아듭니다.
큰집민박이란 상호인데 노부부께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도 깨끗하고 더운물 잘나와서 샤워와 빨래까지 잘했습니다.
오늘은 74k(점프한 동강.금계구간은 제외)를 탔고 시간은 1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만난 도보 탐방객은 10명도 안됩니다
라이딩 3일차
민박집에서 차려준 아침은 반찬만 19가지. 6천원에 이런 밥상이 어딨을까? 맛있게 먹고 등구재로 출발합니다.
둘레길 3코스인 금계-인월구간은 예능프로그램 덕분에 명소가 되어 있습니다.
거리는 20.5k로 둘레길 구간중에 가장 길고 난이도는 상급입니다.
금계에서 마을길을 오르면 바로 싱글이 나옵니다. 탈수없는 구간에 멜바까지 추운 날씨에도 땀이 흘리며 올라갑니다.
산을 넘어 가파른 마을길을 한참 오르고 내려야 등구재 가는 싱글로 접어들수 있습니다.
그리 길지 않게 메고 끌면 고개가 나옵니다 그런데 부자연스럽게도 고개마루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다운하면 마을을 지나고 산허리를 휘돌아가는 그럭저럭 탈만한 싱글이 나옵니다.
싱글 끝은 인월가는 도로이고 둘레길은 맞은편 산으로 나있지만 체력저하로 생략하고 인월로 향합니다. 인월에 도착하니 10시20분. 민박을 나선지 2시간 30분 소요
다음구간은 둘레길 중 가장 편한구간인 인월-운봉. 거리도 9.9k로 짧고 난이도도 하
어탕을 좋아한다면 인월에 있는 두꺼비집을 들러볼만합니다.
식당이 코스위에 있어 편리하지만 아쉽게도 아침에는 탕이 준비되지 않아서 못먹었습니다
인월을 벗어나 짧은 싱글과 도로 업힐을 하면 다운. 운봉가는 도로가 나옵니다.
여기서부터 운봉까지는 하천 옆 평지 라이딩. 콧노래가 나오지만 여기저기가 쑤시고 결려 컨디션이 꽝입니다.
무릎까지 살살 아파와서 타이레놀을 하나 먹고 기어를 높혀 페달링을 가볍게 했습니다.
시간은 대략 한시간 정도 걸린듯 하고 도보탐방객이 많이 보입니다.
운봉-주천구간은 둘레길 1코스. 거리는 14.7k. 난이도는 하
이 구간도 도로. 하천길을 한참가다보면 싱글로 들어갑니다.
그래도 멜바. 끌바가 짧고 탈수 있는 구간이 길어서 좋습니다.
산허리를 돌아가는 즐거운 싱글이 끝나면 가파른 내리막은 끌고 내러섭니다. 아마 주천에서 출발한다면 메고 올라오느라 땀을 한바가지는 흘릴듯 합니다.
주말까지 3일은 더 여유가 있지만 체력저하로 라이딩을 마치기로하고 남원으로 향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의 전구간라이딩을 목표로 했지만 진체 22구간(원점회귀하는 당재구간과 선택할수 있는 산동-방광구간을 제외하면 실제 전체순환구간은 19-20구간) 중 11구간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경험한 11개 구간을 평가하자면 난이도보다 체력적으로 매우 힘듭니다.
많은 싱글로 자장구를 메고 끌어야하고. 싱글로 가는 마을길은 가파릅니다. 한구간에 싱글이 2-3개씩 포함되어 있으니, 280랠리보다 더 힘들었습다.
다만 잠을자고 시간에 쫒기지 않을뿐...
구간 정보외에도 느낀 점이 있다면
도보탐방객이 많은 시기에는 라이딩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지리산길 홈피에도 걷는 길이라 적혀있고 싱글 다운에서 마주치면 불청객이 될수도 있을듯 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게 자전거 가격이었습니다.일부 라이더의 자랑이 와전된것이기도 하겠으나 외제차 자랑질처럼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꼭 민박을 예약하고 움직일 필요는 없지만 동절기에는 민박을 하지 않는 곳이 많았습니다.
숙박 2시간 전쯤에는 숙박여부를 전화로 알아보는게 필요할것 같았습니다
민박 가격은 3만원. 1인 추가비용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저녁과 아침은 미리 얘기하면 준비해줍니다. 1식 6천원
식사는 제때 못할수도 있으니 간식을 챙기고. 옷은 빨아서 입었습니다. 다만 방바닥에 널어서 말려야되니까 2명이상이면 덜 마를수도 있을듯 했습니다.
둘레길 이정표가 잘되어 있지만 gps를 챙기는게 좋습니다. 이정표가 친절할 만큼 있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시계방향은 붉은색 화살표. 반시계방향은 검은색 화살표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짧지만 이번 라이딩을 통해 느낀점을 이렇게 정리해 봤습니다.
이 후기가 지리산 둘레길 라이딩을 계획하는 라이더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지리산 둘레길 라이딩 [싱글 천국 멜바 지옥]
일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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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01 23:2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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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젠 멜바끌바의 고수가 되었네요. 뜻깊은 휴가 축하합니다....
하~ 일지매님 길을 눈내리는 날 가고 싶네요 ㆍ도전은 항상 배짱이죠 ㅋ
gps 파일 부탁드립니당 ㅎ
도전은 아릉다운것
2박3일 지리산 둘려길 끌바만 무지한 기억만 새록새록
후기보니 그래도 넘 정겹네요
혼자서 20주년 여행이라..
좋은 경험하셨습니다..
뜻깊은 라이딩을 한 것 같네요.
항상 안전 라이딩하세요.